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김만배에 '노래방 녹취' 들려주니…“25% 주면 뭐가 남나”

중앙일보

입력 2021.10.29 18:49

업데이트 2021.11.01 14:18

검찰이 대장동 개발 사업 의혹의 핵심 인물인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56)씨에 대해 내주 초 구속영장을 재청구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김씨 구속영장은 지난 14일 법원에서 기각한 바 있다. 18일 인천공항에서 체포됐다 석방된 천화동인 4호 소유주 남욱(48) 변호사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 역시 임박했다고 한다.

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의 핵심 인물이자 화천대유의 대주주 김만배 씨가?20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뉴스1

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의 핵심 인물이자 화천대유의 대주주 김만배 씨가?20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뉴스1

김만배 영장 재청구 임박…검찰 대장동 수사 분수령

29일 중앙일보 취재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대장동 의혹 전담수사팀(팀장 김태훈 4차장)은 지난 28일 김씨 소환 조사에서  이 사건 핵심 증거인 ‘정영학 녹취파일’ 다수를 직접 청취하게 했다고 한다. 이는 지난 14일 구속영장 실질심사에서 법원이 “피의자의 방어권을 보장할 필요성이 큰 반면에 피의자에 대한 구속의 필요성이 충분히 소명되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기각사유를 든 것을 의식한 조치로 풀이된다. 재청구 시 최소한의 방어권 보장을 위한 조처라는 것이다. 김씨 측 변호인단도 ‘방어권 보장을 위해 녹취록을 청취해야 한다’고 요구하는 의견서를 제출했다고 한다.

수사팀은 김씨에 대한 영장이 기각된 뒤 김씨를 총 6차례 소환 조사하는 등 영장 재청구를 위한 보강 수사에 공을 들여왔다. 남욱 변호사는 물론 천화동인 5호 소유주 정영학(53) 회계사, 유동규(52‧구속)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등 이른바 ‘대장동 4인방’의 대질조사도 벌였다.

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의 핵심인물 중 한 명인 남욱 변호사가 18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에서 검찰에 긴급 체포돼 차량으로 향하고 있다.뉴스1

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의 핵심인물 중 한 명인 남욱 변호사가 18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에서 검찰에 긴급 체포돼 차량으로 향하고 있다.뉴스1

검찰은 김씨와 남 변호사는 유 전 본부장과 공모해 민간사업자에게 막대한 수익이 돌아가도록 사업을 설계해 성남도시개발공사 측에 수천억원 상당의 손해를 입히고, 그 대가로 유 전 본부장에게 700억원을 지급하기로 약속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핵심 증거는 정 회계사가 검찰에 제출한 녹취파일 19개 중 하나인 ‘노래방 녹취록’이다. 지난해 10월 30일 경기 성남시 분당구 소재 노래방에서 유동규 전 본부장이 김씨에게 “그동안 도와준 대가를 지급하라”고 요구했고, 김씨는 “그동안의 기여를 감안해 700억 원 정도를 지급하겠다”고 했다는 이익배분을 논의한 내용이다. 앞서 검찰은 유 전 본부장을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길 때도 김씨로부터 개발이익의 25%인 700억원을 받기로 했다는 부정처사 후 수뢰 약속 혐의를 공소장에 담았다.

다만 김씨는 검찰 조사에서 “호의를 드러내는 과장된 표현일 뿐 실제로 지급하려는 의사는 없었다”며 “정영학 회계사에게 공통경비를 받아내려는 목적도 있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고 한다.

또 ▶유 전 본부장에게 사업이익의 25%를 지급하기로 했다는 데 대해 남욱 변호사와 정영학 회계사가 “몰랐다”고 진술하기 때문에 동업자들의 합의도 없는 상황이고 ▶김만배씨의 지분(44.2%) 이익 중 동업자들도 추가 정산을 요구하는 상황에서 유 전 본부장에게 25%를 지급한다고 가정하면 김씨의 몫이 얼마 남지 않는다는 점도 이치에 맞지 않는다는 논리도 펴고 있다.

'대장동 개발 사업 특혜' 의혹의 핵심인물로 꼽히는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배임) 등 혐의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은 후 호송차를 타고 서울구치소로 향하고 있다. 중앙포토

'대장동 개발 사업 특혜' 의혹의 핵심인물로 꼽히는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배임) 등 혐의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은 후 호송차를 타고 서울구치소로 향하고 있다. 중앙포토

그러나 검찰은 김씨가 유 전 본부장에게 ① 비상장사 유원홀딩스 주식을 고가 매수하는 방법 ② 천화동인 1호 배당금을 직접 주는 방법 ③ 김씨가 배당금을 수령해 다시 증여하는 방법 ④ 남욱 변호사가 화천대유를 상대로 명의신탁 소송을 벌여 지급하는 방법 등 4가지 전달 시나리오를 제안하고 약속한 내용도 녹음돼 있는 만큼 ‘700억 약정설’의 실체가 분명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곽상도 50억 어떤 대가? 檢 6년 전 대장동 컨소시엄도 수사

또 검찰은 곽상도 무소속 국회의원이 아들의 퇴직금 명목으로 받은 50억원이 대장동 개발사업 편의 제공에 따른 대가성 있는 뇌물임을 입증하는 데 수사를 집중하고 있다. 곽 의원에게 대장동 개발 사업과 관련한 ‘청탁’을 입증하는 문제 때문이다.

검찰은 지난 5일 법원에 곽 의원 아들 계좌에 대한 추징보전을 청구하면서 김씨가 2015년 6월 곽 의원에게 연락해 ‘대장동 개발 사업 인허가 등 편의를 봐주는 대가로 이익금을 나눠주겠다’는 제안을 한 것으로 봤다. 그러면서 특가법 뇌물 혐의와 함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도 추가했다. 뇌물죄 입증이 어려울 경우 불법 정치자금으로라도 추징하겠다는 뜻이다. 이에 곽 의원 아들 측은 항고를 검토 중이다.

곽상도 의원. 연합뉴스

곽상도 의원. 연합뉴스

이에 검찰은 국회의원 시절 대장동 발굴 문화재 처리 관련 도움을 줬는지 살펴본 데 이어 2015년 하나은행 컨소시엄 구성에도 도움을 줬는지도 수사 중이다.

이를 놓고 한 현직 차장검사는 “뇌물 혐의는 수천만원으로도 구속되기 때문에 청탁에 대한 입증만 된다면 충분히 구속 수사가 가능한 사안”이라고 짚었다. 또다른 검찰 간부는 “김만배에 대한 영장 재청구는 화천대유 수사의 분수령이 될 것”이라며 “영장을 다시 칠 때는 절대 기각되지 않는다는 마음가짐”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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