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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식되는 위드코로나, 상사들 들떠" "확진자 폭증땐 어쩌나"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내달 일상정부가 내달 1일부터 새로운 방역체계인 '단계적 일상회복' 1단계 시행계획을 발표한 29일 서울 서초구의 한 식당 입구에 24시간 영업 간판이 설치돼 있다. [연합뉴스]

내달 일상정부가 내달 1일부터 새로운 방역체계인 '단계적 일상회복' 1단계 시행계획을 발표한 29일 서울 서초구의 한 식당 입구에 24시간 영업 간판이 설치돼 있다. [연합뉴스]

“2년 만의 완전체 모임 설렌다.” vs “확진자 폭증하면 어떻게 되는 것인지 의문만 가득하다.”

2년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으로 인한 비상 체제에 살다가 일상으로 회복하는 방안이 발표되면서 시민들의 반응은 이같이 엇갈렸다. 정부가 새로운 방역체계인 ‘단계적 일상 회복’ 1단계 방안을 다음 달 1일부터 시행한다고 발표하면서다.

“11월 회식에 워크숍도 한다” 기대감 솔솔

28일 오후 8시 30분쯤 핼러윈을 앞둔 이태원 해밀턴호텔 뒷편 골목의 모습. 정희윤 기자

28일 오후 8시 30분쯤 핼러윈을 앞둔 이태원 해밀턴호텔 뒷편 골목의 모습. 정희윤 기자

그동안 미뤘던 모였던 모임을 재개하는 등 ‘위드 코로나’ 동참에 나서는 분위기도 왕성하다. 직장인 강모(28)씨는 “고등학교 때부터 만나던 친구 6명이 모였는데 코로나19 이후로 거의 못 봤다. 이제는 다들 백신 접종도 완료했으니 다음 주 주말에 바로 모이기로 했다”며 “2년 만에 완전체 모임이라 설렌다”고 말했다. 금융권에 재직하는 김모(26)씨는 “11월 회식은 물론이고 워크숍 일정까지 잡혔다”면서 “특히 상사들이 들뜬 분위기”라고 했다.

위드 코로나를 반기지만 동시에 우려스럽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혜화역 커피숍에서 만난 맹모(58)씨는 “이제는 정말 일상으로 돌아가야 할 때긴 하다”면서도 “체계적인 방역 대책도 함께 발표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맹씨는 “지금 상황에서는 확진자가 폭증해 병상이 부족하면 어떻게 되는 건지, 재택 치료는 정말 가능한 것인지, 재택 치료를 한다면 같이 사는 가족들은 어떻게 되는지 등 의문만 계속 드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확산 타격은 또 자영업자가 입지 않겠나” 우려도

정부가 내달 1일부터 새로운 방역체계인 '단계적 일상회복' 1단계 시행계획을 발표한 29일 서울 서초구의 한 식당 텔레비전 화면에 일상회복 최종안 브리핑 뉴스가 방송되고 있다.[연합뉴스]

정부가 내달 1일부터 새로운 방역체계인 '단계적 일상회복' 1단계 시행계획을 발표한 29일 서울 서초구의 한 식당 텔레비전 화면에 일상회복 최종안 브리핑 뉴스가 방송되고 있다.[연합뉴스]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은 자영업자의 반응도 엇갈렸다. 대학로에 있는 인도 카레 전문점 점원 A씨는 “지난 2년 동안 매출이 예전 대비 50% 이상 줄었는데, 며칠 전부터 손님이 점점 늘고 있다”며 “다음 주부터는 더 많아질 거로 기대한다”고 반겼다. 반면 28일 이태원에서 만난 술집 사장 B씨는 “위드 코로나라고 해도 확진자가 폭증하면 (정부는) 또 자영업자한테 장사하지 말라고 할 것 아니냐”며 “타격은 자영업자가 다 입기 때문에 마냥 신나지만은 않는다”고 말했다.

자영업자들은 다음 달 1일부터 24시간 영업이 가능해진다. 유흥시설을 제외한 모든 다중이용시설의 영업시간 제한이 해제되면서다. 사적 모임은 접종 여부와 관계없이 수도권 10명, 비수도권 12명까지 허용된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29일 오전 울산시청에서 주재한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에서 이런 내용을 발표하며 “최악의 상황까지도 염두에 두고 방역과 의료대응 역량을 탄탄하게 갖추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재택치료 체계를 한층 더 정교하게 가다듬고, 혹시 모를 대규모 유행에 대비해 언제든지 병상을 추가 확보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하겠다. 코로나 치료제도 시판과 함께 활용할 수 있도록 충분히 확보하겠다”고 약속했다.

전문가 “국내 확진자 최대 2만명 가능, 대비 확실해야”

전문가들은 단계적 일상 회복의 필요성은 인정하면서도 의료체계가 마비되지 않는 등 철저하고 과학적인 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염호기 대한의사협회 코로나19 대책 전문위원회 위원장은 지난 27일 위드코로나 간담회에서 “국내 하루 확진자 수가 2만명까지도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염 위원장은 “모임의 숫자만 조정하는 정량적인 방역은 중단하고, 과학적 원칙에 따른 정성적인 방역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정부가 1.5%의 중환자 병상을 3%로 늘리도록 행정 명령을 내릴 것으로 보이는데, 문제는 병상이 많아져도 이를 전담할 의료진이 없다는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천 교수는 이어 “이제는 국민 개개인이 스스로 진단하고 방역하는 사례로 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천 교수는 회사나 요양시설 등 다중 이용 시설의 경우 일주일에 한 번씩 자가진단을 하는 방법도 추천했다. 그는 “자가진단검사 키트의 불확실성에 대한 말도 있지만, 아예 안 하는 것보다는 효과가 있고 간편하다”며 “임산부들의 독감 백신 접종 등을 독려하는 등 중증환자를 줄일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을 정부가 잘 설명하고 독려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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