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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 망친 장본인" vs "파리 떼 우글"…격화하는 尹·洪 갈등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홍준표 의원이 25일 오후 대전시 서구 만년동 KBS대전방송총국에서 열린 국민의힘 대전·세종·충남·충북지역 대선 경선 후보 합동토론회에서 토론을 준비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홍준표 의원이 25일 오후 대전시 서구 만년동 KBS대전방송총국에서 열린 국민의힘 대전·세종·충남·충북지역 대선 경선 후보 합동토론회에서 토론을 준비하고 있다. 연합뉴스

“오만하고 막말하는 ‘독고다이’는 결코 지도자가 될 수 없습니다.” (주호영 의원)
“품격있는 경쟁을 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이철규 의원)

윤석열 전 검찰총장 캠프 소속인 국민의힘 주호영(상임선대위원장), 이철규(조직본부장) 의원이 31일 페이스북을 통해 경쟁 후보인 홍준표 의원을 겨냥해 남긴 글이다. 전날 윤 전 총장 캠프 종합지원본부장인 권성동 의원도 SNS를 통해 “두 번이나 당 대표를 하며 당을 망친 장본인이, 그렇게 대통령이 되고 싶어 중상모략하느냐”며 홍 의원을 비판했다.

이에 홍 의원도 “온갖 추태가 난무한다”, “구태들 모아놓고 구태 경선을 하니 김종인 위원장이 파리 떼가 우글거린다고 한 것”(30일 페이스북)이라며 맞받아쳤다. 국민의힘 책임당원 투표 시작이 하루 앞으로 다가오면서 윤 전 총장 측과 홍 의원 측의 ‘당심(黨心)’ 잡기 경쟁이 격화하는 모습이다.

尹 “당심 압도적 지지” vs 洪 “민심이 당심” 

두 후보 진영 간 갈등은 전날 서울대 동문 커뮤니티 ‘스누라이프’에 올라온 글이 발단이 됐다. 자신의 아버지가 국민의힘 당협위원장이라고 소개한 작성자는 “윤석열 캠프에서 아버지한테 매일 독촉 전화를 한다. 정확히는 캠프가 아니라 주○○, 권○○ 등 중진 국회의원”이라며 “전화해서는 공천 등을 빌미로 협박한다. 예를 들어 ‘너네 지역에서 윤석열 후보 득표율이 많이 나와야 공천 줄 수 있다. 안 그러면 국물도 없다’는 식”이라고 썼다. 현재 해당 글은 삭제된 상태다.

이에 홍 의원 측은 “주호영, 권성동 의원의 당적 박탈을 요구한다”(여명 대변인)며 강하게 반발했다. 반면 윤 전 총장 측은 “허위사실이자 선거에 영향을 미치는 불법행위”라며 “형사고발을 통해 실제 작성자와 작성 경위를 명명백백히 따질 것”(권성동 의원)이라고 반박했다.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30일 오후 대구 중구 서문시장을 찾아 시민들의 환호에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뉴스1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30일 오후 대구 중구 서문시장을 찾아 시민들의 환호에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뉴스1

정치권에선 양 후보 진영의 갈등 격화 원인으로 50%에 달하는 국민의힘 본 경선의 책임당원 투표 비중을 꼽는다. 국민의힘에선 ‘당심’은 윤 전 총장이, ‘민심’은 홍 의원이 각각 다소 앞선다는 게 일반적인 평가다.

이 때문에 윤 전 총장 측은 지역 당원 조직의 책임자인 현역 의원 및 당협위원장을 잇따라 영입하며 세 불리기에 집중하고 있다. 강세를 보이는 당원 지지 격차를 벌려 본 경선에서 우위를 차지한다는 전략이다. 윤 전 총장 측은 “‘현찰(조직)’을 가진 현역 의원과 당협위원장이 압도적으로 윤 전 총장을 지지한다”며 승리를 자신했다.

국민의힘 홍준표 대선 경선 후보가 3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결선투표에 즈음한 대국민·당원 호소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홍준표 대선 경선 후보가 3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결선투표에 즈음한 대국민·당원 호소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홍 의원도 ‘조직 열세’를 시인한다. 다만 그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2002년 대선 당시) 노무현 후보 측에 국회의원들이 거의 없었다”며 “당시 노무현 바람은 조직이 아닌 국민으로부터 불었다”고 말했다. 홍 의원은 자신의 SNS를 통해서도 “민심을 거역하는 당심은 없다”며 당원들의 자유투표를 독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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