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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 빨아 써, 하찮은 일" 美방역 조롱한 中여성 앵커 뮤비 [영상]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왕디어 중국 신화사 아나운서가 지난 7월 5일 토크쇼 형식으로 미국의 코로나19 우한 바이러스 연구소 유출설을 반박하고 있다. [신화사 캡처]

왕디어 중국 신화사 아나운서가 지난 7월 5일 토크쇼 형식으로 미국의 코로나19 우한 바이러스 연구소 유출설을 반박하고 있다. [신화사 캡처]

미·중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정책 차이를 풍자한 동영상이 중국과 해외 네티즌을 ‘정복’했다고 홍콩의 친중 매체인 대공보가 30일 보도했다.

베이징·칭화대 출신 앵커가 노래 개사 #미국 놓곤 “마스크 빨아 쓴다” 조롱 #중국 놓고 “위기 닥치면 단결” 찬양 #친중 매체 “네티즌 찬사 이어져”

지난 28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사는 자사 아나운서 왕디어(王迪邇)가 미국 여성과 중국 간호사 1인 2역으로 등장하면서 미국 디즈니 동화 신데렐라 뮤지컬 노래인 ‘터프 러브(Tough Love, 중국명 ‘계모의 다과회’)’를 개사해 부른 일종의 뮤직비디오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은 지난 2년간 미국과 중국의 코로나19 방역 정책을 자료 화면과 함께 대조하면서 미국을 조롱했다.

중국 관영 신화사의 왕디어 아나운서가 지난 28일 출연한 영어 뮤직비디오 동영상을 소개한 홍콩 친중 매체 대공보의 30일자 지면. [대공보 캡처]

중국 관영 신화사의 왕디어 아나운서가 지난 28일 출연한 영어 뮤직비디오 동영상을 소개한 홍콩 친중 매체 대공보의 30일자 지면. [대공보 캡처]

가사는 미국의 코로나 대응을 놓곤 “단지 보통 독감일 뿐이야. 하찮은 일에 크게 놀라지 마. 5월이면 자연히 사라질 거야. 마스크는 빨아서 다시 쓰고, 소독제는 약으로 먹어. 환자가 100만 명이 넘으니, 세계위생기구(WHO) 잘못이야”라고 묘사했다. 미국이 이런 식으로 비합리적·비과학적으로 대응하고 있다는 조롱이다.

반면 노래의 중국 대목은 찬양 일색이다. “이건 독감이 아니야. 병원을 열흘 만에 지었어, 1년 반이 아니야. 모든 감염자 발생지를 철저하게 ‘0’으로 만들었어. 우리 당원은 어디에나 있어. 자유는 구실이 될 수 없어. 5000년 역사의 중국은 위기가 닥치면 단결한다. 중국 국민으로서 조국을 위해 힘내자 맹세했다”는 등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을 찬양했다.

대공보는 네티즌의 찬사가 이어지고 있다며 “풍자 스타일로 창의력이 풍부하다”, “동영상이 이른바 ‘세계의 패권국’의 진실한 면목을 분명하게 보여줬다”, “한마디로 중국은 생명 지상, 미국은 말로만 자유” 등등의 댓글을 소개했다.

왕디어의 토크쇼 영상은 지난 7월 처음 선보였다. ‘국가대표 사회자 언니(國社小姐姐)’라는 별명으로 불리는 왕디어는 지난 7월 5일 ‘신화평론: 미국 정객은 왜 ‘실험실 유출론’을 맹신하나’라는 제목의 토크쇼 영상을 통해 코로나19가 중국 우한(武漢) 바이러스 연구소에서 유출됐을 가능성을 제기한 미국을 비난했다. 이후에도 몇 차례 유창한 영어로 신화사 ‘글로벌링크(GLOBALink)’라는 로고를 붙인 토크쇼 영상에 출연했다.

왕디어가 인기를 끌자 중화권 매체 둬웨이(多維)는 30일 ‘국가대표 사회자’ 왕디어의 이력을 자세히 소개했다. 왕 아나운서는 2008년 베이징대학 방송·영화·드라마·연출 전공에 입학했다. 대학 재학 기간 베이징대 방송반의 기자단 대표였으며 메인 뉴스인 ‘북대뉴스’의 앵커로 활약했다. 베이징대 영어문화교류협의 대표도 맡았다. 대학 시절 빌 게이츠,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 존 헤네시 미국 스탠퍼드대 총장을 직접 인터뷰한 경력도 있다.

왕디어 신화사 아나운서 [왕디어 웨이보 캡처]

왕디어 신화사 아나운서 [왕디어 웨이보 캡처]

학부 졸업 후에는 칭화(淸華)대 대학원에서 국제신문방송 석사학위도 취득했다. 영어가 유창한 왕 아나운서는 2013년 8월부터 2014년 3월까지는 중국중앙방송(CC-TV) 외국어 채널의 번역 기자로 근무한 이력도 있다.

왕디어의 영어 선전이 등장한 시점은 중국 수뇌부가 대외 선전 방식의 혁신을 주문한 직후와 맞물린다. 지난 5월 31일 중국 권력 서열 25위권이 매달 모여 현안을 전문가와 함께 논의하는 정치국원 집단학습의 주제가 대외 선전이었다. 당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은 “선명성을 갖춘 중국 특색의 전략 선전 시스템을 구축해, 중국의 발언과 중국의 스토리텔링 시스템을 빨리 구축하라”며 “개방적이고 자신감을 보이면서도 겸손한, 믿음직하고 사랑스러우며 존경할만한 중국 이미지를 만들라”고 주문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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