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얼돌' 한국에 들어온다…대법 "은밀한 영역 간섭 말아야"

중앙일보

입력 2021.10.28 20:28

업데이트 2021.10.28 20:38

2월 24일 오후 서울에 위치한 리얼돌 수입업체 물류창고에서 관계자가 상품을 정리하고 있다. 뉴스1

2월 24일 오후 서울에 위치한 리얼돌 수입업체 물류창고에서 관계자가 상품을 정리하고 있다. 뉴스1

여성의 신체를 정교하게 재현해 만든 성기구인 ‘리얼돌’의 수입을 허가하라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관세청은 “패소 판결 확정 시까지 통관 보류 방침을 유지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대법원은 지난 14일 리얼돌 수입업체 A사가 김포공항 세관을 상대로 “리얼돌 수입을 허가해달라”며 제기한 소송에서 A사에 승소 확정판결을 내렸다.

앞서 1심 재판부는 “리얼돌은 그 모습이 문란한 느낌을 주지만, 이를 넘어서 사람의 존엄성과 가치를 심각하게 훼손했다고 평가할 수 있을 정도는 아니다”라며 “관세법상 ‘풍속을 해치는 물품’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앞서 작년 2월 세관 당국은 A사가 수입하려는 리얼돌이 관세법상 수입 금지품인 ‘풍속을 해치는 물품’에 해당한다며 통관을 보류했고, A사는 이에 불복해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이어 “성기구는 매우 사적인 공간에서 이용되는데, 이런 은밀한 영역에서의 개인적 활동에는 국가가 되도록 간섭하지 않는 것이 인간의 존엄과 자유를 실현하는 길이 된다”며 “성기구를 음란한 물건으로 취급해 수입 자체를 금지하는 일은 매우 신중히 해야 한다”고 밝혔다

2심과 3심(대법원)도 1심 판결을 수용했다. 대법원은 지난 2019년에도 A사가 비슷한 취지로 제기한 리얼돌 통관 소송에서 처음으로 수입업체 손을 들어준 바 있다. 이번이 리얼돌 수입을 허가한 대법원의 두 번째 판결이다.

이번 대법원 판결로 A사는 처음으로 리얼돌 제품을 실제 수입하게 됐다. 세관 당국은 지금까지 2019년 대법원 확정판결이 난 1건만 리얼돌 통관을 허가했는데, 당시 세관이 해당 제품을 보관하다가 실수로 폐기해 실제 수입으로 이어지지는 못했기 때문이다. 세관 측은 실수를 인정하고 A사에 보상했다고 한다.

현재 세관은 “각각의 판결은 해당 물품에만 효력이 있다”며 확정판결이 난 리얼돌 제품만 수입을 허가한다는 입장이다. A사는 지난 2018년부터 3년간 리얼돌 수입 허가 소송을 17건 제기했다. 2건은 대법원에서 승소가 확정됐고, 나머지 15건은 A사가 하급심에서 승소해 2·3심에 계류 중이다.

관세청은 “리얼돌은 원칙적으로 통관을 보류한다”는 방침을 유지하고 있다. 관세청은 “(패소) 판결이 확정되면 그것에 대해 허용할 것”이라며 “다만 수입을 허가하라는 대법원 판결이 이어지는 만큼, 통관 기준을 만들기 위해 관계 부처인 여성가족부나 법무부와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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