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홍준표 "이준석 바람이 조직 깼다, 지금 내가 그렇다"

중앙일보

입력 2021.10.29 05:00

업데이트 2021.10.29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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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인 홍준표 의원은 28일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의 경선 경쟁 구도는 조직과 바람의 대결”이라며 “작은 선거는 조직이 우세한 사람이 이기지만, 큰 선거에선 조직이 바람을 이기지 못한다”고 말했다.

홍준표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가 28일 오후 서울 여의도 jp희망캠프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그는 경선 판세에 대해 "조직과 바람의 대결"이라며 "조직이 바람을 이기지 못한다"고 말했다. 임현동 기자

홍준표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가 28일 오후 서울 여의도 jp희망캠프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그는 경선 판세에 대해 "조직과 바람의 대결"이라며 "조직이 바람을 이기지 못한다"고 말했다. 임현동 기자

홍 의원은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캠프사무실에서 진행된 중앙일보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이준석 대표를 뽑은 전당대회를 보면 국회의원과 당협위원장들은 나경원·주호영 후보에게 전원이 줄을 섰고, 이 대표는 국회의원 한 명 없이 선거를 치렀지만 ‘이준석 바람’이 부니 조직이 무너졌다. 지금 양상이 똑같다”며 이렇게 말했다.

경쟁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 대해 홍 의원은 “대통령이 목표가 아니라 야당의 대통령 후보가 되는 것이 목표”라며 “야당의 대통령 후보가 돼야 본인 비리, 아내 비리, 장모 비리를 막을 수 있기 때문에 다급하다”고 말했다.

홍준표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가 28일 오후 서울 여의도 jp희망캠프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홍준표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가 28일 오후 서울 여의도 jp희망캠프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홍 의원은 ‘바람의 승리’를 얘기하면서도 “경선을 본선보다 더 어렵게 끌고 왔다”고 말했다. “8월 중순까지 윤 전 총장이 정권 교체의 유일한 대안이었는데, 이를 바꾸는 과정이 참 힘들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지금 윤 후보는 대구·경북(TK)과 60대 이상의 지지세를 바탕으로 버티고 있는데, TK는 이미 엎어졌고 60대 이상 어르신들의 마음을 (내가)어떻게 돌릴 것인지만 남아있다”고 주장했다.

현역 의원 다수가 윤 전 총장 지지 의사를 밝힌 것에 대해 홍 의원은 “이번 경선은 과거처럼 의원이나 당협위원장들이 통제할 수 있는 수백 명 단위의 대의원 선거가 아니라 전 당원 투표로 치러진다”며 “의원이 공개적으로 ‘누구를 지지하라’고 의견을 표명하기 쉽지 않을 뿐더러, 윤 전 총장에 대한 충성도도 없다시피 하다”고 말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에 대해선 “품행 제로, 포퓰리스트”란 9글자로 규정했다. 홍 의원은 “같이 가난하고 어렵게 살았지만, 이 후보는 가난 속에서 증오심만 키웠고 나는 ‘잘살아 보겠다’는 마음을 키웠다”며 “대한민국 국민이 그런 품성과 품행을 가진 이를 대통령으로 뽑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최근 야권에서 소문으로 나돌았던 유승민 전 의원과의 단일화와 관련해 “논의된 적도 없고, 논의하는 것 자체가 결례”라며 “어떤 경우에도 힘을 합쳐서 당을 망하게 하지 말라는 염원을 가진 이들이 만든 소문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자신을 제외하고 가장 낫다고 생각하는 후보가 누구냐”고 묻자 곧장 “유승민”이라고 답했다. 그러곤 “정책 능력이 탁월한 분이다. 그리고 심성이 나쁘지 않다”는 이유를 들었다.

홍준표 국민의힘 대선 예비 후보는 28일 중앙일보 인터뷰에서 전두환 전 대통령에 대해 "80년 서울의 봄을 거꾸로 돌리신 분"이라고 평가했다.

홍준표 국민의힘 대선 예비 후보는 28일 중앙일보 인터뷰에서 전두환 전 대통령에 대해 "80년 서울의 봄을 거꾸로 돌리신 분"이라고 평가했다.

국민의힘 후보 선출일인 다음 달 5일까지 일주일 남았다. 현재 정치권에선 “야당 경선은 2강 대결로 압축됐다”는 평가가 일반적인데, 그만큼 홍 의원은 윤 전 총장과 박빙의 대결을 벌이고 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도 두 후보의 지지율이 엎치락뒤치락하며 반집 승부를 예고하고 있다. 윤 전 총장의 '전두환' 발언 이후 이런 양상이 짙어졌다.

윤 전 총장의 실언 논란은 어떻게 보나.
윤 전 총장 개인뿐 아니라 당의 지지율 하락으로 이어져 걱정이다. 경선이 끝나면 이준석 대표와 머리를 맞대고 지지율 회복 방안을 마련하겠다.
홍 의원은 전두환 전 대통령을 어떻게 평가하나.
(잠시 생각에 잠긴 뒤) 80년 서울의 봄을 거꾸로 돌리신 분이다. 바람직스럽지 못한 보수 반동의 시대였다. 민심을 거역한 시대였다. 그 정도로 하겠다.
윤 전 총장이 하태경 의원을 영입했다. 2030 표심을 노린 포석으로 풀이된다.
우리는 하 의원 영입을 타진한 적도 없는 데 왜 (홍준표 캠프가 영입 제안했다고) 거짓말하는지 모르겠다. 우리는 주사파 출신은 안 받는다. (웃음)
홍 후보를 향한 2030의 지지율이 높은 이유는 뭐라고 보나.
거짓말 안 한다. 소신이 뚜렷하다. 패거리 정치 안 한다. 직설적으로 얘기한다. 2030 특성이랑 맞다. 
홍준표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는 누구?.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홍준표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는 누구?.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치열하게 전개되는 예선(당 경선)과 달리 본선(대선) 상대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정해져 있다. 이 후보에 대해 홍 의원은 “증오심과 부정적인 생각이 오늘의 이재명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이 후보와 내일 당장 토론한다면
이 후보의 ‘기본 시리즈’ 공약과 음식점 총량제를 철저하게 따지겠다. 기본소득은 현실성도 없고 지속 가능하지도 않다. 문재인 정부 4년이 ‘베네수엘라행 완행열차’였다면 이 후보는 '베네수엘라행 급행열차'다.
이 후보 지지율이 나름 견고하다.
진영 논리 때문이다. 심지어 이 후보가 대장동 사건으로 구속돼도 지지율이 많이 빠지진 않을 거다. 과거 보수, 진보, 중도가 4:4:2 비율이었다면 이제는 3:3:4 비율이다. 중도층 흡수가 관건이다.
중도층 흡수를 위해선 여성 지지가 필수 아닌가
(여성 지지율이 상대적으로 낮은 것은) 2017년 ‘드루킹 대선’ 당시 드루킹 일당이 나에게 뒤집어씌운 잘못된 프레임이 남아있어서다. 4년 전과 비교하면 여성 지지율도 크게 올랐고, 지금도 올라가고 있다. 이 후보보다 여성 지지율이 높게 나온 조사도 있다.  
초임 검사시절의 홍준표 의원, [홍준표 캠프 제공=연합뉴스]

초임 검사시절의 홍준표 의원, [홍준표 캠프 제공=연합뉴스]

강력부 검사 시절, 이른바 '모래시계 검사'로 이름을 알린 홍 의원은 1996년 김영삼 대통령의 전화를 받고 국민의힘의 전신인 신한국당에 입당하며 정치를 시작했다. 이후 25년 넘게 보수 정당에 몸담아왔는데, 그는 정치 초년병 때부터 꽤 오랫동안 '저격수' 역할을 자임했다. 그는 현재의 국민의힘을 향해 “대여 투쟁 전사가 없어졌다”고 말했다.

이재명 후보를 상대로 한 경기도 국정감사 때 국민의힘이 부진했다는 평가가 있다
당이 너무 겉모습 가꾸기에만 치중해왔다. 당을 위해 싸운 전사가 상처를 입으면 감싸지 않고 버린다. 당이 아닌 본인이 온몸에 화살을 받는다. 그래서 전사가 없어진 시대가 됐다.
당을 어떻게 바꿀 건가
쉽게 바뀔 일은 아니다. 국민의힘은 밑바닥부터 사람을 키우지 않고, 명망가를 데려와 써보고 버리는 일을 반복했다. 그래서 당에 대한 충성도가 없다. 대통령이 되면 어떻게 체질을 바꾸는지 보여주겠다.

스스로 얘기했듯 ‘정치인 홍준표’하면 특유의 직설화법을 떠올리는 이들이 많다. 하지만 최근 홍 의원은 공격적인 발언을 자제하는 중인데, “매운맛이 순해진 것 아니냐”는 평가도 나온다.

홍준표답지 않게 차분해진 것 아닌가.
대통령 되고 싶어서 그렇다. 대통령 될 사람이 남을 호되게 몰아칠 수 있겠나. 토론할 때마다 성질대로 할 수 없어서 힘들다. (웃음). 다만 본선에 나가서 이재명 후보와 토론할 때는 옛날의 홍준표로 돌아갈 거다. 그땐 전쟁이다.
캠프에선 “우리 최대 전략은 홍준표”라고 하는데, 장점이자 단점일 수도 있다.
밖에서 보기엔 나 혼자 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전국적인 조직망을 구축한 지 1년이 넘었다. 지구당별로 홍준표 지지 그룹이 탄탄하다. 지지율 낮을 때부터 함께해 캠프 내 동지애가 있다. 캠프 내 사고도 없지 않나. 캠프 의사가 막힘 없이 후보에게 전달되고, 무엇을 수정해야 할 때는 신속하게 바꿀 수 있다.
홍준표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는 28일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문재인 정부에 대해 "5년 동안 쇼하는 것만 봤다"고 비판했다. 임현동 기자

홍준표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는 28일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문재인 정부에 대해 "5년 동안 쇼하는 것만 봤다"고 비판했다. 임현동 기자

그는 문재인 정부에 대해선 “5년 동안 쇼하는 것만 봤다”고 평가절하했다. 대통령이 되면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을 즉각 사면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문 대통령 지지율이 40% 안팎을 유지하는데.
지난 5년 동안 탁현민 그늘에서 쇼하는 것만 5년을 봐 왔다. 문재인 정부가 잘하는 건 진영논리다. 철저하게 내 편만을 위한 정치를 해왔다. 
두 전직 대통령 사면 문제는 어떻게 풀 건가. 
대통령이 되는 즉시 적폐란 오명 속에 차디찬 감옥에 갇혀 있는 두 전직 대통령을 사면하고 명예를 회복시키겠다. 

홍 의원은 25일부터 공약을 잇달아 발표하며 정책 능력을 부각하려는 중이다. ‘홍준표 하면 떠오를 공약이 무엇이냐’고  묻자 “북한의 핵 노예가 된 상황을 어떻게 타개할 것인가, 코로나 19 사태 이후 망가진 경제를 어떻게 재건할 것인가. 흉악범이 날뛰는 사회를 어떻게 안정시키느냐가 핵심”이라고 답했다.

구체적으로 뭘 하겠다는 건가.
대통령 당선 즉시 대통령직 인수위 때부터 비상경제팀을 만들겠다. 북핵 문제는 대미, 대중 대일, 대러시아 4강 외교를 통해 취임 즉시 핵 대책을 마련하겠다. 흉악범은 즉시 사형을 집행하겠다. 대기 중인 사형수 대부분 흉악범인데 사형을 집행할 것이다.

홍 의원은 “국민소득 5만 달러를 달성하겠다는 건 선거를 위한 구호 아니냐”는 질문에 “그렇지 않다. 경제 성장률이 3%를 간다고 보고 물가상승률과 외환 가치를 고려하면 4만 8000달러 달성이 5년 안에 가능하다. 한국의 구매력 지수는 이미 일본을 능가했다”고 답했다. 문재인 정부의 최대 정책 실패로 꼽히는 부동산 정책과 관련해 홍 의원은 “서울 도심 재개발 용적률을 1500%로 상향해 서울을 뉴욕이나 도쿄 같은 도시로 만들겠다. 초고층 주거시대로 가는 게 맞다”고 말했다.

2018년 6.13 지방선거 사전투표일인 8일 홍 의원이 부인 이순삼 여사와 오전 서울 송파구 잠실 7동 주민센터에서 사전투표하는 모습. 뉴스1

2018년 6.13 지방선거 사전투표일인 8일 홍 의원이 부인 이순삼 여사와 오전 서울 송파구 잠실 7동 주민센터에서 사전투표하는 모습. 뉴스1

이날 오후 인터뷰를 하러 캠프 사무실을 찾았을 때 홍 의원 부인인 이순삼 여사가 소상공인들과 간담회를 하고 있었다. 간담회 후 기자들과 마주친 이 여사는 먼저 악수를 청하며 “감사하다”고 인사를 건넸다. 이 여사는 홍 의원의 우군 중 우군이다. 홍 의원 스스로 “예전 동대문에서 의원 할 때, 지지자들이 '이 여사와 경선을 붙으면 이 여사를 뽑겠다'고 할 정도로 지역구를 다 챙겼다”고 할 정도다.

어떻게 만났나.
1976년 10월 30일 토요일에 은행 창구직원으로 일하는 아내를 처음 봤다. 고려대 앞에 있는 은행에 아내를 보러 넉 달 넘게 은행을 오갔다. 500원 찾고 다시 저금하는 식이었다. 그때는 숙맥일 때라 달덩이처럼 앉아 있는 아가씨를 마음에 들어 하고도 말 한마디 못했다.
자녀들은 어떻게 살고 있나
큰아들은 생각도 얼굴도 나를 똑같이 닮았다. 둘째는 엄마를 닮았다. 둘 다 정상적으로 군 복무를 마쳤는데, 둘째는 해병대 출신이다. 지금은 다 회사원이다.
내가 만들고 싶은 대한민국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에게도 중앙일보 대선 주자 인터뷰의 공통 질문인 ‘대통령이 되면 5년 동안 어떤 나라를 만들 건가’라고 물었다. 홍 의원은 “퇴임할 때쯤 되면 선진국 시대의 체제가 정비된 나라를 만들겠다”고 답했다. 그는 “정치··경제·사회 등 우리나라의 모든 제도가 87년 체제를 중심으로 이뤄져왔다”며 “개발도상국이었던 시대의 제도나 헌법 구조는 선진국 시대에 걸맞지 않다”고 설명했다. 또 “2030 미래 세대가 나라의 주인이 될 수 있는 나라를 만들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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