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핼러윈 데이 앞두고 초록 체육복·핑크 수트 구매 북새통

중앙선데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760호 11면

[SPECIAL REPORT]
‘오징어 게임’ 대해부

지인들과 함께 일주일 전 ‘오징어 게임’ 속 의상들로 핼러윈 파티를 즐긴 후 인스타그램에 인증샷을 올린 계정명 ‘styleholic7’. [사진 인스타그램 캡처]

지인들과 함께 일주일 전 ‘오징어 게임’ 속 의상들로 핼러윈 파티를 즐긴 후 인스타그램에 인증샷을 올린 계정명 ‘styleholic7’. [사진 인스타그램 캡처]

456벌의 체육복을 사기 위해 총 18만5555명이 몰렸다. 경쟁률은 414대1.

지난 18일부터 22일까지 온라인 쇼핑몰 무신사가 진행한 초록색 체육복 추첨 이벤트 결과다.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과 무신사가 공식 협업한 초록색 체육복은 응모 추첨 당첨자에게만 구매 기회를 주는 ‘래플’ 이벤트로 판매됐다. 제품은 체육복 상하의와 티셔츠가 세트로 구성됐다. 작품 속 주요 캐릭터였던 456번, 218번, 001번, 067번 총 4가지 숫자가 새겨졌는데 구매자가 직접 고를 수는 없고 래플 당첨시 랜덤 발송됐다.

무신사에 따르면 이벤트 참가자 중 남성은 61%, 여성은 39%로 집계됐다. 나이대는 19~23세 27%, 24~28세 29%로 20대에서 호응이 가장 컸다. 무신사 담당자는 “핼러윈 데이를 겨냥한 이벤트로 드라마 속 상징적인 숫자인 456에 맞춰 당첨자 수 456명, 가격도 4만5600원으로 정했다”며 “또 하나의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추첨 형태로 진행했다”고 했다.

관련기사

무신사 이벤트에서 판매된 체육복 세트와 패키지. 제품은 체육복 상하의와 티셔츠로 구성됐다. [사진 무신사]

무신사 이벤트에서 판매된 체육복 세트와 패키지. 제품은 체육복 상하의와 티셔츠로 구성됐다. [사진 무신사]

하루 앞으로 다가온 핼러윈 데이(매년 10월 31일 열리는 미국의 축제)를 맞아 전 세계가 ‘오징어 게임’ 의상을 구매하느라 북새통이다. 아마존닷컴 검색창에 squid(오징어)만 치면 squid game costume, squid game mask, squid game jumpsuit 등이 자동검색 된다. 판매 품목은 이정재의 드라마 속 번호인 456이 새겨진 초록색 체육복과 진행요원의 핑크 점프수트·마스크가 주를 이룬다. 가격은 마스크 15달러99센트(약 1만9000원), 초록색 체육복 상하의 세트는 디자인 별로 33달러99센트부터 59달러99센트까지 다양하다. 핑크 점프수트는 35달러99센트부터 가격이 매겨져 있다.

국내 시장도 동일하다. 서울 종로구 창신동 완구거리와 동대문 평화시장에는 호박·해골 등 전통적인 핼러윈 마스크와 함께 ‘오징어 게임’ 속 의상들이 걸렸다. 온라인 쇼핑몰 쿠팡에서도 판매하는데 생산이 수요를 못 쫓아가 대부분 ‘11월 2일 이후 도착’이라고 적혀 있다.

광고 홍보 일을 하는 이대원씨는 “2주 전 동대문 평화시장에서 아내와 나, 두 아들의 의상을 모두 구매했다”며 “어른용 체육복은 5만원, 아이들이 입을 핑크색 진행요원 옷은 의상·마스크·장갑·총 풀세트를 7만원에 구입했다”고 했다. 이씨가 서둘러 의상을 구매한 건 핼러윈 데이 당일 축제 때 입으려는 목적보다 가족이 함께 사진을 찍고 인스타그램에 올리기 위해서다.

국내에서도 젊은 층을 중심으로 핼러윈 데이를 즐기는 인구가 많아졌지만 적극적으로 거리에 나서기보다 대부분 집·호텔 등에 친구들과 모여 사진을 찍고 SNS에 인증샷 올리는 걸 선호한다. 인스타그램 계정에서 ‘#할로윈’을 검색하면 210만 개의 게시물이 뜬다. 해당 게시물들에서 ‘오징어 게임’ 속 의상을 입고 촬영한 사진들을 쉽게 찾을 수 있다. 가장 인기 있는 의상은 국내외 모두 초록색 체육복이다.

그런데 핼러윈 데이 의상으로 ‘오징어 게임’ 옷들이 왜 인기일까. 지인들과 함께 1주일 전 ‘오징어 게임’ 의상을 입고 핼러윈 파티를 즐겼다는 스타일리스트 서정은씨는 “하루쯤 내가 아닌 다른 사람으로 변신하는 게 핼러윈 의상의 재미인데 ‘오징어 게임’ 속 옷들은 사람들이 원하는 요소들을 잘 갖췄다”고 했다.

첫 번째 요소는 평범함이다. 참가자들이 입은 초록색 체육복과 흰 운동화, 프론트맨(이병헌) 의상인 검정 재킷과 바지는 요란하게 변장하는 걸 어색해하는 사람들도 무난하게 시도할 수 있다. 실제로 핼러윈 데이가 끝나고 일상복으로 입어도 무리가 없다. 홍보대행사 매그의 이영민 대표는 “평범해도 사람들이 다 알아봐주고, 드라마 속 의상을 이용하는 ‘센스’를 인정해주고, 서로 동질감까지 느낄 수 있으니 이만큼 가성비 좋고 편한 축제 의상이 없다”고 했다.

둘째 요소는 체육복 컬러인 초록색이 요즘 인기 있는 ‘레트로(복고)’풍이라는 점이다. 빨강·파랑이었다면 정치판에 이용당할 게 뻔하고, 검정·흰색은 얌전하고, 보라·자주는 세련돼 보인다. 반면 초록색은 적당히 촌스럽고 편안하다.

세 번째 요소는 마스크다. 프론트맨과 진행요원의 마스크는 축제일 하루 정도는 ‘익명의 나’로 변신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안성맞춤인 아이템이다. 서 스타일리스트는 “초록색 체육복에는 원래 마스크가 없지만 해골 등 어떤 종류의 마스크를 매치해도 자연스럽다”고 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