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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안84 왕따 전말···나혼산측 "다 모이려했지만 방역 어길까봐"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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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혼자산다 출연자 기안84. [나혼자산다 방송 화면 캡처]

나혼자산다 출연자 기안84. [나혼자산다 방송 화면 캡처]

MBC 예능 프로그램 '나혼자산다'의 왕따 논란에 대해 MBC 관계자가 직접 시청자위원회 회의를 통해 해명했다. 지난 8월 불거진 방송에서의 기안84 왕따 논란에 대해 제작진의 실수를 인정하는 한편, 제작진 역시 가슴 아파하고 있다는 내용이다. 당시 출연자 전원이 모이는 방송을 기획했으나, 정부의 방역지침으로 이를 계속 추진하는 것은 어렵다고 판단해, 출연자인 기안84를 겨냥한 '몰래카메라' 형식으로 선회했다는 게 MBC 관계자의 설명이다.

해당 방송은 8월 13일 방송된 것으로, 웹툰 작가이자 출연자인 기안84의 작품 완결을 기념하는 여행 과정에서 왕따 논란이 불거졌다. 기안84가 다른 출연자들을 위한 이벤트를 준비했으나, 실제로는 전현무를 제외한 모든 출연자가 나타나지 않으면서다.

나혼자산다 출연자 전현무와 기안84. [나혼자산다 방송 화면 캡처]

나혼자산다 출연자 전현무와 기안84. [나혼자산다 방송 화면 캡처]

"출연자·시청자 모두 불편했다" 

당시 이러한 기획으로 방송이 나가게 된 이유는 MBC 시청자위원회 회의록에 자세히 나와 있다. 이 회의는 지난 9월 24일 진행됐고, 회의록은 지난달 27일 공개됐다.

회의에서 조선희 위원이 "(나혼자산다) 408회 '여름방학 특집'으로 전현무 씨와 기안84씨의 마감 여행 방송이 문제가 되었다"라며 "이상하게 생각한 부분은 출연자나 시청자들 모두에게 불편함을 주는 것 같은데 어디서도 제작진의 모습이 보이지 않은 점"이라고 지적했다.

조 위원은 "특히, 기안84씨에 대한 몰래카메라가 보기 불편했다"라며 "이번에는 기안84씨가 다른 회원들과 함께하려고 열심히 준비한 것이 많았다. 그런데 그의 진심이 전달되지 않은 듯한 것을 지켜보는 느낌이어서 불편했다"라고 했다.

이같은 지적에 전진수 MBC 예능기획센터장은 "제작진과 함께 위원님의 의견서를 확인했고 따끔한 질책과 중요한 조언을 해주셔서 정말 많은 반성을 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당시 기획 과정에 대해 설명했다.

웹툰 작가 기안84. [MBC ‘나 혼자 산다’ 캡처]

웹툰 작가 기안84. [MBC ‘나 혼자 산다’ 캡처]

"방역지침 때문에…패착이었다" 

전 센터장에 따르면 당시 나혼자산다 제작진은 기안84의 작품 완결을 기념하기 위해 출연진 모두가 모이는 기획을 했다고 한다. 정기촬영일인 월요일(8월 2일) 저녁을 활용해 촬영을 계획하고, 기안84와 전현무가 먼저 출발하고 나머지 출연자들이 깜짝 등장하는 계획이었다.

그러나 전 센터장은 "사회적 거리 두기 4단계 조치가 발효되면서 계획이 어긋나기 시작했다"라며 "저녁 6시 이후에는 사적 모임을 2인 이하로 제한하는 정부 지침 속에서 녹화를 끝내고 출발하면 밤이 되는 그 시간에 4인 이상이 모이는 정모(모임)를 감행하기엔 당시 여러 가지 우려가 되는 상황이었다고 한다"라고 밝혔다.

당시 배구선수 김연경 등은 나혼자산다를 통해 2명 이상이 모여 촬영에 임했다. 이에 대해서도 전 센터장은 "국가대표 배구팀 선수들은 백신 접종 완료자에 해당하기 때문에 2인 플러스 2인이 가능했다"라고 설명했다.

전 센터장은 "잘못된 결정이 나온 것에 대해 제작진도 가슴 아파하고 있다"라며 "그 당시에 아이템 자체를 취소하거나, 기안84씨에게 '오늘 어쩔 수 없이 둘만 가기로 했다'고 사실대로 이야기해주고 촬영했으면 이런 비난이 생기지 않았을 텐데 이 부분에서 제작진의 깜짝 서프라이즈라는 콘셉트만 유지하고 나머지 출연자들의 출발을 취소한 것이 가장 큰 패착이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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