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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가 대세? 전기자전거도 무서운 기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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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마이벨로의 전기자전거. [사진 마이벨로]

마이벨로의 전기자전거. [사진 마이벨로]

경기도 고양시 일산신도시에 사는 전모(61)씨는 요즘 매일 전기자전거를 탄다. 장을 볼 때는 물론이고 버스 정류장 3곳 거리에 떨어진 딸의 집에 갈 때, 문화센터에서 진행하는 강좌를 들으러 갈 때도 버스나 지하철 대신 전기자전거를 이용한다. 대부분 걸어서 30분 안팎 거리다. 전씨는 “30분을 꼬박 걷기는 무릎에 무리가 있고 대중교통을 타자니 코로나19가 걱정됐는데 전기자전거를 사고 편해졌다”며 “주차 걱정 없고 다리가 아프면 자동으로 운행할 수 있어 요즘 최고의 애용품이 됐다”고 말했다.

전기 자전거가 짧은 거리의 이동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다. 코로나19 여파로 대중교통 대신 나홀로 탈 수 있는 자전거 수요가 늘어나면서다. 여기에 배달 시장이 커지면서 오토바이 대신 전기 자전거를 사용하는 업체도 늘었다. 전기자전거는 시속 25km이하로 달릴 수 있다.

한국 스마트 e모빌리티협회(KEMA)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전기 자전거 판매량은 7만8000대로, 2019년보다 95% 늘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에 따르면 전 세계 전기 자전거 시장은 2018년 211억 달러(약 24조7700억원)에서 2023년 386억 달러(약 45조3164억원)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국내 자전거 시장은 자동차 보급률이 높아지면서 내리막길을 걸었다. 2000년대 초 여가에 자전거를 타는 수요가 늘면서 동호회 활동이 활발해졌고 산악자전거(MTB)가 인기를 끌었다. 이후 2010년 들어 서울을 중심으로 도심에서 자전거를 탈 수 있는 자전거 길이 곳곳에 조성되며 로드바이크를 찾는 수요가 늘었지만 빌려 타는 공공자전거·전동 킥보드 등이 등장하면서 자전거 업체는 별 재미를 못봤다.

전기 자전거 시장이 본격적으로 활기를 띠기 시작한 것은 2018년이다. ‘자전거이용 활성화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시행되며 자전거 도로에서 전기 자전거를 탈 수 있게 되면서다. 탄소 배출이 없는 친환경 이동수단으로 전기 자동차와 함께 전기 자전거에 부상하는 것도 이유다. 자전거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여파로 대중교통을 이용이 부담스러워지자 손쉽게 이용할 수 있는 전기 자전거에 관심을 갖는다”고 말했다.

삼천리자전거는 전기 자전거 인기에 힘입어 올 상반기 매출이 870억원을 넘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 증가했다. 업계에선 국내 자전거 매출에서 전기 자전거가 차지하는 비중이 20%가 넘을 것으로 본다. 알톤스포츠도 올 상반기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대비 33% 늘어난 324억원을 기록했다.

수출도 증가세다. 전기자전거 업체인 마이벨로는 지난해 자전거를 500만 달러(약 58억원)어치 수출했다. 올해는 수출액 2500만 달러(약 293억원)가 목표다. 전남 순천에 있는 공장에서 월 6000~8000대의 전기 자전거를 생산하고 있다. 연간 10만대를 만들 수 있지만, 이미 연말까지 주문이 끝났다.

최기호 마이벨로 최기호 대표는 “전기 자전거는 일반 자전거보다 속도가 빠르고 체력에 큰 부담 없이 장거리 주행을 할 수 있는 친환경 이동수단”이라며 “미국이나 유럽은 이미 정부 차원의 전기 자전거 활용 정책도 내놓고 있는 만큼 앞으로 시장이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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