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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법에 놀란 공정위 “관계부처 의견 공식적으로 듣겠다”

중앙일보

입력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이 27일 오후 정부세종청사 공정거래위원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이 27일 오후 정부세종청사 공정거래위원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공정거래위원회가 사건 조사와 처리 과정에서 관계 부처의 의견을 듣는 공식적인 절차를 마련하기로 했다. 최근 해운담합 사건 제재를 놓고 해양수산부가 반발하는 데다 제재를 무력화하는 해운법 개정안까지 국회에서 논의되면서 부처 협업 ‘카드’를 꺼냈다.

타 부처 의견, 공식적으로 듣는다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은 27일 오후 공정위 기자실에서 정책소통 간담회를 열고 “조사‧심의 중인 사안과 관련해 부처 간 견해차가 크거나 시장 영향이 큰 사건은 공정위가 관계부처에 의견제출 및 진술을 요구할 수 있는 근거를 명확히 규정하겠다”고 밝혔다. 공정위 내부 지침‧고시를 바꿔 조사 중에도 타 부처 의견을 공식적으로 들을 수 있는 창구를 만들겠다는 의미다.

타 부처 의견 수렴이 공정위 조사 독립성을 해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에 대해 조 위원장은 “타 부처 의견에 공정위 판단을 구속하거나 독립성을 훼손하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잇따른 잡음에…“MOU 체결, 소통강화”

공정위는 최근 ‘인앱결제방지법’과 ‘온라인플랫폼공정화법(온플법)’ 논의 과정에서도 방송통신위원회와 업무 영역을 놓고 대립해왔다. 공정위가 플랫폼 관련 법안 통과를 추진하자 방통위가 “우리 영역”이라고 주장하면서다. 조 위원장이 이날 간담회에서 “부처 간 소통과 협업을 강화하겠다”고 강조한 건 이를 의식했다는 풀이가 나온다.

조 위원장은 웹툰, 웹소설 등 콘텐트 분야에 있어 플랫폼 사업자의 불공정거래 관행 개선을 위해 문화체육관광부와의 협력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내부거래가 많은 IT서비스 분야(SI)의 일감 개방을 유도하기 위해 관계 부처와 협업도 모색하기로 했다. 공정위는 지난 25일 대한항공과 아시아나의 항공결합 심사와 관련해 국토부와의 MOU도 체결했다.

지난 3월 8일 인천국제공항에서 대한항공 여객기가 이륙하고 있다. 뉴스1

지난 3월 8일 인천국제공항에서 대한항공 여객기가 이륙하고 있다. 뉴스1

국토부와 협력…항공 결합심사 속도

공정위는 국내 항공업계 1‧2위의 결합으로 인해 경쟁제한성이 있다고 보고 일부 노선의 재분배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국토부는 노선 재분배로 국내 항공산업의 경쟁력이 약해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이 때문에 MOU를 체결하고 국토부와 활발하게 논의해 적절한 제재 수준을 찾을 방침이다.

조 위원장은 “국토부와 협업체계를 구축해서 연내에 심사를 마무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전원회의 심의 결과와 미국‧유럽 경쟁당국의 판단이 나오기까지는 시간이 더 걸릴 예정이다. 공정위는 2년 넘게 이어진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의 기업결합 심사도 연내 마무리할 계획이다. EU(유럽연합) 경쟁당국도 심사를 재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이 27일 오후 정부세종청사 공정거래위원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이 27일 오후 정부세종청사 공정거래위원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에 맞춰 여행‧숙박업 관련 소비자 피해 예방에도 나선다. 공정위는 온라인 숙박예약 사업자(OTA)가 광고를 받고 검색화면 상단에 숙박시설을 노출하고도 광고 표시를 하지 않은 행위에 대해서도 조사 중이다. 김정기 공정위 시장감시국장은 “표시광고 위반으로 사실 확인 및 위법성 판단 조사 중이다”고 밝혔다. 호텔스닷컴 등 외국계 플랫폼이 대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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