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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역학조사·재택치료 강화해야 5차 대유행 막아”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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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60호 03면

‘핼러윈 데이’를 이틀 앞둔 29일 서울 용산구청 직원들이 이태원 세계음식거리에서 코로나19 방역 작업을 하고 있다. 이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다음 달 1일부터 시행하는 새로운 방역 체계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의 최종 시행방안을 발표했다. [뉴스1]

‘핼러윈 데이’를 이틀 앞둔 29일 서울 용산구청 직원들이 이태원 세계음식거리에서 코로나19 방역 작업을 하고 있다. 이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다음 달 1일부터 시행하는 새로운 방역 체계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의 최종 시행방안을 발표했다. [뉴스1]

다음달 1일부터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이 본격 시작된다. 전문가들은 일상 회복을 미룰 수 없지만 정부의 준비가 부족하다고 우려하고 있다. 위드코로나에 따른 방역조치 완화로 초기 확진자가 급격히 늘 수 있는 상황에 대한 준비가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지난 7월부터 이어진 4차 대유행의 확산세가 이달 들어 감소세를 보이다가 최근 다시 증가하고 있다.

델타 변이 확산에 코로나19 전파력이 높아지는 겨울철이 다가오고 있다는 점도 일상회복 진행에 불리한 점으로 꼽힌다. 이에 대해 정부는 “지난 18일 사적모임 규제 등을 일부 완화한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김윤 서울대 의대 교수는 “방역완화 탓이라면 식당·술집·PC방 같은 다중이용시설에서 확진자가 많이 나와야 하는데 지금 나오는 확진자 대부분이 요양병원·요양원, 병원, 학교, 직장에서 나온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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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 접종으로 얻은 효과가 떨어지면서 노인이나 취약계층 있는 시설에서 대규모 돌파감염이 발생하거나 아직 접종하지 않은 학생들이 모인 학교서 나온다는 것이다. 실제로 29일 창원의 한 정신과 병동에서 121명의 집단 감염이 확인됐다.

전문가들이 가장 우려하는 건 확진자 폭증에 따른 의료체계 마비 사태다. 중환자들이 제대로 치료받지 못하면 사망자가 같이 늘어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염호기 대한의사협회 코로나19대책전문위원회 위원장은 “국내 하루 확진자 수가 2만 명까지도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의협은 29일 “5차 대유행을 대비한 시나리오와 대책을 만들고, 대규모 환자 발생에 따른 중환자 진료체계와 재택치료에 대한 준비를 철저히 해야 한다”는 성명서를 냈다. 김윤 교수는 “정부가 역학조사 인력을 늘리고 의료체계를 정비하는 등의 대비는 하지 않고 방역을 푸는 것만 얘기하고 있다”며 “이대로면 12월쯤 5차 대유행이 올 수 있고 서킷 브레이커가 발동될 수 있다”라고 비판했다. 중환자실 병상가동률이 75% 이상이 되거나 주 7일 이동평균 70% 이상인 경우 비상계획(서킷 브레이커)을 발동한다.

재택치료에 대해서도 우려가 크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중간에 갑자기 상태가 악화하는 이들이 사망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고, 또 격리가 생활치료센터에서처럼 완벽하게 이뤄지지 않을 수 있는 점도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50세 미만, 무증상자, 무기저질환자가 대상인 해외와는 달리 재택치료 대상자를 너무 폭넓게 정해놨다”며 “요양시설, 병원에 있는 80대 이상에 추가 접종을 서둘러야 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김탁 순천향대부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위드코로나가 좋은 면만 있는 게 아니란 걸 분명히 알아야 하고 위험부담을 감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우리의 의료역량이 일 신규 확진자 4000명 정도인데 위드 코로나로 환자가 급증할 경우 다시 방역을 강화하는 쪽으로 국민을 설득할 수 있겠느냐는 지적이다.

김 교수는 “단기적으로는 의원 포함 모든 병원이 코로나 환자를 볼 수 있게 하는 등 의료 대응체계를 바꾸라고 (전문가들이) 계속 얘기하는데 그 부분은 준비 없이 방역 완화만 강조, 진행된 상태라 우려가 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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