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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용광로 선대위' 인선…무당파 강훈식·조응천 전진배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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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박병석 국회의장을 예방한 뒤 취재진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박홍근 의원(왼쪽)은 경선에 이어 본선에서도 후보 비서실장에 임명됐다. 임현동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박병석 국회의장을 예방한 뒤 취재진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박홍근 의원(왼쪽)은 경선에 이어 본선에서도 후보 비서실장에 임명됐다. 임현동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선거대책위원회 인선 첫 번째 키워드는 ‘원팀’과 ‘통합’이었다.

이 후보의 경선 캠프 총괄상황본부장을 지낸 조정식 의원과 윤관석 민주당 사무총장은 1일 오후 기자간담회를 열고 송영길 당 대표를 상임선거대책위원장으로 하는 ‘제20대 대통령선거 더불어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인선 결과를 발표했다. 공동선대위원장(12명)에는 경선 후보였던 김두관·박용진·이광재 의원과 각 경선캠프 선대위원장이었던 설훈·변재일·김영주·우원식·홍영표 의원, 그리고 윤호중 민주당 원내대표와 김상희 국회부의장, 김진표·이상민 의원을 임명했다.

중앙선거대책본부를 이끄는 총괄선대본부장은 조정식 상임총괄본부장을 필두로, 윤관석·박광온·안규백·김태년·우상호·인재근 의원이 공동총괄본부장을 맡는다. 경선 후보였던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와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상임고문에, 추미애 전 법무장관은 후보자 직속 사회대전환위원회 위원장에 위촉됐다. 윤 사무총장은 이번 인선에 대해 “통합과 용광로라는 콘셉트와 방향에 맞도록 했다”고 밝혔다.

강훈식·조응천·한준호 전진 배치…·“집행강화형 선대위”

이날 발표된 선대위 인선에서 눈에 띄는 건 경선 기간 중립지대에 머물던 인사들의 전진 배치다. 당 전략기획위원장을 거쳐 대선경선기획단장을 맡았던 ‘전략통’ 강훈식 의원이 비서실 내 정무조정실장을 맡아 선거 기간 내내 이 후보의 일거수일투족을 챙긴다. 2017년 대선에서 김경수 전 경남지사가 맡았던 역할과 비슷하다. 후보를 24시간 근접 수행하는 수행실장에는 한준호 원내대변인이 새로 임명됐다.

강훈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왼쪽)은 선대위 비서실 산하 정무조정실장에, 조응천 민주당 의원은 공동상황실장에 임명됐다. 경선 기간 중립 지대에 머물렀던 두 의원은 1일 선대위 인선에서 전면 배치됐다. 중앙포토, 임현동 기자

강훈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왼쪽)은 선대위 비서실 산하 정무조정실장에, 조응천 민주당 의원은 공동상황실장에 임명됐다. 경선 기간 중립 지대에 머물렀던 두 의원은 1일 선대위 인선에서 전면 배치됐다. 중앙포토, 임현동 기자

이 후보의 사법연수원 동기(18기)인 조응천 의원은 공동상황실장으로 합류했다. 경선캠프 상황실장을 지낸 김영진 의원이 총괄 상황실장을 맡고, 경선 기간 중립을 지켰던 진성준·고민정 의원도 공동 상황실장에 임명됐다. 법률지원단장은 경선 기간 이광재 의원을 도왔던 검사 출신 송기헌 의원이 맡는다. 윤 사무총장은 “효율적으로 일하고 실질적 성과를 내는 집행강화형 선대위로 구성했다”고 밝혔다.

비서실은 경선캠프에서 이 후보와 호흡을 맞춰온 박홍근 비서실장과 천준호·정진상 부실장이 그대로 임명된 가운데, 이낙연 캠프 출신 최인호·허종식 의원이 각각 공동 비서실장·부실장에 추가 임명됐다. 추미애 캠프 강희용 총괄본부장도 부실장으로 합류했다.  ‘원팀 통합’ 기조를 살리면서 기능을 세분화해 효율적으로 운영하겠다는 계획이다.

총괄특보단과 공보단은 ‘통합’과 ‘외연 확대’에 방점이 찍혔다. 총괄특보단장엔 경선캠프 특보단의 ‘투톱’ 안민석·정성호 의원 외에 정세균 캠프 출신 이원욱 의원이 추가로 합류했다. 공보단 수석대변인엔 고용진 당 수석대변인과 이른바 ‘빅3’ 캠프 대변인을 지낸 박찬대·오영훈·조승래 의원이 선임됐다.

‘북미통’ 위성락, 실용외교위원장 임명…이종석과 동시 기용

이날 후보자 직속 위원회 인선에선 이재명 후보의 ‘자문 그룹’도 첫선을 보였다. 특히 현실주의와 합리주의를 강조하며 문재인 정부 외교 정책에 비판적인 입장을 보여 온 위성락 전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을 실용외교위원장에 임명한 게 눈에 띈다. 외교통상부 북미국장(2003~2004년)과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2009~2011년)을 지낸 위 전 본부장은 대표적인 ‘북미통’으로 꼽히는 인사다. 바이든 정부 대미 외교에 대한 이 후보의 의지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위성락 전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왼쪽)은 이재명 후보 선대위 실용외교위원장에, 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은 선대위 평화번영위원장에 임명됐다. 입장이 엇갈리는 두 사람의 인선을 두고 민주당 내부에선 "이재명 후보의 실용주의가 드러난 인선"이라는 평가도 나왔다. 중앙포토

위성락 전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왼쪽)은 이재명 후보 선대위 실용외교위원장에, 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은 선대위 평화번영위원장에 임명됐다. 입장이 엇갈리는 두 사람의 인선을 두고 민주당 내부에선 "이재명 후보의 실용주의가 드러난 인선"이라는 평가도 나왔다. 중앙포토

그간 이 후보 외교·안보 멘토 역할을 했던 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은 평화번영위원장을 맡았다. 서로 결이 다른 두 사람의 동시 기용을 놓고, 당내에선 “한반도 평화와 한·미 실용외교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이 후보의 실용주의가 드러난 인선”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경제 분야 정책 자문 역할로는 중도 성향 경제학자로 꼽히는 하준경(경제학) 한양대 교수가 전환적공정성장전략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전면에 나섰다. 부동산 초과이익 공공환수에 대한 연구를 진행해 온 이상경(도시계획조경학) 가천대 교수는 부동산개혁위원장에 임명됐다.

“오픈 플랫폼 선대위 구축”…추가 인선 예고

민주당은 1차 인선 명단만 약 100명에 달하는 ‘매머드급’ 선대위를 구성했지만, 조만간 추가 인선을 진행할 전망이다. 조정식 의원은 이날 간담회에서 “모든 국민에 민주당의 문을 여는 ‘개방·플랫폼’ 선대위가 될 것”이라며 “이재명 후보와 민주당의 비전에 함께 하는 새로운 인물의 참여를 유도하고, 다변화된 의제·이슈를 모두 담을 수 있는 ‘오픈 플랫폼’ 선대위를 구축·운영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외부 여성 인사를 영입해 송 대표와 함께 공동상임선거대책위원장에 위촉하는 방안도 고민 중이다.

이호철 전 청와대 민정수석과 양정철 전 민주연구원장은 이날 선대위 명단엔 포함되지 않았다. 당분간 구체적인 보직 없이 이 후보를 외곽에서 도울 거란 전망이 당내에서 나온다. 이 후보 측 핵심 관계자는 “양 전 원장은 경선 이후에도 이 후보와 통화를 이어가고 있다”며 “이 전 수석 또한 부산 지역에서 민주당의 구심점을 형성하는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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