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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품 샘플’로 9000억대 기업 만들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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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MZ세대(밀레니얼+Z세대)가 샘플 경제(小样经济)를 견인하고 있다. 기존 샘플 제품은 '증정용'에 불과했으나 이제는 성장 가능성이 농후한 사업아이템으로 자리 잡았다. 중국의 창고형 뷰티 매장인 하메이(Harmay, 话梅)가 대표적이다. 하메이는 2008년 온라인 몰로 운영되다가 2017년 베이징, 상하이, 청두 등에서 오프라인 매장을 오픈하기 시작했다. 하메이는 2018~19년 무렵 온라인 마케팅에 심혈을 기울였다. 샤오홍슈나 더우인에는 "하메이에 가서 샘플 사세요"라는 콘텐츠가 쏟아진다. 하메이는 2019년 5억 위안의 투자를 받고, 2020년 9월 추가적인 투자를 받았다.

중국 매체 제몐(界面)의 보도에 따르면 하메이의 기업가치는 50억 위안(한화 약 9135억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의 창고형 뷰티 매장인 하메이(Harmay, ?梅)

중국의 창고형 뷰티 매장인 하메이(Harmay, ?梅)

이 사업이 급속도로 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에 크게 3가지가 있다.

첫째, '직접 써봐야 아는' 화장품의 속성을 파고들었다. 큰 비용을 들여 본품을 샀는데 피부 타입에 맞지 않는 경우가 종종 있다. 기존에 쓰던 제품이 아니고서는 온라인 구매가 망설여지는 제품군 중 하나다. 그렇기 때문에 소용량의 샘플 제품을 통해 내 피부타입과 맞는지, 제형이나 향 등을 큰돈 들이지 않고 직접 경험해볼 수 있다는 것이 큰 장점이다.

둘째, 저렴한 가격이다. 주요 소비층인 MZ세대는 구매력은 낮지만 자라면서 글로벌 브랜드를 접할 기회가 많아 이 브랜드에 대한 소비 욕구가 강하다. 이들은 본품과 비교했을 때 상대적으로 저렴한 샘플 제품을 구매해 사용해보며 시행착오를 줄인다. 또 MZ세대뿐만 아니라 기존에 가격 부담으로 프리미엄 제품을 사기 어려웠던 중산층 이하 소비자들에게 제품 선택 및 구매의 기회를 제공한다. 실제 글로벌 브랜드 파운데이션의 경우 본 매장에서 30ml에 950위안이지만 이곳에서 5ml에 99위안짜리 샘플을 6개 사면 600위안이 안 되는 가격에 본품 용량을 사용할 수 있다. 물론 본품도 구매할 수 있으며 백화점보다는 저렴하고 면세점보다는 조금 비싼 가격에 판매되고 있다.

하메이(Harmay)에서 판매 중인 샘플제품

하메이(Harmay)에서 판매 중인 샘플제품

셋째, 트렌디한 공간이 통했다. 하메이는 화장품, 뷰티 제품의 주요 소비층인 '여성'을 사로잡기 위해 인테리어를 비롯해 직원 교육에도 공을 들였다. 하메이는 창고형 진열 방식으로 부담 없이 제품을 고를 수 있도록 했고, 매장 내 직원들도 고객이 먼저 찾지 않는 한 고객에게 다가가지 않도록 교육받았다. 또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고 세련된, 미니멀리즘 인테리어로 방문객이 스스로 SNS에 콘텐트를업로드하고싶게끔 하였다. 현재 샤오홍슈에는하메이 관련 피드가 9만 여건에 달하는데 인테리어에 대한 언급이 주를 이룬다. MZ세대 소비자의 하메이 방문 후기가 인기 게시물로 오르며 한 번쯤 가보고 싶은 공간으로 만든 것도 하메이 성장에 한몫을 했다.

제몐의 보도에 따르면 하메이 1호점은 손익분기점을 달성하는데 4개월 밖에 걸리지 않았다고. 일반 화장품 브랜드 오프라인 숍이 12개월 걸린 것에 비하면 상당히 빠른 속도다. 인테리어와 상품 진열, 쇼핑 경험, 제품의 다양성까지 MZ세대의 소비습관을 근거로 배치된 하메이는 기존 오프라인 뷰티 매장과는 완전히 다른 형태로 소비자의 눈과 마음을 사로잡았다.

컨설팅 전문 업체 쯔옌컨설팅(智研咨询)이 발표한 중국 뷰티 업계 발전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까지 중국 뷰티 시장은 5000억 위안을 돌파하고, 2023년에는 5490억 위안까지 성장할 것으로 알려졌다.

커지는 뷰티 시장에서 '샘플 경제'로 몸집을 키워가고 있는 하메이가 더욱 성장하기 위해서는 샘플 위조품 모니터링이 필수다. 다양한 브랜드 유지 및 확장도 수반되어야 한다. 또 환경적인 측면에서 1회 용기가 다수 배출되는 문제를 인식할 필요도 있다. 단순히 제품을 판매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가치 소비'를 중시하는 소비자들의 니즈와 시대의 변화를 정확히 읽어야 롱런할 수 있다.

차이나랩 임서영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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