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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바바도 눈독들인 中 충칭 ‘과일 왕’

중앙일보

입력

차이나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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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증시 상장을 앞둔 충칭(重慶) 출신 과일 유통업체가 있다. 이곳은 알리바바가 투자해 더욱 주목받고 있다. 바로 훙주궈핀(洪九果品·HONGJIU FRUIT)의 이야기다.

해외 4개 자회사, 중국 전역 19개 판매지사 둔 충칭 ‘과일 왕’

[사진 腾讯网]

[사진 腾讯网]

훙주궈핀은 2002년 설립 이후 전 세계 과일 생산지와 협력, 과일 생산부터 유통까지 모두 아우르고 있다. 기업 확장 과정에서 2018년부터 여러 차례의 자본 조달을 통해 중국 유명 기관(및 기업)의 투자를 받아왔다. 중국 IT 공룡 중 하나인 알리바바도 그중 하나다. 이 밖에도 중국눙컨(農墾)산업발전기금, CMC 캐피털 등 자본시장의 큰손들도 훙주궈핀에 투자했다.

자본시장 홀린 훙주궈핀, 핵심 열쇠는 ‘산업체인 장악력’

신선한 과일을 안정적으로 공급받기 위해 훙주궈핀의 CEO 덩훙주(鄧洪九)는 현지 농부들과 적극적으로 협력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훙주궈핀은 판로 확대를 위해 도매상까지 손뻗는다. 덩훙주는 충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과일 도매상 23곳과 손잡고 장베이(江北)구에 새로운 과일 도매 시장을 구축했다. 이후 훙주궈핀은 200개 슈퍼마켓에 과일을 공급하는 도매상으로 성장, 2012년 기준 4억 위안(733억 8800만 원) 이상의 매출을 달성했다.

덩훙주(鄧洪九) 훙주궈핀 CEO [사진 腾讯网]

덩훙주(鄧洪九) 훙주궈핀 CEO [사진 腾讯网]

충칭 과일 도매 시장을 뚫은 덩훙주는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린다. 저렴하고 맛있는 열대과일 수입을 위해서다. 첫 해외 시장 개척지로 ‘열대과일의 천국’ 태국을 골랐다. 덩훙주는 2012년 1억 위안(183억 4700만 원)을 투자해 태국에 공장을 설립, 현지 직원을 고용했다. 또 현지 과일 재배지 약 27㎢ 규모를 장기 계약했다. 태국 현지에 투자 공세를 펼친 작전은 성공했다. 훙주궈핀은 1년 만에 현지 과일 재배 농가에게 신뢰를 얻어 점차 시장을 확대해 나간다.

당시 태국에서 수입한 과일은 약 35000t에 달했다. 더 이상 충칭 시장만으론 소화할 수 없는 양이었다. 유통 확대를 위해서는 중간 공정과 비용을 줄여야만 했다. 2013년 덩훙주는 쓰촨(四川) 국제농산물거래센터와 협력, 태국 과일을 현지 재배지에서 바로 청두 시장에 들여왔다. 그 후 2년간 덩훙주는 태국에서 직접 상품을 들여오기 위해 중국 12개 이상의 성(省)에 있는 도매 시장과 손잡았다.

[사진 훙주궈핀 공식홈페이지]

[사진 훙주궈핀 공식홈페이지]

[사진 훙주궈핀 공식홈페이지]

[사진 훙주궈핀 공식홈페이지]

[사진 훙주궈핀 공식홈페이지]

[사진 훙주궈핀 공식홈페이지]

2016년, 훙주궈핀이 한 번 더 도약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된다. 마윈(馬雲)이 신유통 개념을 제시하며 허마셴셩(盒馬鮮生), 세븐 프레쉬(7FRESH), 쑤닝샤오뎬(蘇寧小店) 등 신선식품 매장이 등장했다. 전통 농산물 시장과 대형 슈퍼마켓 체인의 시대는 지나고 신선식품 전문 업체가 새로운 태양으로 뜬 셈이다.

훙주궈핀은 허마셴셩과 쑤닝샤오뎬 공급망에 진입했다. 신선식품 매장의 핵심은 ‘매일 신선한 과일과 채소를 배달’하는 것이다. 보다 편리한 배달을 위해 훙주궈핀은 창고를 짓는다. 이는 신선식품 플랫폼과 소비자를 잇는 물류거점 역할을 하며 배달 속도를 한층 더 높이는 데 핵심 역할을 하게된다. 이로써 훙주궈핀은 ‘생산-저장-물류(유통)-판매’를 모두 아우르는 과일 업체의 왕으로 군림하게 된다.

[사진 腾讯网]

[사진 腾讯网]

훙주궈핀 공식 홈페이지에 따르면 현재 4개의 해외 자회사와 6개의 대규모 해외 생산기지가 있다. 또 태국에 50여 개, 베트남에 10여 개의 공장을 보유하고 있다. 중국 내에서는 쓰촨, 윈난(雲南), 구이저우(貴州), 광시(廣西), 하이난(海南) 등지에 과일 재배지를 두었다.

판매 채널도 안정적으로 확보했다. 훙주궈핀은 중국 베이징, 칭다오(青島), 시안 등 주요 도시에 19개 판매지사를 설립했다. 또 월마트, 융후이(永輝), 화룬(華潤), 까르푸, 신스지(新世紀) 등 대형 유통업체와 장기 계약을 체결했다. 이와 함께 허마셴셩, 첸다마(錢大媽) 등 신선식품 업체와 메이차이(美菜), 중량워마이(中糧我買) 등 전자상거래 플랫폼 업체와 협력하고 있다.

훙주궈핀의 2016년 매출액은 18억 위안(3302억 4600만 원)을 기록했다. 훙주궈핀 공식 홈페이지에 따르면 지난해에는 매출액 50억 위안(9173억 5000만 원)을 돌파하며 호실적을 이어가고 있다.

[사진 bilibil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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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과일 기업, 신규 상장 '속속' 생산부터 유통·판매까지 아우르는 업체는 ‘훙주궈핀’뿐

최근 여러 과일 전문점의 상장 소식이 속속 들려오고 있다. 바이궈위안(百果園)은 2020년 하반기 홍콩증시에서 창업판으로 눈을 돌렸으며, 셴펑(鮮豐)과일도 상장 준비 중이다. 신선식품 전자상거래 플랫폼 기업도 자본 시장에 눈독 들이고 있다. 딩둥마이차이(叮咚買菜)와 메이르유셴(每日優鮮)은 올해 뉴욕증권거래소(NYSE)와 나스닥에 각각 상장했으며, 메이차이 역시 상장 소식을 알려왔다.

다만 이들 기업은 모두 업계 다운스트림에 속하며 매장 확대를 통해 규모의 경제를 달성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이점으로 작용한다. 일례로 2020년 말 바이궈위안 매장 수는 4600개를 넘었으며, 셴펑과일의 경우 1600개의 매장을 보유했다.

훙주궈핀의 경우, 조금 다르다. 산업체인을 모두 아우르는 만큼 생산지 관리가 어렵고 콜드체인 등 해외 신선식품 유통 역시 비용이 많이 든다. 중국 내 훙주궈핀과 같은 업체를 찾아보기 힘든 이유기도 하다. 과연 훙주궈핀이 공급망과 운송 비용 문제를 해결하고 안정적으로 상장할 수 있을까. 그 귀추가 주목된다.

차이나랩 이주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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