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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동석 인생 안다" 아카데미 3관왕 감독이 만세 외친 이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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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동석의 할리우드 진출작인 마블 히어로 영화 '이터널스'에서 마동석이 연기한 '길가메시' 캐릭터 포스터. 마동석을 캐스팅하기 위해 원작 코믹스 설정을 바꿔 아시아계 캐릭터로 만들었다. [사진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마동석의 할리우드 진출작인 마블 히어로 영화 '이터널스'에서 마동석이 연기한 '길가메시' 캐릭터 포스터. 마동석을 캐스팅하기 위해 원작 코믹스 설정을 바꿔 아시아계 캐릭터로 만들었다. [사진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마블은 ‘타노스가 없어진 뒤, 이전 세계관의 이야기가 끝났기 때문에 더 이상 고정된 연결성이 없다, 새로운 것을 시작해도 되고 그러길 바란다’고 이야기했죠.”
3일 개봉하는 새 마블 히어로 영화 ‘이터널스’를 연출한 클로이 자오(39) 감독의 말이다. 제목의 이터널스는 수천년간 지구에 은둔해온 불멸의 히어로들로, 1950년대부터 마블 코믹스에 등장하다 잭 커비(1917~1994)가 1976년 펴낸 ‘이터널스’ 1권에서 공식 소개됐다. 자오 감독은 “잭 커비는 주류와 연결성을 갖지 않는 불멸의 히어로를 새로 선보였다”며 이번 영화도 기존 마블 히어로들과 분리된 새로운 세계관을 펼쳤다고 밝혔다. 마동석은 10인의 이터널스 중 최강 괴력의 ‘길가메시’ 역할. 안젤리나 졸리가 맡은 창과 방패의 전사 ‘테나’와 짝패를 이룬다.

자오 "이터널스는 타노스 이후 마블의 새로운 세계관" 

'이터널스'로 마블 세계관(MCU)에 나란히 데뷔한 중국계 클로이 자오 감독과 배우 마동석이 지난 18일 LA 프리미어 행사에서 포즈를 취했다. 29일 한국 취재진과 간담회에서도 자오 감독은 "안녕하세요"란 한국말 인사로 친근함을 표했다. [로이터=연합]

'이터널스'로 마블 세계관(MCU)에 나란히 데뷔한 중국계 클로이 자오 감독과 배우 마동석이 지난 18일 LA 프리미어 행사에서 포즈를 취했다. 29일 한국 취재진과 간담회에서도 자오 감독은 "안녕하세요"란 한국말 인사로 친근함을 표했다. [로이터=연합]

자오 감독은 29일 한국 취재진과 화상간담회에서  “길가메시는 인류 역사의 모든 문화에서 볼 수 있는 강인한 남자의 오리지널 버전”이라고 설명했다. “마동석은 ‘부산행’에서 처음 봤고 액션뿐 아니라 유머‧카리스마가 마음에 들었다”면서 “제가 원한 강인한 남자 캐릭터는 액션뿐 아니라 성격이 다층적으로 보이길 바랐고 유머가 중요했는데 마동석이 딱 그걸 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또 “마동석을 검색해 유튜브에서 영어로 오하이오에서 복싱한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것을 보고 이 사람은 단순히 연기자가 아니다. 인생을 안다는 인상을 받았다”고 했다. “그가 ‘좋습니다. 하겠습니다’라 해서 저희는 ‘만세’를 외쳤다”면서 “마동석은 액션 전문가로서 촬영장에서 많은 조언을 해줬다. 시그니처인 손바락으로 때리는 장면도 마동석 액션의 헌사처럼 넣었다”고 했다. 제작진은 마동석을 캐스팅하면서 원작 코믹스와 달리 길가메시를 아시안 캐릭터로 바꿨다.

한국계 첫 히어로 나오는 '이터널스' #내달 3일 개봉 앞두고 13만 예매 #자오 감독 한국 취재진과 간담회 #"길가메시는 인류 역사의 강인한 남자 원형 #…마동석이 딱이죠"

지구 떠도는 불멸의 이터널스, 노매드랜드 닮아

‘이터널스’는 감독의 전작 ‘노매드랜드’와도 닮아있다. 지난해 베니스영화제 황금사자상, 올초 아카데미 작품상·감독상 등을 수상한 이 영화는 경제 파탄으로 현대판 유목민이 된 미국 노동자 계층의 방랑을 그렸다. '이터널스'는 ‘어벤져스: 엔드게임’(2019)에서 사라졌던 우주의 절반이 되살아난 여파로 데비안츠가 부활하자 이터널스가 다시 힘을 합친다는 설정. 데비안츠로 인해 고향 행성을 떠나 낯선 지구에 온 이터널스는 기원전 고대 메소포타미아 문명부터 바빌론, 아스테카 제국, 동남아시아 굽타 제국까지 인류 문명의 역사 속을 방랑한다.

'이터널스'에서 히어로인 세르시와 연인 관계인 인간 남성 데인 역은 HBO 드라마 '왕좌의 게임'으로 스타덤에 오른 영국 배우 키트 해링턴이 맡았다. 사진은 지난 27일 런던 프리미어 행사에서 모습이다. [AP=연합뉴스]

'이터널스'에서 히어로인 세르시와 연인 관계인 인간 남성 데인 역은 HBO 드라마 '왕좌의 게임'으로 스타덤에 오른 영국 배우 키트 해링턴이 맡았다. 사진은 지난 27일 런던 프리미어 행사에서 모습이다. [AP=연합뉴스]

자오 감독은 “‘노매드랜드’는 한 명의 여정을 담지만 그를 둘러싼 주변 환경, 사람들과 어떠한 여정을 이뤄나가는지 표현한다. ‘이터널스’도 거대한 우주적 이야기를 담고 인간에 대한 큰 물음을 던지고 있다”고 했다. “사랑을 선택할 힘, 사람들의 공감 능력이나 사람들이 사랑을 택하는 데 있어서 두려워하지 않는 자세 같은 부분에서 많은 울림이 있길 바랐다. 그런 부분이야말로 우리를 인간답게 만든다”면서다.

해링턴 "히어로 여친에 '쿨한' 인간男 데인 특별" 

화상간담회에는 드라마 ‘왕좌의 게임’으로 스타덤에 오른 영국 배우 키트 해링턴(35)이 함께 했다. 그는 '이터널스'에서 구심점이 되는 세르시(젬마 찬)의 인간 연인 데인 역을 맡았다. 세르시가 수천년간 만남과 이별을 반복해온 이터널스 멤버 이카리스(리처드 매든)와 삼각관계에 빠진다. 해링턴은 “데인은 사랑하는 여자가 수천 년 전 외계에서 지구로 왔고 어마어마한 힘을 갖고 있다는 사실에 그는 쿨하게 대처한다. 강인한 여성상에 대해 전혀 위기감을 느끼지 않는 점이 오히려 그의 강인함을 보여준다”면서 “여친의 전 남자친구가 날아다니는 초인적 모습을 보이는 상황에서 주눅 들지 않고 다가가 대화한다. 평범한 남자만은 아니고 뭔가 특별한 것이 있으리라 생각한다”고 여지를 남겼다.

사전 예매 관객만 13만…1일부터 6000원 할인권

한국은 2008년 '아이언맨'을 시작으로 지난 13년간 마블 시리즈가 1억 넘는 관객을 동원한 ‘마블민국’이다. 더구나 한국영화에서 인기를 끈 마동석 액션을 마블 영화에서 본다는 점에서 ‘이터널스’는 진작부터 화제를 모았다. 31일 낮 12시 현재 예매 관객이 13만명을 넘어섰다.
1일부터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으로 거리 두기가 완화되는 것도 흥행을 도울 것으로 보인다. 특히 서울 메가박스 코엑스 돌비관, CGV용산아이파크몰 아이맥스관 등의 특별관들은 오전 9시대부터 자정 너머까지 하루 6회차로 상영 시간대를 넓혔다. 위드 코로나에 때맞춰 영화진흥위원회가 전국 521개 영화관에서 입장료 6000원 할인 이벤트를 시행하는 것도 흥행 호재로 보인다. 할인권은 선착순으로 일주일에 1인 2매까지 배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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