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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C, 차세대 음극재 사업 진출…144조 배터리 소재 시장 도전

중앙일보

입력

이완재 SKC 사장이 지난 3월 열린 제 48회 정기주주총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 SKC]

이완재 SKC 사장이 지난 3월 열린 제 48회 정기주주총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 SKC]

SKC가 차세대 배터리 소재로 불리는 실리콘 음극재 사업에 본격 진출한다. SKC는 상용화 초기 단계인 음극재 사업을 통해 향후 5년을 이끌 성장전략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SKC는 1일 이사회를 열고 영국의 실리콘 음극재 기술 기업 넥시온에 3300만달러(약 388억원)를 투자하기로 의결했다. 사모펀드 운용사 SJL파트너스, BNW인베스트먼트와 컨소시엄을 구성할 예정이며 3사의 투자 규모는 8000만 달러(약 941억원)이다. SKC와 BNW 컨소시엄이 51%를 투자하고 49%는 SJL파트너스가 투자자를 모집해 컨소시엄에 참여한다. 컨소시엄의 주사업자는 SKC로 기업결합신고 등 관련 절차가 마무리되면 넥시온의 지분 일부와 실리콘-탄소 복합체 음극재 기술 사업권을 확보하게 된다.

SKC, 음극재 기업에 3300만달러 투자

실리콘 음극재는 전기차의 주행거리와 충전 속도 성능을 개선하는 소재로 기존 흑연 음극재에 혼합해 사용한다. 함량이 높을수록 전기차의 주행거리와 배터리 충전속도가 빨라진다. 음극 내 실리콘 함량에 따라 저함량(15% 미만), 고함량(15% 이상)으로 나뉘는데 현재는 저함량 제품의 상용화 초기 단계다.

SKC가 투자 대상으로 선정한 넥시온은 지난 2006년 설립된 스타트업으로 실리콘 음극재 관련 주요 특허를 가장 많이 보유한 기업이다. SKC는 우선 저함량 제품을 독자적으로 사업화해 세계 시장에 진입할 예정이다. 이후 시장이 본격적으로 커지는 시점에 맞춰 넥시온과 합작회사를 설립하고 고함량 제품을 사업화하기로 했다.

SKC는 지난해 4억 달러(약 4708억원) 규모였던 실리콘 음극재 시장 규모가 2025년 29억달러(약 3조4135억원), 2030년 146억달러(약 17조1856억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SKC 관계자는 “오랜 기간 쌓아온 글로벌 양산 능력과 마케팅 역량을 넥시온의 차별적인 음극재 기술력에 결합할 것”이라며 “자회사인 SK넥실리스가 보유한 세계 최고 수준의 동박 제조기술을 활용해 시너지를 극대화하겠다”고 말했다.

국내 배터리 기업, 소재 사업 투자 활발 

최근 SK를 비롯해 LG, 삼성 등 국내 배터리 제조업체는 잇따라 배터리 소재 사업과 관련해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밝히고 있다. LG화학은 2025년까지 양극재, 분리막, 음극 바인더 등의 사업에 6조원을 투자해 세계 최대 종합 배터리 소재회사가 되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삼성SDI도 양극재 자회사 에스티엠의 1500억원 규모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등 소재 사업에 지속 투자하고 있다.

배터리 소재를 전문적으로 생산하는 포스코케미칼은 내년부터 약 6000억원을 투입해 연간 생산량 6만톤 규모의 양극재 공장을 신설할 계획이다.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2030년 배터리 소재 시장 규모는 1232억 달러(약 144조원)으로 지난해보다 6배 가량 성장할 전망이다.

SKC “그룹 반대로 사업 늦어진 것 아냐”

김종우 SKC BM혁신추진단장이 1일 온라인으로 중계된 SKC 3분기 경영실적 설명회에서 실적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 SKC]

김종우 SKC BM혁신추진단장이 1일 온라인으로 중계된 SKC 3분기 경영실적 설명회에서 실적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 SKC]

SKC의 경우 지난 9월 열린 투자 설명회에서 2025년 기업가치 30조원 규모의 세계 1위 모빌리티 소재 회사가 되기 위해 차세대 음극재와 양극재 등 배터리 소재 사업과 하이퍼포먼스 컴퓨팅용 반도체 글라스 기판 생산에 뛰어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후 열린 이사회에서 넥시온과 합작법인 설립 안건이 부결돼 사업 추진에 난항을 겪었다. 업계에서는 그룹 차원에서 중복 투자의 우려가 나온 것이 영향을 미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SK㈜가 합병을 추진 중인 SK머티리얼즈가 SKC에 앞서 8500억원 규모 음극재 공장 설립 계획을 발표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SKC는 “그룹이나 이사회가 음극재 사업 진출에 반대한 것은 오해”라고 해명했다. 이날 김종우 SKC BM혁신추진단장은 온라인으로 열린 3분기 경영실적 설명회에서 “음극재 사업 진출 시점 관련 리스크에 대한 의견과 계약조건을 개선, 보완하라는 주문이 있었다”며 “계약 조건을 다시 수정하느라 시일이 걸린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SKC는 3분기 매출 8868억원, 영업이익 1458억원을 기록해 2분기 연속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32.8%, 영업이익은 139.1%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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