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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부터 보름간 절정" 560년된 이 숲서 즐기는 단풍 절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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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계 보고(寶庫)인 광릉숲의 단풍이 본격적으로 물들기 시작했다. 경기 포천·남양주 광릉숲은 560년간 개발되지 않고 보존돼 ‘절대 보존림’이다. 1468년 조선 시대 세조의 능림으로 정해 보호·관리되기 시작한 유서 깊은 지역이다. 이후 불태워지거나 훼손되지 않은 채 원시림, 천연림 상태를 유지해 오고 있는 곳이다.

광릉숲(2420㏊)은 2010년 6월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으로 등재됐다. 광릉숲에 서식하는 산림생물 종은 식물 946종, 곤충 3932종 등이다. 41종의 희귀·특산식물이 있다. 식물과 곤충뿐 아니라 균류 등 다양한 산림생물도 서식하고 있다. 광릉숲은 남한 산림 997만㏊의 0.02%에 불과하지만 서식하는 곤충은 3932종으로 국내 1만7761종의 22.1%에 달한다.

지난 25일 포천 국립수목원 전경. 국립수목원

지난 25일 포천 국립수목원 전경. 국립수목원

붉은빛, 갈색, 노란빛 제각각 빛깔 단풍   

광릉숲의 가을 단풍은 계수나무잎에서부터 시작됐다. 광릉숲에는 나무도 많고 종류도 다양해 단풍 빛깔도 제각각이다. 푸른 하늘과 맑은 호수를 배경으로 단풍이 알록달록 피어나고 있다. 단풍나무류는 붉은빛, 참나무류는 갈색, 자작나무는 노란빛 등으로 각기 다른 색깔을 연출하고 있다.

산림청 국립수목원은 광릉숲 단풍이 절반 이상 물들었다고 29일 밝혔다. 요즘을 ‘단풍 절정’으로 부른다고 했다. 이곳에서는 숲에 있는 당단풍나무가 50% 이상 물들었을 때를 절정이라고 한다. 국립수목원은 11월 초, 중순께 단풍이 전체적으로 제대로 물들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광릉숲 단풍 절정은 26일이었으며 올해는 이보다 4일 빠른 편이다.

지난 25일 포천 국립수목원 전경. 국립수목원

지난 25일 포천 국립수목원 전경. 국립수목원

국립수목원, 단풍 즐기며 산책하기 제격  

국립수목원은 우리나라 수목원 중 가장 넓은 면적을 자랑한다. 산책하는 데 서너 시간 정도 걸린다. 빠뜨리지 말고 가봐야 할 곳 중 하나가 숲생태 관찰로와 육림호. 숲생태 관찰로는 숲속에 나무 데크를 놓아 관람객이 직접 숲에 들어가는 듯한 착각을 하게 한다. 산길을 힘들게 오르지 않아도 숲을 느낄 수 있다. 거대한 숲속 연못인 육림호에도 단풍이 물들기 시작했다. 우거진 소리봉을 배경으로 조성돼 있다. 잔잔한 육림호 호수에 비친 단풍으로 물들기 시작한 소리봉의 풍광은 한폭의 동양화를 연상케 한다.

지난 25일 국립수목원 육림호. 국립수목원

지난 25일 국립수목원 육림호. 국립수목원

광릉숲에 자리한 국립수목원에서는 3344종의 식물을 만날 수 있다. 수목의 특징·용도·기능에 따라 수생식물원·관목원·난대식물 온실·작약원·희귀특산식물 보존원·약용식물원·침엽수원·습지식물원 등 22개 전문 수목원이 있다. 일반 방문객은 물론 식물전공 학생과 전문가들에게 현장 학습장소로 인기가 높다.

지난 25일 포천 국립수목원 전경. 국립수목원

지난 25일 포천 국립수목원 전경. 국립수목원

국립수목원 연구기획팀 김창준(이학박사) 연구사는 “광릉숲은 온대 북부와 온대 중부 등 식생 기후가 중첩된 지역으로, 참나무류와 단풍나무류 등 다양한 낙엽활엽수가 우거져 단풍과 가을 정취를 만끽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국립수목원은 예약해야 입장 가능  

국립수목원은 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개방한다. 방문하려면 인터넷이나 전화로 예약해야 한다. 수목원에는 음료수 이외의 음식물을 파는 곳이 없다. 관람객은 도시락을 가져가 지정된 장소에서 식사할 수 있다. 애완동물, 곤충채집 도구, 자전거 등을 가지고 들어갈 수 없다.

광릉숲 위치도. 중앙포토

광릉숲 위치도. 중앙포토

1시간에 한 번씩 수목원 숲 해설가가 동행하며 숲의 생태계를 설명해준다. 10월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관람할 수 있다. 11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관람 시간이 오후 5시까지로 한 시간 줄어든다. 수목원 입장료는 어른 1000원, 청소년(만 13∼19세) 700원, 어린이(만 7∼12세) 500원이다.

국립수목원 앞 ‘광릉숲길’도 인기 산책코스  

국립수목원에 입장하지 않을 경우 정문 앞 ‘광릉숲길’에서 광릉숲의 가을을 체험할 수 있다. 국립수목원, 봉선사천, 광릉 옆을 지나는 관통 도로(98번 지방도, 왕복 2차로) 주변은 수백 년 된 아름드리 전나무숲이 장관을 이룬다. 관통 도로변에 지난 2019년 5월 조성된 ‘광릉숲길’도 완연한 가을을 맞았다.

광릉숲길에는 테마별로 10개의 정원이 만들어져 10가지의 이색적인 가을 숲 경치(10경)를 만끽할 수 있다. 난간이 설치된 데크 로드 위를 따라 거닐게 돼 있다. 광릉숲길 전체 구간은 봉선사 입구∼광릉∼국립수목원 입구 간 3km 구간이다.

광릉숲길 5경, 산새소리정원. 국립수목원

광릉숲길 5경, 산새소리정원. 국립수목원

산림청 국립수목원, 문화재청, 남양주시, 경희대 평화복지대학원이 지역과 함께 고민해 조성한 숲길이다. 국립수목원 정원연구센터 이경미 연구사는 “아름다운 광릉숲의 자연을 알차게 체험할 수 있도록 숲을 제공하고 탐방객들이 숲과 생태계 보전의 중요성을 인식할 수 있도록 마련한 공간”이라고 소개했다.

테마별 10개 정원에서 다양한 가을 숲길 체험  

국립수목원 김창준 연구사는 “광릉숲길을 따라 걷다 보면 계절을 느낄 수 있는 식물과 곤충 등 다양한 생물을 만나고 새소리, 바람소리, 물소리 들을 수 있다”며 “잠시 쉬어갈 수 있는 쉼터와 숲속에 앉아 책을 보는 작은 도서관이 인기 공간”이라고 했다. 그는 “광릉숲길과 이어지는 남양주시 진접 방면으로 광릉숲 생물권보전지역 둘레길도 연결돼 광릉숲 주변 지역 풍광도 동시에 즐기며 거닐 수 있다”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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