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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기만 하면 10억 완판…13년째 캠핑덕후가 '성덕' 된 사연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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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광양의 한 공원에서 시민들이 캠핑을 하고 있다. [뉴스1]

전남 광양의 한 공원에서 시민들이 캠핑을 하고 있다. [뉴스1]

캠핑이 유행이다. 한국무역통계진흥원은 올해 국내 캠핑 인구가 700만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사업자 등록이 된 캠핑장 수는 2018년 1900개에서 올해 2800개로 늘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몸과 마음이 답답한 이들이 국내의 산과 숲으로 발길을 돌리면서다.

[잡썰33] 코오롱스포츠 방종호 용품기획 담당

캠핑족이 늘어나면서 캠핑 장비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캠핑아웃도어진흥원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캠핑 시장 규모는 4조원에 달한다. 2017년 2조원에서 4년 만에 두 배가 된 거다. 업계도 모처럼 활기찬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 28일 서울 송파구 코오롱스포츠 문정직영점에서 만난 방종호(45) 코오롱스포츠 용품기획 담당은 “냉정하게 보면 코로나19 전에는 캠핑업계가 완전히 죽어 있었다. 업계 전체가 거의 바닥이었다”고 말했다.

지난 28일 서울 송파구 코오롱스포츠 문정직영점에서 방종호 용품기획 담당을 만났다. 이병준 기자

지난 28일 서울 송파구 코오롱스포츠 문정직영점에서 방종호 용품기획 담당을 만났다. 이병준 기자

방 담당은 2008년 코오롱스포츠에 입사해 13년 넘게 캠핑용품 기획과 개발·생산을 담당하고 있다. 그는 “코오롱스포츠가 처음 캠핑용품을 만들기 시작한 1973년 무렵엔 전문 산악인을 위한 캠핑용품이 중심이었다. 텐트의 경우 작고, 가볍고 바람에 강한 ‘익스트림’ 위주로 나왔다”며 “이후 자동차에서 캠핑하는 ‘오토캠핑’, 가족 단위의 ‘패밀리 캠핑’이 뜨면서 2010년을 전후해 큰 텐트가 나오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젊은 캠핑 인구의 증가도 캠핑용품 변화에 영향을 미쳤다. 방 담당은 “예전에도 캠핑을 즐기는 젊은 소비자가 있긴 했다. 2010년대 초반까지 젊은 소비자 사이에서 백패킹이나 가볍게 갈 수 있는 미니멀 캠핑과 피크닉 캠핑 등이 유행했다”면서도 “최근에는 그 수가 훨씬 많다. 이에 따라 실용성은 물론이고 제품 외관 등에도 더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고 했다.

텐트·난로·랜턴…출시할 때마다 10억원 완판

방 담당은 지난해 크라우드펀딩 플랫폼 와디즈에서 5분 만에 4억원, 총 13억 원어치가 팔린 면 텐트 ‘오두막’을 만든 주인공이다. 마찬가지로 와디즈에서만 각각 10억원의 매출을 올린 화목난로 ‘부뚜막’‘황동 랜턴’도 그의 작품이다. ‘오두막’과 ‘부뚜막’ 제품은 구매 고객 중 25~44세 비율이 60%대다.

코오롱스포츠 면 텐트 오두막. [사진 코오롱스포츠]

코오롱스포츠 면 텐트 오두막. [사진 코오롱스포츠]

코오롱스포츠 화목난로 부뚜막. [사진 코오롱스포츠]

코오롱스포츠 화목난로 부뚜막. [사진 코오롱스포츠]

방 담당은 “화목난로 등은 사실 ‘고수 아이템’이다. 쓰거나 관리하는 법을 잘 알아야 하는데 입문자들이 많이 샀다”며 “캠핑 초심자에겐 희소성 있는 제품으로 어필을 하고, 숙련자에겐 수집욕을 불러일으켜 인기를 끌을 수 있었던 것 같다”고 전했다.

요즘에도 한 달에 두세번씩 개인적으로 캠핑하러 다닌다는 그는 업계에서 손꼽히는 ‘캠핑 덕후’ 중 하나이다. 성공한 덕후니 ‘성덕’으로 불린 만 하다. 방 담당은 “한 달에 20~30만원 정도씩은 사비로 캠핑 장비를 사고 있다”며 “내가 사서 써보지 않으면 사람들이 뭘 갖고 싶은지 알 수가 없기 때문”이라고 했다. 캠핑용품을 만들 때 무엇에 가장 중점을 두느냐는 질문에 그는 “오래 쓸 수 있고, 갖고 싶은 제품을 만드는 것”이라고 답했다.

“장비보다는 캠핑 즐기는 게 중요”

코오롱스포츠 용품기획팀 직원들. [사진 코오롱스포츠]

코오롱스포츠 용품기획팀 직원들. [사진 코오롱스포츠]

그는 “캠핑은 즐기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방 담당은 캠핑 입문자를 향해 “일단 좋은 날씨에 좋은 환경에서 캠핑을 즐겨보는 게 좋다. 장비는 그 이후에 꼭 필요한 것들 중심으로만 맞추면 된다”며 “캠핑에도 여러 가지 방식이 있으니 자신이 어떤 걸 좋아하고 즐기는지 알아야 장비도 선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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