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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 첫날 당원 투표율 44%, 尹·洪 서로 "우리에게 좋은 신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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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광주 방문을 미뤘고, 홍준표 의원은 대구를 찾았다. 국민의힘 당원 모바일 투표가 시작된 1일 경선 후보들은 여느 때보다 중요한 ‘당심(黨心)’ 잡기에 총력전을 펼쳤다. 국민의힘 본경선에서 당원투표 비중은 50%에 달한다.

첫날 투표율 44%, 이준석 “서버 터져”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회의실 배경판에는 이날부터 대선후보 선출 모바일투표가 진행되는 후보들의 사진이 걸려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회의실 배경판에는 이날부터 대선후보 선출 모바일투표가 진행되는 후보들의 사진이 걸려 있다. 연합뉴스

이날 오후 5시 마감된 국민의힘 본경선 첫날 책임당원 투표엔 투표권을 가진 전체 56만9059명의 선거인단 중 24만9367명이 참여해 투표율 43.82%를 기록했다. 앞선 2차 경선 당시 첫날(10월6일) 당원투표율보다 5.05%포인트 높은 수치다. 국민의힘은 이날부터 이틀간 책임당원 모바일 투표를, 3~4일에는 책임당원 ARS 투표와 함께 4개 여론조사 업체에서 각각 일반 국민 1500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한다. 당원 투표 50%, 여론조사를 50% 반영해 오는 5일 최종 후보를 선출하는 구조다.

이를 두고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지금 저희 모바일 투표를 시작했는데 서버가 터졌다고 한다”고 말했다. 앞서 이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투표율 70%를 넘기면 제가 한 달간 탄수화물을 끊겠다”며 투표를 독려했다.

예상보다 높은 투표율에 대해 각 후보 측은 서로 자신들이 유리하다는 해석을 내놨다. 윤 전 총장 캠프의 이상일 공보실장은 논평을 통해 “민주당이 원하는 후보는 안 된다는 것으로 윤석열 후보 압승을 예고하는 것”이라며 “내년 대선 승리와 정권교체를 간절히 소망하는 국민과 당원들께서 위대한 선택으로 위대한 결과를 만들어주실 것으로 믿는다”고 밝혔다.

반면 홍 의원 캠프 여명 대변인은 “2차 컷오프 경선 때 투표에 참여하지 못했던 20ㆍ40 신규 당원들이 이날만 기다려왔다가 투표에 대거 참여하고 있다. 우리에겐 좋은 신호”라며 “홍 후보에게 유리한 것과 별개로 국민의힘 경선이 흥행하고 있다는 것은 정권교체에 대한 국민 열망을 다시 한번 확인하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당심 잡기 막판 총력전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가 1일 오후 경기 수원시 국민의힘 경기도당 강당에서 열린 ‘윤석열 국민캠프 경기도 당협위원장 간담회’에 참석하며 지지자와 포옹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가 1일 오후 경기 수원시 국민의힘 경기도당 강당에서 열린 ‘윤석열 국민캠프 경기도 당협위원장 간담회’에 참석하며 지지자와 포옹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윤 전 총장은 이날 오전 수원시에 위치한 국민의힘 경기도당을 찾아 지역 당협위원장 간담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윤 전 총장은 “당원동지 여러분께 감사에 대해 보답을 해드릴 수 있는 건 오로지 제가 나서서 정권교체를 하는 것 밖엔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윤 전 총장은 “(문재인 정부가) 자리에서 쫓아내기 위해 제 개인을 탈탈 털었다”며 “그럴거면 아예 임면권자인 대통령이 대놓고 좀 물러나 달라고 얘기를 하든지”라고 덧붙였다. ‘반문’ 정서를 매개로 당원 표심을 겨냥한 것이다.

윤 전 총장은 광주 방문 일정도 경선 이후로 미뤘다. 윤 전 총장은 당초 2일 광주를 방문해 이른바 ‘전두환 공과’ 발언에 대해 사과할 계획이었지만, 참모들의 만류로 계획을 변경했다고 한다. 윤 전 총장 측은 “일회성 이벤트성 방문이 아닌, 시간을 갖고 진정성 있는 사과를 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정치권에서 광주 방문이 이날 시작된 당원 투표에 끼칠 영향을 고려한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 홍준표 의원이 1일 오후 자신의 지역구인 대구 수성못 상화동산에서 대선 승리를 위한 특별 기자회견을 열고 대구·경북 시도민과 당원들께 드리는 호소문을 낭독한 뒤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뉴스1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 홍준표 의원이 1일 오후 자신의 지역구인 대구 수성못 상화동산에서 대선 승리를 위한 특별 기자회견을 열고 대구·경북 시도민과 당원들께 드리는 호소문을 낭독한 뒤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뉴스1

이에 맞서 홍 의원은 대구로 향했다. 홍 의원은 대구 수성못에서 지지 호소 특별 기자회견을 열어 “대구ㆍ경북 시ㆍ도민과 당원 여러분의 손으로 승부를 매듭지어 달라. 영남의 한을 풀고 원을 이루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출당 조치는 문재인 정권의 좌파 개헌을 막기 위한 불가피한 일이었다. 거듭 용서를 구한다”며 “지금 이대론 박 전 대통령은 5번째, 이명박 전 대통령은 4번째의 겨울을 차디찬 감방에서 보내야 한다. 제가 대통령이 되는 즉시 두 전직 대통령을 사면하겠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덧붙였다. 두 전직 대통령 구속에 관여한 윤 전 총장을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또 홍 의원은 ▶대구통합신공항을 박정희 공항으로 명명 ▶30만 규모의 공항도시 조성 ▶대구 동촌 후적지를 두바이 방식으로 개발 ▶구미공단 재구조화 ▶포항을 수소 경제 중심도시로 키우는 등의 5대 공약도 제시했다.

유승민 전 의원은 남은 경선 기간 수도권 지역 표심을 다지겠다는 뜻을 밝혔다. 유 전 의원은 이날 국회 의원회관 순회 인사 중 기자들과 만나 “이준석 대표가 선출된 뒤 당원으로 들어온 30만명의 특징이, 젊은 분이 제법 있다는 것”이라며 “당원 수에서도 이제 드디어 수도권 역전 현상이 일어났다. 당협위원장의 오더가 통하지 않는 숫자라 본다”고 말했다. 이어 “선거 운동 끝나는 날까지 언론 인터뷰나 수도권에 젊은이가 많이 모여있는 거리, 또 당원 뵐 기회가 있으면 직접 인사드리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오전 KBS 라디오에 출연한 원희룡 전 제주지사는 “원희룡의 재발견이 이뤄진 게 감사하다”며 “현재로선 아무래도 반문, 그리고 인기투표 성향이 많아서 완전히 (경선) 판이 뒤집혔다고 보긴 어려울 것 같다”고 열세를 인정했다. 윤 전 총장과 단일화를 하는 것 아니냐는 정치권 일각의 전망에 대해선 원 전 지사는 “그것은 효과도 없고, 올바르지 않은 자세라고 본다”며 선을 그었다.

격화하는 尹·洪 신경전 

한편 경선이 막바지로 치달으면서 ‘양강’으로 꼽히는 윤 전 총장과 홍 의원 양측 진영의 갈등도 격화하고 있다. 윤 전 총장 캠프 종합지원본부장인 권성동 의원은 자신을 향해 ‘공천 협박’ 의혹을 제기한 홍준표 캠프의 여명 대변인 등 3명을 경찰에 고소했다.

반면 홍 의원은 CBS 라디오를 통해 “(윤 전 총장과 경선을) 같이 해보니 국정에 대해서는 날치기 공부한 게 확실하다”며 “아무런 준비 없이 등 떠밀려 나온 후보와 어떻게 싸움을 붙이겠나. 윤 전 총장이 후보가 된들, 고발 사주 사건으로 기소돼 버리면 우리 후보가 없어지게 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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