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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수사 좌우하는 판검사 프레임…객관성만큼 중요한 것[Law談-오인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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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이슈가 발생할 때마다 이해 관계가 대립하는 양측이 서로를 향해 ‘프레임을 건다, 프레임을 씌운다’라는 등의 날선 공방을 하는 것을 목도할 수 있다. 프레임(frame)이 본래 ‘틀 또는 틀에 넣거나 테를 두르는 것’을 말하지만 ‘뒤집어 씌운다’(frame-up)는 의미로 확장해 쓰는 것이다.

법조인에게는 공평무사하고 객관적인 '프레임'을 견지하기 위한 노력이 요구된다. 중앙포토

법조인에게는 공평무사하고 객관적인 '프레임'을 견지하기 위한 노력이 요구된다. 중앙포토

심리학에서 ‘프레임(Frame)’은 세상을 바라보는 마음의 창을 의미한다고 한다. 최인철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같은 이름의 책에서 인간의 자기 중심성을 언급하며 “자기라는 프레임에 갇힌 우리는 우리의 의사 전달이 항상 정확하고 객관적으로 믿지만, 그것은 자신의 프레임 속에서만 자명할 뿐”이라고 지적한다.

의사 전달뿐 아니라 어떤 문제를 바라보는 관점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옳고 그름을 떠나 각자 자기 프레임 속에 산다. 또한,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상대방에게 자신의 프레임을 표출하며 관철시키려는 경향성이 있다.

법조인들이 직무 영역에서 가지는 프레임의 준거는 헌법과 법률이다. 그 안에서 인권과 정의, 공정의 가치를 개별 사건 속에 투영하며 옳고 그름, 맞고 틀림을 풀어내려고 노력한다. 세간에서는 주요 사건을 맡은 판·검사들의 성향, 즉 직무영역 밖 프레임에도 관심을 가진다. 특정 사건 처리 경력과 관련해 보수나 진보, 강성과 온건 등으로 분별하는 것도 그 때문이다. 진행 중인 사건에 미칠지도 모르는 영향 탓이다.

기소·불기소나 유·무죄는 사실관계와 증거,법리를 중심으로 판단된다. 즉, 전문성을 바탕으로 한 직무적 프레임의 영역이다. 다만 증거의 증명력 부여 정도, 법리의 소극·적극적 적용 여부에서 주임 검사나 주심 판사의 법 논리적 판단에 사건을 보는 관점과 가치관 등이 결합 될 여지가 있다.

검사의 구형량과 판사의 선고 형량도 마찬가지다. 물론 동종 사건별 편차를 줄이기 위해 양형 인자를 철저히 반영하고 양형 구간과 범주 내에서 구형과 선고가 이뤄진다지만 ‘범주 내의 판단’은 전적으로 담당 판·검사의 프레임 영역이다. 이를 판·검사의 직업적 양심과 법조인으로서의 소양과 관련된 광의의 직무영역 범주로 포섭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법조인, 특히 판·검사의 ‘세상을 바라보는 마음의 창’은 중요하다.

주지하는 바와 같이 법원, 검찰청의 현관은 물론이고 각층 마다 보안시설이 설치돼 외부인들의 불요불급한 출입을 철저히 차단하고 있다. 외부인들의 부적절한 진입과 접촉을 방지하여 청사 안전도 도모하고 수사 및 재판 과정에서의 공정성을 담보하기 위한 장치이다.

물적 인프라를 구축하여 구성원의 안전과 수사, 재판의 중립성을 확보하는 것은 말할 나위 없이 중요하다. 다만 물리적 차단이 심리적 차단으로 이어져 세상과 동떨어진 결정과 판단으로 연결되는 것은 곤란하다. 사회의 흐름과 변화, 사람들의 다양한 시각과 관점을 두루 살펴보며 자기 마음의 창을 닦고 가다듬는 노력이 필요한 이유다. 독선적인 확증 편향을 경계 해야 함이다.

사명감과 책임의식, 전문성을 기반으로 공평무사하고 객관적인 프레임을 견지하기 위해 부단히 자신을 연마하는 판·검사들의 자세가 더욱 절실히 요구되는 시기이다.

로담(Law談) 칼럼 : 오인서의 輾轉反側(전전반측)

법률가들이 일상에서 겪는 경험과 각종 법조 이슈에 대한 소회를 담담한 필체로 소개하여 독자들의 법조 전반에 대한 관심과 이해를 제고하고자 합니다.

오인서 변호사.

오인서 변호사.

※오인서 법무법인 화인 형사부문 대표변호사. 수원고검장/대구고검장/서울북부검사장/대검찰청 공안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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