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무성 "공모지침서 수익 50%→1822억 변경…불순세력 행위"

중앙일보

입력 2021.10.28 16:38

업데이트 2021.10.28 17:53

 성남 대장동 개발 로비·특혜 의혹 사건과 관련해 검찰 조사를 받고 있는 황무성 성남도시개발공사 초대 사장이 24일 오후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성남 대장동 개발 로비·특혜 의혹 사건과 관련해 검찰 조사를 받고 있는 황무성 성남도시개발공사 초대 사장이 24일 오후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황무성 전 성남도시개발공사(성남도공) 사장이 “2015년 대장동 사업수익 50% 이상을 보장하도록 했던 공모지침서가 1822억원 고정으로 변경됐다”고 28일 폭로했다. 최근 ‘사퇴 외압’ 정황이 담긴 녹취록을 공개했던 황 전 사장은 입장문을 내고 “특정 불순 세력의 행위”라며 자신의 사퇴 이후 공모지침서 변경 의혹을 제기했다.

검찰은 당시 황 전 사장의 사퇴를 종용한 유한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본부장이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로부터 수억원을 받았다는 의혹을 수사하고 있다.

사퇴후 지침서에서 사라진 ‘50% 수익’…황무성 “불순 세력 의심”  

황 전 사장은 이날 유한기 전 본부장의 ‘사퇴 종용 대화 녹취록’ 공개 경위 및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측의 ‘사퇴 압박 자작극설’ 등을 반박하는 5쪽 분량의 황무성 입장문을 언론에 냈다.

그는 입장문에서 지난 24일 서울중앙지검 참고인 조사를 받으며 2015년 1월 26일 대장동 투자심의위 의결 내용과 2월 13일 사업자공모지침서 내용 확인하는 과정에서 공모지침서 수익 배분이 50%이상→1822억 고정으로 변경됐음을 알게 됐다고 설명했다.

황 전 사장은 “당시 1월 26일 3시에 열린 투자심의위원회에 참석해 담당자들이 공사가 50%이상을 출자해 사업 수익의 50%이상을 받는다고 논의했다고 기억하고 있다”며 “2월 4일 성남시의회 상임위 의결도 그 내용대로 같을 것이라고 검사에 말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수사기관에서 확인한 공모지침서에는 ‘사업이익 1822억원 고정’ 으로 변경돼 있었다”고 덧붙였다.

그는 “해당 내용을 변경하려면 투자심의위·이사회·시의회 상임위 의결을 거쳐야 하는 상황이 발생했어야 하는 데 실무자들이 사장인 나를 거치지 않고 바꿨을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라며 “이렇게 바뀐 것은 어느 특정 불순 세력의 행위라고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서울중앙지검 수사팀(팀장 김태훈 4차장)은 애초 황 전 사장이 의결했던 공모지침서가 그가 사퇴한 지 7일 만에 ‘사업 이익 1822억원 고정’ 방식으로 변경돼 공고된 배경에 대해 수사하고 있다.

성남도공은 황 전 사장 입장문과 같이 당시 2015년 1월 26일 투자심의위원회를 열어 ‘대장동 제1공단 결합도시개발사업 신규 투자사업추진계획안’을 논의해 의결했다. 당시 회의에선 유동규 전 기획본부장 산하 전략사업팀장인 김민걸 회계사가 이현철 개발사업2팀장의 “50% 이상 출자하면 수익도 50% 이상 받느냐”는 질문에 “의결권 있는 주식의 50% 이상을 초과 출자할 것이기 때문에 50%에 대해 수익을 보장받을 수 있다”고 답했다.

이에 따라 심의위는 이튿날(1월 27일 오전 11시)인 성남도공이 지분에 따라 50% 이상의 수익을 확보할 수 있는 방안 등을 의결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25일 오전 경기도청 브리핑룸에서 퇴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 후보는 공모지침서 보고 여부에 대해선 즉답을 하지 않은 채 “시장실에서 공사 실무자들과 최소 2~3 번 합동회의를 했다”며 “내가 확정(이익)으로 하라고 정해줬다”고 밝혔다. 경기도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25일 오전 경기도청 브리핑룸에서 퇴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 후보는 공모지침서 보고 여부에 대해선 즉답을 하지 않은 채 “시장실에서 공사 실무자들과 최소 2~3 번 합동회의를 했다”며 “내가 확정(이익)으로 하라고 정해줬다”고 밝혔다. 경기도

그러나 불과 열흘 후인 2015년 2월 6일 황 전 사장이 사직서를 제출하면서 상황은 확 바뀌었다. 현재 기준으로 3500억원 정도인 ‘50% 수익 보장’ 대신, 성남도공이 고정이익 약 1822억원만 가져가는 내용이 담긴 공모지침서를 공고한 것이다.

‘사퇴 종용’ 유한기, 대장동팀서 억대 금품 수수 의혹

검찰은 ‘50% 수익 보장’을 의결했던 황 전 사장의 사퇴를 종용한 유한기 전 개발본부장(현 포천도시공사 사장)이 대장동 개발 민간사업자들에게서 수억대 금품을 받은 의혹에 대해 수사하고 있다.

국민의힘 대선후보인 원희룡 전 제주도 지사도 이날 오전 기자회견에서 “공익 제보에 의하면 김만배가 유한기에게 2015년 대장동 개발과 관련해 수억원을 건넨 사실이 있다”고 폭로했다. 원 후보는 “김씨가 유 전 본부장에게 건넨 수억원은 대장동 개발을 위한 황 사장 사퇴 종용, 초과이익환수 규정 삭제, 사업자 선정 등의 대가”라고 주장했다. 다만 구체적인 금액은 제보자 신원 보호를 이유로 공개하지 않았다.

원희룡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가 28일 국회 소통관에서 대장동 게이트 관련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임현동 기자

원희룡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가 28일 국회 소통관에서 대장동 게이트 관련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임현동 기자

앞서 황무성 전 사장은 유 전 본부장이 2015년 2월 6일 황 전 사장을 찾아와 “공적이 있고 그런 사람도 1년 반, 1년 있다가 다 갔습니다. 사장님은 너무 순진하세요”라고 말하며 ‘시장님’(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을 수차례 언급하며 사직서 제출을 종용하는 대화 녹취록을 공개했다.

이날 황 전 사장은 “언론은 황 씨가 왜 사퇴압박 자작극을 퍼뜨리는지 그 배경에 대해 취재해달라”는 입장을 낸 이재명 후보에 대해 “(사퇴) 당시 이 전 시장에게 ‘좋은 사람을 잘 써야 한다’고 말했지만, 어떠한 답도 듣지 못했다”며 “이재명 전 시장이 그렇게 떳떳하다면 특검을 통해서 밝히셔도 된다”고 촉구했다.

유한기 “황무성 사기 재판에 사퇴 건의…수억원 받은 사실 없다”

이에 대해 유한기 전 본부장은 변호인을 통한 입장문을 내고 “황 전 사장이 사기 사건으로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어 공사에 누를 끼칠 수 있어 사퇴를 건의한 것”이라며 “자발적으로 사퇴하지 않고 임명권자 운운하였기에 정진상 실장과 시장 등을 거론하였던 것”이라고 밝혔다. 유 전 본부장은 이미 검찰 소환 조사를 받은 바 있다.

그는 수억원 수수 의혹에 대해선 “김씨와는 일면식도 없고 연락처도 전혀 모르는 사이이며 당연히 돈을 받은 사실 자체가 없다”고 반박했다. “명예를 훼손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가능한 모든 법적 조치를 취할 것”이라며 “수사기관에 적극 협조해 답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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