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곳곳 등장한 ‘2층’…당시 이재명은 '2층 거사'로 불렸다

중앙일보

입력 2021.10.29 05:00

업데이트 2021.10.29 14:53

경기 성남시 대장동 특혜 의혹 수사가 진행되면서 ‘2층’ ‘2층 사장’이라는 표현이 곳곳에 등장하고 있다. 2층은 시장실이 있는 성남시청 2층을, 2층 사장은 당시 성남시장이었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를 지칭하는 표현이라는 게 성남시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2017년 당시 성남시장이었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성남시청 집무실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를 갖고 있다. 최승식 기자

2017년 당시 성남시장이었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성남시청 집무실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를 갖고 있다. 최승식 기자

유동규, ‘2층 사장’ ‘2층’ 자주 언급

이 후보는 성남시장 시절부터 자신을 낮춰 부를 때 ‘2층 거사’라는 표현을 써왔다고 한다. 거사(居士)는 벼슬을 하지 않고 숨어 사는 선비, 또는 아무 일도 하지 않고 놀면서 지내는 사람을 가리키는 말이다. 공교롭게도 경기도지사실도 경기도청 2층에 있어서 경기지사 때에도 자주 사용됐다고 한다. 고생하는 직원들 앞에서 기관장으로서의 ‘감사와 겸손’의 의미를 담은 표현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유동규(구속) 전 성남도시개발공사(이하 공사) 기획본부장은 이 표현을 자신의 위세를 과시하는 데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 황무성 공사 초대 사장에 대한 사퇴 압박 의혹과 관련해서는 유 전 본부장이 “2층 사장과도 얘기가 끝났다. 황무성은 신경 쓸 필요 없다”는 말을 공공연하게 했다는 게 당시 공사 관계자들의 주장이다. 한 관계자는 28일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유 전 본부장이 하고 다니는 말을 듣고 ‘황 사장이 잘리겠구나’라는 걸 알았다. 성남시나 공사에선 이재명 시장을 다 2층 사장이라고 불렀다”고 했다.

‘2층’이라는 표현은 검찰이 확보한 녹취록에도 등장한다고 한다. 2013년 위례신도시 개발과 관련해 뇌물을 받은 유 전 본부장이 “주변이나 ‘2층’ 등 누구도 알면 안 된다”고 입단속을 시켰다는 남욱 변호사의 진술이 녹취록에 담겼다는 것이다. 유 전 본부장은 검찰에서 녹취록 내용에 대해 “기억나지 않는다”면서도 “2층은 성남시장실과 부속실을 말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1일 오후 압수수색이 진행 중인 경기도 성남시청 비서실 모습.   연합뉴스

지난 21일 오후 압수수색이 진행 중인 경기도 성남시청 비서실 모습. 연합뉴스

직권남용 수사 착수한 검찰, ‘2층’ 관련 조사 불가피할 듯

대장동 관련자들의 입에서 2층이 자주 언급되면서 검찰과 경찰이 이 후보에 대한 조사를 벌일지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후보는 최근 황 전 사장이 제기한 사퇴 압박 의혹 등에 대해 “사실이 아닌 것 같다”고 일축했다.

검찰은 지난 24일 황 전 사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유 전 본부장이나 정진상 전 성남시 정책실장에게 사퇴 압박을 받은 구체적 경위를 물은 것으로 전해졌다. 황 전 사장은 검찰 조사 이후 중앙일보 인터뷰에서 사퇴 압박 의혹의 배후로 ‘이재명 시장’이 의심된다는 주장을 펴기도 했다. 28일 낸 입장문에서는 “이재명 전 시장은 국회 국정감사 질의 답변에서 저를 향해 ‘역량 있는 사람이었고 더 있었으면 했다’고 말했다. 이 전 시장이 정말 그렇게 생각했다면, 당시 저에게 단 한 마디라도 했었어야 하는 것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2층 사장’ ‘2층’ ‘시장’ 등의 언급이 늘어나면서 이 후보에 대한 조사가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정치권과 법조계에서 나오고 있다. 황 전 사장이 공개한 녹음 파일에 2층이라는 표현은 등장하지 않지만, ‘시장’이라는 단어가 7번 나왔다. 이에 대해 문제의 발언을 한 유한기 전 공사 개발본부장은 28일 변호인을 통해 낸 입장문에서 “황 사장님이 자발적으로 사퇴하지 않고 임명권자 운운하였기에 시장님(이 후보) 등을 거론했던 것으로 사료된다”라며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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