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1년 전 트라우마 초긴장…핼러윈 휩쓴 이태원, 이번엔 다르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핼러윈 데이인 31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 거리에 시민들이 오가고 있다. 연합뉴스

핼러윈 데이인 31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 거리에 시민들이 오가고 있다. 연합뉴스

오는 1일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 시행을 앞두고 이번 주말이 방역의 중대 고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위드 코로나에 대한 기대감으로 방역 긴장감이 풀어진 데다 핼러윈 데이를 맞아 지난 금요일부터 축제를 즐기려는 인파가 도심 곳곳으로 쏟아지고 있어서다. 특히 이태원과 홍대, 강남 일대에서 방역수칙 위반 사례가 잇따라 적발되며 지난해 5월 발생한 이태원 클럽 발 집단감염 사태가 재현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나흘째 2000명대…핼러윈 인파 북적

핼러윈 데이를 하루 앞둔 30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이태원 세계음식거리 앞에서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게임 복장을 한 시민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연합뉴스

핼러윈 데이를 하루 앞둔 30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이태원 세계음식거리 앞에서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게임 복장을 한 시민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연합뉴스

우선 위드 코로나 전환을 하루 앞둔 31일,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2061명을 기록했다. 전날보다 43명 줄었지만 지난 28일부터 나흘 연속 2000명대 확진자가 이어지고 있다. 토요일(발표는 일요일) 기준 2000명을 넘은 건 지난 3일 이후 4주 만이다. 통상 주말에는 검사 건수 감소 영향으로 확진자가 줄지만 최근 확산세가 이어지면서 주말 영향도 미미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날 전체 신규 확진자 중 국내 발생 확진자는 2052명으로, 지역별로 보면 서울 756명, 경기 700명, 인천 157명으로 수도권이 78.6%를 차지했다.

여기에 핼러윈 데이를 맞아 각종 행사와 모임이 이어지면서 확산 세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지난 29일 저녁부터 서울 이태원과 홍대 일대 유흥가에선 외국인과 젊은 층으로 북새통을 이뤘다. 방역 수칙 위반 사례도 적발됐다. 30일 경찰에 따르면 29일 하루 동안 서울에서만 272명이 방역 수칙 위반으로 적발됐다. 이태원에서는 일반음식점이지만 사실상 클럽 형태로 운영 중인 업소가 오후 10시 이후에도 영업을 하다가 단속됐다. 강남에서는 무허가 클럽 1곳이 마포와 홍대에서는 집합 제한 지침을 어긴 음식점이 적발됐다.

이태원 클럽 발 집단감염 재현?…젊은 층 백신 맹신

핼러윈 데이인 31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 거리에서 시민들이 방역 게이트를 통과하고 있다. 연합뉴스

핼러윈 데이인 31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 거리에서 시민들이 방역 게이트를 통과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문가들은 지난해 5월 이태원 클럽 발 집단감염처럼 핼러윈 연휴 기간 젊은 층을 중심으로 하는 집단감염 사례가 또 터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앞서 지난해 5월 확진자가 최저점을 찍자 당국은 완화된 생활 속 거리 두기를 시작했고, 방역 긴장감이 떨어지면서 이태원 클럽에서 집단 감염이 발생했다. 활동력이 왕성한 젊은 층을 중심으로 확산이 일어나 수도권은 물론 비수도권까지 감염이 이어졌으며 누적 277명의 확진자가 발생한 바 있다.

김우주 고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핼러윈 뿐 아니라 최근 코리아세일페스타도 열려 곳곳에 사람들이 바글바글하다”라며 “위드 코로나와 맞물려 어디서든 집단감염이 터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백신을 맞은 젊은층들은 ‘나는 안전하다’ ‘나는 남한테 퍼뜨리지 않는다’라고 생각한다”며 “3밀 환경에 노출돼 있는데 본인 스스로 돌파감염자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을 안 하니까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김동현 한림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다른 나라에서도 볼 수 있듯이 언제, 어떻게 방역을 풀든 일단 빗장이 열리면 경각심이 풀려 확산이 일어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2030 백신 접종률 80%…이전과 상황 다르다는 주장도

다만 지난해 5월과는 상황이 사뭇 달라졌다는 주장도 나왔다. 백신 접종이 이뤄지고 있고, 거리두기 조치도 당시보다는 강화됐다는 것이다. 실제 현재 20~30대의 코로나19 백신 접종 완료율은 모두 80%를 넘었다. 또 당시와 달리 유흥업소의 경우 거리두기 4단계가 적용되는 31일까지는 집합금지 조치가 이어지며 위드 코로나로 전환되는 오는 1일부터는 방역 패스 소지자에 한해 자정까지만 영업이 가능하다.

김동현 교수는 “실내 방역 수칙 관리는 당시보다 훨씬 강화됐고 유흥업소도 아직 제한이 있기 때문에 이태원 발 감염처럼 확진자가 쏟아질 거 같진 않다”고 말했다. 정기석 한림대 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도 “실외에선 사람이 바글거려도 마스크를 끼고 방역수칙을 지킨다면 크게 문제는 없을 것”이라며 “젊은 층의 경우 80% 이상은 백신 접종을 했기 때문에 불법 영업이 적발되지 않는 한은 괜찮을 거라고 본다”고 답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