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TBS 출연금 100억 깎는다…시의회 "오히려 늘려라"

중앙일보

입력 2021.10.28 15:50

업데이트 2021.10.29 10:04

오세훈 서울시장이 20일 서울시청에서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서울시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오세훈 서울시장이 20일 서울시청에서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서울시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서울시가 내년도 예산안에서 TBS(교통방송)에 주는 출연금을 약 100억원 감액할 방침을 밝혔다. TBS가 별도 재단으로 독립한 만큼, 경영합리화를 위한 자구노력이 필요하다는 게 서울시 입장인 반면, 서울시의회는 “오히려 출연금을 늘려야 한다”는 입장이어서 갈등이 예상된다.

서울시-시의회, 예산심의 난항 전망

“독립한 TBS, 경영합리화 자구노력해야”

서울시의 TBS 출연금.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서울시의 TBS 출연금.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서울시는 28일 “내년 TBS에 줄 출연금을 TBS 전체 예산의 50% 수준으로 삭감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올해 TBS 전체 예산이 약 515억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내년도 출연금을 250억~260억원 수준으로 낮추겠다는 의미다. 이 경우 올해(375억원)보다 출연금이 약 100억원 낮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김종수 서울시 시민소통담당관은 “TBS는 지난해 2월 별도 재단(서울시 미디어재단 TBS)으로 독립한 지 2년이 되어간다”며 “관성적으로 재정지원을 계속할 경우 수입구조 개선 등 TBS의 자체 경영합리화 노력도 정체될 수 있다”고 말했다. TBS의 TV, eFM 프로그램은 현재 상업광고를 할 수 있고, 라디오만 제한된 상태다. 서울시는 TBS가 방송통신위원회의 라디오 상업광고 허가를 위한 자구 노력, 공익광고, 방송통신발전기금 유치 등에 나서줄 것을 기대하고 있다.

정치편향성 논란, 끊이지 않았던 TBS

28일 오세훈 서울시장은 '서울시판 대출 돌려막기, 그만 해야 합니다'라는 페이스북 글을 통해 고강도 구조조정을 예고했다. [페이스북 캡처]

28일 오세훈 서울시장은 '서울시판 대출 돌려막기, 그만 해야 합니다'라는 페이스북 글을 통해 고강도 구조조정을 예고했다. [페이스북 캡처]

서울시의 이 같은 조치는 ‘김어준의 뉴스공장’을 중심으로 TBS가 지속해서 정치 편향성 논란을 빚은 것과도 관련이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19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서울시 국정감사에서도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은 오세훈 서울시장에게 “TBS에 매년 400억원의 보조금이 나가는데 제대로 안 하면 보조금을 줄이거나 잘라야 한다”며 “변함없이 내버려 두는 게 답답하다”고 지적했다. 이영 국민의힘 의원은 김어준의 뉴스공장을 두고 “매년 좌로만 갈 수는 없다”고 했다.

오 시장은 당시 “TBS가 독립재단화 됐는데 서울시가 간섭한다거나 방송 내용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건 한계가 있다”면서도 “프로그램이 정치 편향성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지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여러가지 구상을 가다듬고 있다”고 말했다. “정도(正道)를 걷는 방송이라 보기 어렵다”는 말도 덧붙였다.

28일엔 페이스북을 통해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역점사업 등에 대한 고강도 구조조정을 예고했다. 오 시장은 서울물재생시설공단, 서울시미디어재단 TBS, 서울교통공사를 거론하며 “재정 혁신은 투자출연기관도 예외일 수 없다”고 말했다.

시의회 “방심위서 감독하면 될 일”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 6월15일 오후 서울시의회에서 열린 정례회 본회의에서 추경예산안에 대한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 6월15일 오후 서울시의회에서 열린 정례회 본회의에서 추경예산안에 대한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시의 방침에 대해 서울시의회는 벌써부터 반대 목소리를 내고있다. 시의회는 더불어민주당이 110석 중 99석을 차지하고 있다. 김인호 서울시의회 의장은 이날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서울시 투자·출연기관인 TBS의 애청자가 많다는 건 오히려 장려하고 지원해야 할 일”이라며 “정치 편향성 문제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등 기관이 지도감독하면 될 일”이라고 말했다.

특히 서울시가 내달 1일 내년도 예산안을 공식 발표하고, 2일부터는 시의회의 행정사무감사가 예정돼 있어 집행부와 시의회 간 줄다리기가 한동안 계속될 전망이다. 예산 심의 과정도 난항이 예상된다. 김 의장은 이날 “오 시장의 임기가 6개월여 남은 시점에서 그간 해오던 정책이 뒤집히고 예산이 삭감되는 등 급격히 행정의 연속성이 무너지는 건 좋지 않다”고 꼬집었다.

한편 서울시가 송언석 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TBS는 2017~2021년 총 11건의 주의 및 경고를 방심위로부터 받았고, 이 중 7건이 김어준의 뉴스공장이었다. 지난해 9월 정의기억연대 의혹과 관련해 이용수 할머니의 ‘기자회견 배후설’을 제기한 것 등이 포함됐다. 오 시장에 대해선 “코로나 역학조사 TF를 해체했다”고 보도했다가 언론중재위원회에서 정정 및 반론보도문 게재 결정을 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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