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놈인지 잘 아는데"…'미스터 쓴소리'의 이재명 옹호론 [스팟인터뷰]

중앙일보

입력 2021.10.31 05:00

업데이트 2021.10.31 12:25

‘미스터 쓴소리’. 조응천 더불어민주당 의원(재선·남양주갑)의 별명이다.

검사 출신 조 의원은 노무현 정부에서 검찰을 견제하는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법을 추진하다 조직에 찍혀 검사를 그만뒀다. 박근혜 정부 청와대에선 공직기강비서관을 지내던 중 비선 실세 정윤회씨의 국정 개입 의혹을 보고했다가, 거꾸로 문건 유출자로 지목돼 기소까지 당했다. 그 덕에 2016년 더불어민주당의 공천을 받아 국회의원이 됐지만, 민주당 내부에서도 그의 ‘쓴소리’는 멈추지 않았다.

그는 2018년 청와대 특별감찰관 비위 논란 땐 조국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의 사퇴를 공개적으로 요구했고, 2019년 ‘패스트트랙 정국’에선 여당이 추진하는 검·경 수사권 조정안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지난해 12월 야당의 비토권(거부권)을 삭제하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 개정안이 본회의에 올라왔을 땐 민주당에서 유일하게 표결에 불참했다.

조응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28일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조 의원은 이날 인터뷰에서 "대장동 개발은 도시개발만 하는 사업이다. 아파트 분양에서 발생한 이익까지 '왜 가져오지 못했냐'고 책임을 물으면, LH 3기 신도시 사업은 다 배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임현동 기자

조응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28일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조 의원은 이날 인터뷰에서 "대장동 개발은 도시개발만 하는 사업이다. 아파트 분양에서 발생한 이익까지 '왜 가져오지 못했냐'고 책임을 물으면, LH 3기 신도시 사업은 다 배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임현동 기자

그런 그가 최근 ‘대장동 논란’과 관련해선 “아무리 생각해도 이건 배임이 될 수 없다”며 ‘이재명 옹호론’을 펼쳤다. 지난 20일 국회 국토교통위 경기도 국정감사에서 감사반장으로 의사봉을 잡을 땐 ‘회의 진행이 편파적’이라고 주장하는 국민의힘 의원들을 향해 “눈이 삐딱하니까 삐딱하게 보이는 것”, “그럼 (손가락질이 아니라) 발가락질하나”라고 말하기도 했다.

‘미스터 쓴소리’는 왜 유독 대장동 논란에 단호할까. 조 의원은 지난 2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진행된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법률가로서, 또 국토교통위원회 여당 간사로서 종합적으로 따져봤지만, 성남시의 대장동 사업이 배임이란 건 말이 안 된다”고 밝혔다. 다음은 조 의원과의 일문일답.

국정감사 이후 “조응천의 재발견”, “실망했다”는 평가가 엇갈린다. 
“원칙을 지키고 싶었을 뿐이다. 국회법과 합의, 선례라는 세 가지 원칙을 지키겠다고 다짐했다. 스톱워치를 준비해 여야 위원과 도지사까지 다 답변 시간을 체크했다. 합의에 어긋나면 여야 불문 강력하게 제지했고, 도지사에게도 ‘빨리 답변 끝내라’고 했다.”
‘발가락질합니까’라는 발언도 화제였다.
“야당 의원들이 ‘손가락질하지 말라’고 외치던 상황이었다. 저로선 최선의 대응이었다. 달리 말했으면 싸움이 났을 거다. 위트 정도로 봐줄 수 있는 말로 (싸움을) 피하면서 상황을 끝낸 것뿐이다.”
지난 20일 경기도 수원시 경기도청에서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경기도청 국정감사에서 조응천 감사반장이 국민의힘 의원들의 항의에 초시계를 들어보이며 시간을 재고 있다고 반박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지난 20일 경기도 수원시 경기도청에서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경기도청 국정감사에서 조응천 감사반장이 국민의힘 의원들의 항의에 초시계를 들어보이며 시간을 재고 있다고 반박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화천대유에 엄청난 수익이 갔다. 그런데 왜 대장동 개발이 배임이 아닌가.
“배임을 말하려면, 지금이 아니라 행위를 한 시점을 기준으로 봐야 한다. 그런데 아무리 봐도 2015년에 이재명 시장이 성남시에 손해를 끼치고 화천대유에 이익을 준 구조는 아니었다. 이재명 시장은 손해를 보지 않기 위해 당시 추정이익 중 72%를 공공이 먼저 확정적으로 확보하는 방식을 택했다.”
추가이익 환수조항을 두지 않아 민간이 이익을 독식했다는 주장도 있다.
“그건 거래의 ABC를 무시한 놀부 심보 같은 주장이다. 부동산 경기가 변동돼 추가 이익이 발생했을 때 (민간 이익) 28%를 나눠달라고 하려면, 추가 손실에 대한 별도 약정을 하거나 공공이익을 감액해야 한다. 그래야 상대방이 동의하지 않겠나? 그런 것 없으면 거래 자체가 거부됐을 거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제2의 조국 사태”라고 한다.
“진 전 교수나 김경율 회계사는 화천대유의 대장동 아파트 분양사업까지 포함해서 ‘민간업자들에게 엄청난 개발이익을 안겨줬다’고 비난하는 것 같다. 그런데 성남도시개발공사(도개공)의 대장동 사업은 도시개발사업이다. 도개공이 출자한 ‘성남의뜰’은 택지 매각까지만 담당했다. 아파트 분양은 별도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토지조성 후 분양하는 공영사업도 아파트 분양매출액은 모두 다 민간에 귀속된다. 같은 잣대로 비교해야 한다.”
조응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사법연수원 동기인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에 대해 "청년 이재명과 청년 조응천은 성향이 달랐다. 서로 어떤 놈인지 잘 안다"고 말했다. 임현동 기자

조응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사법연수원 동기인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에 대해 "청년 이재명과 청년 조응천은 성향이 달랐다. 서로 어떤 놈인지 잘 안다"고 말했다. 임현동 기자

이재명 민주당 후보와 조 의원은 사법연수원 18기 동기다. 이 때문에 야권 일각에선 “조 의원이 개인적 친분 때문에 이 후보를 편드는 게 아니냐”는 주장도 나온다. 이런 지적에 대해 조 의원은 “조금이라도 잘못된 거 있었으면 저는 못 이런다. 차라리 잘못됐다고 비판했거나 침묵했을 것”이라며 “이건 다 따져보니 자신 있기 때문에 말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 후보와 가깝지 않나?
“연수원 동기다. 동기가 300명이니 얼굴은 알았지만, 청년 이재명과 청년 조응천은 성향이 달랐다. 그는 민변(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에 갔고, 나는 공안검사였다.”
가까워서 편드는 건 아닌가?
“가까웠으면 경선캠프에 들어가서 도왔을 거다.”
도와달라는 말도 없었나.
“아휴, 서로 어떤 놈인지 잘 아는데…”
이번 대선은 ‘고발 사주 의혹’과 ‘대장동 논란’으로 끝날 것 같다.
“검찰개혁 논의가 진행될 때 우려했던 상황이 현실화되는 것 같아 안타깝다. 신속한 결과를 보여줘야 하는 대장동 수사는 검·경이 총력수사를 한다지만 엇박자를 내고 있다. 고발 사주 의혹을 수사하는 공수처는 국민이 수사역량을 걱정해야 할 지경이다.”
대장동 수사 상황이 검찰개혁의 난맥상과도 닿아있나?
“그렇다. 헤드쿼터(headquarter·사령부)가 있어서 여기는 압수수색을 했으니 이쪽은 저쪽으로 나가라는 식으로 하든가, 압수수색 결과를 공유하든가 해야 하는데, 효율적이지가 않다. 제 얘기는 최대한 신속하고 철저하게 수사해서 빨리 진상을 규명하라는 것이다. (수사 결과를) ‘이겁니다’라고 자신 있게 드러내고 국민은 ‘그렇구나’ 하면서 끝나야 하는데, 그게 안 되지 않느냐. 답답하다.”
조응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1대 국회 들어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이란 목소리가 나오는데, 검수완박은 원래 제가 주장했던 것"이라며 "검수완박은 전제는 경찰에 대한 사법적 통제다. 지금처럼 노마크로 수사권을 주면 안 된다"고 주장했다. 임현동 기자

조응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1대 국회 들어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이란 목소리가 나오는데, 검수완박은 원래 제가 주장했던 것"이라며 "검수완박은 전제는 경찰에 대한 사법적 통제다. 지금처럼 노마크로 수사권을 주면 안 된다"고 주장했다. 임현동 기자

이번엔 수사가 대통령을 결정할 거란 전망까지 나온다.
“예전에도 정치권에서 고소·고발이 있었지만, 이젠 아예 대놓고 노골적으로 선거운동의 한 수단으로 수사기관을 이용하는 것 같다. 저 역시 정치인 한 사람으로서 부끄러운 마음을 금할 수 없다. 이럴 때일수록 수사 기관은 원칙을 세워야 한다.”
어떤 원칙인가. 
“선거가 임박하면, 후보자 관련 사건 중 선거에 직접 관련된 게 아니라면 잠정적으로 수사를 유보하는 게 낫다. 수사기관이 누구 소환하고 어디 압수수색하는 것에 따라 정보가 왜곡될 수 있어서다. 검찰이나 경찰, 공수처가 일방적으로 제시하는 정보를 근거로 유권자들이 대표를 뽑을 수는 없다. 국민은 ‘정치검찰’만 싫어했던 게 아니라 ‘검찰 정치’도 거부했다는 걸 잊으면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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