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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가 푹 빠진 한국의 맛, 김치] 김치의 맛과 뛰어난 건강기능성에 주목…미 캘리포니아주에서도 '김치의 날' 지정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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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면

‘김치의 날’ 세계인의 축제로 성큼

 ‘캘리포니아주 김치의 날’ 지정 결의안을 통과시키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상원 본회의장 모습. [사진 세계김치연구소]

‘캘리포니아주 김치의 날’ 지정 결의안을 통과시키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상원 본회의장 모습. [사진 세계김치연구소]

한국인의 식생활에서 중심적 위치를 차지하는 김치에 대한 인식이 세계적으로 높아진 것은 최근의 일이다. 한국의 국가적 위상이 높아지면서 김치의 독특한 맛과 뛰어난 건강기능성이 세계적으로 주목받게 됐다. 한민족의 창의성을 담은 공동체 음식문화의 가치를 인정받아 2013년에 ‘김장문화’가 유네스코 인류 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되면서 김치의 위상과 인식에 급격한 변화가 생겼다.

 국내에서는 2017년 ‘김치 만들기’가 국가무형문화재로 지정됐고, 지난해 ‘김치의 날’이 법정기념일이 됐다. 김치의 문화적 가치와 의미를 돌아보고 그 우수성을 알리기 위해 지난해 2월 ‘김치산업진흥법’을 개정해 매년 11월 22일을 ‘김치의 날’로 제정했다.

 ‘김치의 날’을 11월 22일로 정한 것은 우선 이즈음이 한국에서 김장을 하기에 적당한 시기이기 때문이다. 우리 조상들은 겨울이 시작하는 입동(양력 11월 7일 전후)부터 기온이 영하로 떨어져 얼음이 얼고 눈이 내리기 시작한다는 소설(양력 11월 22일 전후) 사이를 김치 담그기에 가장 좋은 때로 여겨왔다. 오늘날에는 상황이 바뀌고 지구 온난화의 영향도 있어 김장 시기에 변화가 생기기도 했지만, 중부권에서는 소설 전후가 가장 보편적인 김장철에 해당한다. 아울러 김치를 담글 때 사용하는 여러 재료 하나하나가 모여 완성된 김치는 22가지 이상의 건강기능적 효능을 낸다는 상징적 의미도 담았다.

 11월 22일이라는 숫자 상징은 김치 재료의 조합과 그 건강기능성에 제한이 없다는 뜻을 담고 있다. 김치는 어떤 재료로도 담글 수 있고 재료와 발효 방법에 따라 만들어지는 영양기능성 물질이 달라진다. 김치는 한국 땅뿐 아니라 세계 어느 지역에서든 그 땅에서 자란 재료로 만들 수 있으며, 김치발효를 통해 그 땅에서 사는 사람에게 필요한 새로운 영양기능성 물질이 생성될 수 있다는 뜻이다. 다시 말해 ‘김치의 날’에는 유네스코 인류 무형문화유산인 김장문화를 계승하고 김치의 영양적 가치를 전 세계인과 공유하길 희망한다는 메시지가 담겨 있는 것이다.

 지난 8월 23일에는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11월 22일을 ‘캘리포니아주 김치의 날’로 지정하는 결의안이 주의회에서 통과됐다. 지난 6일에는 아르헨티나 상원에서 매년 11월 22일을 ‘아르헨티나 김치의 날’로 정하자는 안건이 본회의에 제출돼 표결을 기다리고 있다.

 이 두 국가는 한인 이민자가 오래전에 진출한 곳이다. 이들 국가가 김치에 대해 이처럼  적극성을 보인 것은 한인공동체의 정체성을 존중한다는 기본 정신과 함께 김치에 담긴 상징성 즉, 김치가 가족과 이웃 간의 협력 및 자연과 인간의 조화라는 인류 공통의 가치를 품은 음식이라는 공감대가 형성됐기 때문이다. 이런 움직임은 다른 국가로도 확산될 조짐이 보이고 있다. 이제 ‘김치의 날’이 세계인이 즐기는 축제로 거듭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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