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해수면 0.45cm 올랐다" 역대급 온난화 경고한 세계기상기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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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9월 그린란드 러셀 빙하의 모습. 태고적부터 있던 빙하에서 얼음 덩어리들이 무너졌고, 빙하가 녹은 물이 흐르고 있다. 그린란드를 덮은 얼음이 전부 사라지면 해수면은 6m 가량 오른다고 한다. 중앙포토

지난해 9월 그린란드 러셀 빙하의 모습. 태고적부터 있던 빙하에서 얼음 덩어리들이 무너졌고, 빙하가 녹은 물이 흐르고 있다. 그린란드를 덮은 얼음이 전부 사라지면 해수면은 6m 가량 오른다고 한다. 중앙포토

"그린란드 빙상 정상에 처음으로 눈이 아닌 비가 내렸다. 캐나다의 한 마을에선 기온이 50°C까지 치솟았다. 아열대 남아메리카에선 2년 연속 가뭄이 발생했다…." 

세계기상기구(WMO)가 31일(현지시간) 공개한 보고서에 나온 기후 재앙의 현장들이다. WMO는 이날 제26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 개막에 맞춰 '2021년 기후현황보고서'를 발표했다. 올해 지구의 해수면 높이가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고, 최근 7년간 지구 온도가 지금껏 가장 빠른 속도로 오른다는 경고가 담겼다. 페테리 탈라스 WMO 의장은 "극단적인 이상 기후가 '뉴노멀'이 됐다"고 강조했다.

WMO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8월 기준 전 세계 해수면은 1990년대 초반보다 10.22㎝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위성으로 정밀 측정을 하기 시작한 이래 가장 높은 수치다.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상승 속도도 점점 빨라지고 있다. 전 세계 해수면은 1993~2002년 연평균 0.21㎝, 2003~2012년 0.29㎝ 상승했다. 그런데 2013~2021년 기간엔 연간 0.44㎝씩 높아졌다.

특히 올해는 1~8월에만 0.45㎝ 올랐다. 연말엔 더 오를 수 있다는 의미다. 조너선 봄버 브리스톨 빙하학센터장은 "현재 해수면 상승 속도가 어느 때보다 빠르다. 이대로라면 2100년엔 전 세계 6억3000만 인구가 삶의 터전을 잃을 수 있다"고 영국 BBC에 밝혔다.

WMO는 지난해 역대 최고치에 달했던 지구의 온실가스 농도도 올해 9월까지 꾸준히 증가세를 보인다고 했다. 작년 이산화탄소(CO2) 농도는 413.2ppm으로 산업화 이전인 1750년의 149%에 달했다. 또 다른 온실가스인 메탄(CH4)은 1889ppb, 이산화질소(N2O)는 333.2ppb로 같은 기간 262%, 123%로 뛰었다.

또한 WMO는 2015년부터 올해까지가 지구 평균 온도가 가장 많이 상승한 기간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최근 급격히 올라간 온실가스 농도가 지구 온난화를 부채질했다는 설명이다.

지난 7월 폭우가 내린 중국 허난성 정저우 거리에 침수된 차들이 방치돼 있다. WMO에 따르면 정저우시의 1시간 강우량은 201.9mm(중국 국가 기록), 6시간 382mm. 전체 폭우 기간 강우량은 720mm로 연간 평균보다 많았다. AFP=연합뉴스

지난 7월 폭우가 내린 중국 허난성 정저우 거리에 침수된 차들이 방치돼 있다. WMO에 따르면 정저우시의 1시간 강우량은 201.9mm(중국 국가 기록), 6시간 382mm. 전체 폭우 기간 강우량은 720mm로 연간 평균보다 많았다. AFP=연합뉴스

WMO는 대개 기후현황보고서를 연초에 발간한다. 하지만 경고성 내용이 여럿 담긴 올해 보고서는 평소보다 수개월 앞당겨 발표했다.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리는 COP26에 참석하는 각국 정상들에게 기후위기 대응을 촉구하기 위해서다.

탈라스 의장은 "일부러 COP26이 시작할 때 보고서를 공개했다. 지구를 정상 궤도에 올려놓을 수 있는지를 가르는 기회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스티븐 벨처 영국 기상청 수석과학자도 BBC를 통해 "(보고서에 나온) 지난 20년 평균 기온이 산업화 이전 대비 1℃ 넘게 올랐다는 사실은 COP26 각국 대표단에 무겁게 다가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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