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전자결재 시간 석연찮다"…이재명 해명 받아친 황무성

중앙일보

입력 2021.10.30 05:00

업데이트 2021.11.02 16:50

검찰 조사를 받으러 온 황무성 전 사장. 사진 JTBC 캡처

검찰 조사를 받으러 온 황무성 전 사장. 사진 JTBC 캡처

대장동 개발사업 공모 지침서 바꿔치기 의혹을 제기한 황무성(71)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초대 사장이 29일 “전자결재 시스템의 결재 시간이 석연치 않다. 이를 확인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황 전 사장은 전날(28일) 언론에 보낸 입장문에서 “2015년 1월 투자심의위원회·이사회 등에서 의결했던 내용과 달리 수사기관에서 확인한 현재 공모지침서에는 ‘사업이익 1822억원 고정’으로 변경돼 있었다”고 밝혔다. 원안(수익 50% 이상 보장)대로 사업이 진행됐다면 성남시는 지분율에 따라 50% 이상 수익을 올릴 수 있었다. 이런 변경이 황 전 사장의 주장대로 절차를 제대로 지키지 않은 것이라면 대장동 개발 전반에 걸친 배임 혐의를 입증할 수 있는 열쇠가 될 수도 있다.

이에 대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측은 “공모지침서에 1822억원이라는 숫자가 구체적으로 나오지 않는다”(박찬대 대변인), “전자결재 시스템이라 ‘속지갈이’를 할 수 있는 시스템이 아니다”(이경 전 대변인)라고 반박했다.

황무성, 이 후보 측 반박에 재반박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29일 경기 성남시 수정구 신흥동 2457번지 성남 제1공단 근린공원 조성공사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뉴스1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29일 경기 성남시 수정구 신흥동 2457번지 성남 제1공단 근린공원 조성공사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뉴스1

황 전 사장은 입장문을 배포한 뒤 가진 이날 오전 중앙일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이 후보 측은) 전자결재 시스템이라 바꿀 수 없다고 주장하는데, (단계별) 결재 시간이 구분돼있지 않았다고 들었다. 그 부분이 석연치 않다”고 말했다. 하급자부터 결재가 시작되니 상급자로 올라올수록 전자 결재 시간이 늦어져야 하는데 그렇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그는 “결재 시스템을 정확히 모르겠지만, 각자 결재한 실무자들은 그 내용을 알 테니 중간에 바뀌었다면 알고 있을 것”이라며 “이사회 결의 내용이 중간에 변경됐다면 보고가 있었을 텐데 그렇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신이 결재한 것으로 알고 있는 지침서 내용과 실제 공고된 지침서의 환수 조항이 다르다는 주장을 고수했다.

황 전 사장은 “투자심의위(2015년 1월 26일)나 이사회(1월 27일), 성남시의회 상임위원회(2월 4일) 등 의결 내용에서는 ‘수익 50대 50’이었는데 그게 더 좋은 설계였다”고 말했다. 자신이 재직 당시 원래 서명한 서류에 담겨 있던 내용이 결과적으로는 성남시나 공사 측에 더 유리했다는 것이다. 그는 “(이번 사태로) 국민적 분노가 왜 일어났겠나”라며 “민간사업자가 과도하게 수익을 챙기니 이런 결과가 나온 건데, 그런 해명 없이 무조건 착한 설계라고 해선 안 된다”고 덧붙였다.

“‘1822억원’이 공모지침서에 제시돼 있지 않다”는 이 후보 측 설명에 대해선 “6년이 지난 일을 하나하나 기억하기 어렵다. 숫자가 중요한 게 아니다. 있고 없고를 따질 문제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황무성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초대 사장(왼쪽)과 당시 성남시장이었던 이재명 경기도지사. 사진 성남도시개발공사

황무성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초대 사장(왼쪽)과 당시 성남시장이었던 이재명 경기도지사. 사진 성남도시개발공사

이 후보에게 남긴 마지막 말 “좋은 사람 잘 써야 한다” 

그는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을 마지막으로 봤던 날(퇴임식 전날)인 2015년 3월 10일도 떠올렸다. 그는 “유동규 전 공사 기획본부장의 횡포 등을 (이 후보가) 몰랐을 리가 없다고 생각해서 사람을 가려 쓰라는 취지로 그런 말을 했다”며 “마지막으로 악수하면서 ‘좋은 사람을 잘 써야 한다’는 마지막 말을 남겼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또 유한기 포천도시공사 사장(2015년 당시 공사 개발사업본부장)이 본인의 재판 문제 때문에 사퇴를 건의했다고 밝힌 데 대해서는 “왜 이제 그런 얘기를 하는지 모르겠다”고 반박했다. 유한기 당시 본부장이 황 전 사장의 사직을 요구한 정황이 나오는 녹취록엔 황 전 사장의 재판 문제가 언급되지 않는다.

이 후보 측 “황무성 신빙성 떨어져...대질 조사해야” 

앞서 이 후보 캠프 대변인인 박찬대 민주당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황 전 사장의 발언이나 녹취록은 신빙성이 떨어진다”며 “현재는 (황 전 사장의) 일방적인 주장이니 유한기 사장 등과 대질 수사가 필요하다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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