한번 충전해 837㎞…루시드 전기차, 테슬라 추월 시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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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에어드림’ 에디션. [중앙포토]

‘에어드림’ 에디션. [중앙포토]

지난달 30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실리콘밸리의 루시드모터스 본사 앞에서 전기차 20대가 발진했다. 이 회사의 전기차 에어드림을 처음으로 고객에게 인도하기 위해서였다. 에어드림은 한 번 배터리를 충전한 뒤 최장 837㎞를 주행한 기록을 갖고 있다. 루시드는 지난 9월 말 애리조나주 공장에서 전기차 양산을 시작했다.

미국 나스닥 시장에서 이 회사의 주가는 지난달 27~29일 사흘간 40% 넘게 올랐다. 루시드는 지난 7월 기업인수목적회사(SPAC·스팩)와 합병하는 방식으로 나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상장 이후 3개월간 주가 상승률은 52.5%를 기록했다.

루시드가 자사의 첫 차량을 소비자들에게 인도하는 영상을 트위터에 올렸다. [트위터 캡쳐]

루시드가 자사의 첫 차량을 소비자들에게 인도하는 영상을 트위터에 올렸다. [트위터 캡쳐]

이번에 루시드가 출시한 에어드림의 가격은 16만9000달러(약 2억원)다.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가 선보인 모델S의 최고급 사양(12만3740달러)보다는 비싼 가격이다. 하지만 한 번 배터리를 충전한 뒤 달릴 수 있는 거리는 테슬라의 모델S(652㎞)보다 185㎞ 길다.

루시드는 고급 전기차 시장에서 테슬라를 앞지른다는 전략을 갖고 있다. 루시드는 조만간 신차를 출시할 계획이다. 신차의 모델명은 에어퓨어·에어투어링·에어그랜드투어링으로 붙였다. 에어퓨어의 가격은 7만7400달러에서 시작한다. 테슬라의 모델3(3만8000만 달러, 스탠다드레인지플러스)보다 비싸다. 이번에 루시드가 출시한 에어드림에는 삼성SDI의 배터리를 실었다. 다른 차종에는 LG에너지솔루션의 원통형 배터리를 사용할 계획이다.

루시드는 2007년 설립했다. 원래 이름은 아티에바였지만 2016년 회사명을 바꿨다. 이때부터 고급 전기차 개발에 회사 역량을 집중했다. 루시드의 최고경영자(CEO)인 피터 롤린슨은 테슬라의 수석엔지니어 출신으로 모델S 개발에 참여했다. 현재 루시드 임원의 절반 이상은 롤린스처럼 테슬라 출신이다.

루시드는 든든한 투자자를 확보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인 공공투자펀드(PIF)가 2018년 루시드에 10억 달러 이상을 투자했다고 보도했다. 루시드는 사우디에 전기차 공장을 세울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이르면 2024년 사우디 공장에서 전기차 생산을 시작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사우디 수도 리야드의 파하드 알라시드 왕립위원장은 “2030년까지 리야드 자동차의 30% 이상을 전기차로 전환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지난달 23일 ‘사우디 녹색 계획’ 행사에 참석한 자리에서다. 그는 리야드에서 도시개발 계획을 총괄하는 인물이다.

미국 전기차 업체 리비안도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리비안은 나스닥 시장에 상장하기 위해 지난달 초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관련 서류를 제출했다. 미국 아마존은 지난달 29일 리비안의 지분 약 20%를 갖고 있다고 투자자들에게 공시했다. 아마존은 2019년 리비안에 7억 달러를 투자했다. 아마존은 2040년까지 탄소 배출량을 제로로 만드는 프로젝트를 추진하기 위해 리비안에 물품 배송용 전기차 10만 대를 사전 주문했다.

2009년 리비안을 설립한 인물은 MIT대 출신의 엔지니어인 RJ스카린지다. 리비안은 지난 9월 전기 픽업트럭(뚜껑이 없는 소형트럭)인 R1T를 출시했다. R1T에는 삼성SDI의 배터리를 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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