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 미 솔리드파워와 전고체 배터리 공동 개발·생산한다

SK이노베이션이 차세대 배터리인 전고체 배터리 개발에 뛰어들었다.

SK이노베이션은 미국의 전고체 배터리 스타트업 솔리드파워에 3000만 달러(약 353억원)를 투자하고, 향후 공동으로 전고체 배터리를 개발·생산하는 협약을 맺었다고 28일 밝혔다. 솔리드파워는 전고체 배터리 분야에서 글로벌 선도 기업으로 앞서 포드·BMW 등이 투자했다.

전고체 배터리는 양극과 음극 사이의 전해질을 고체로 대체한 배터리다. 배터리 안정성이 향상되고, 무게와 부피도 줄일 수 있다. 에너지 밀도도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보다 높고, 충전 시간도 더 짧다는 장점도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독보적인 기술을 갖춘 리튬이온 배터리 경쟁력에 더해, 이번 협약으로 전고체 배터리 시장을 선점할 발판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SK이노베이션과 솔리드파워는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의 NCM(니켈·코발트·망간) 양극재와 실리콘 음극재를 적용한 전고체 배터리 개발에 나선다. 이를 통해 에너지 밀도 930Wh/L(1L당 에너지밀도) 이상을 구현할 계획이다. 지금 리튬이온 배터리의 최대 에너지 밀도가 약 700Wh/L인 점을 고려하면 이보다 에너지 밀도를 33%가량 높일 수 있다. 또 기존 리튬 이온 배터리 제조 설비에서도 전고체 배터리를 생산할 수 있도록 연구·개발(R&D)을 이어나갈 계획이다.

더그 캠벨 솔리드파워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협약은 솔리드파워가 구축한 전고체 배터리 생산 공정을 확대하고,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 생산 설비와 호환을 검증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글로벌 선두권 리튬 이온 배터리 제조사인 SK이노베이션과 협력은 (전고체 배터리의) 시장 진입을 위한 전략이자 기대 수요를 맞추는 열쇠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추가적인 설비 투자를 최소화해 비용과 시간을 절약할 수 있고, 가격 경쟁력은 물론 양산 시기를 앞당길 수 있을 것”이라며 “배터리 제조 설비는 조립 라인이기 때문에 리튬이온 배터리에서 전고체 배터리로 생산 전환은 불가능하지 않을 것”고 말했다.

앞서 SK그룹 지주회사인 SK㈜는 미국 전고체 배터리 스타트업 솔리드에너지시스템(SES)에 투자했다. 2018년에 300억원을 투자한 후 올해 다시 400억을 투자해 SES의 대주주가 됐다.

김영주 기자 humanest@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