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오래]가출 아빠 양육비 중단, 엄마 저세상…손녀딸 어쩌나요

중앙일보

입력 2021.10.28 07:00

업데이트 2021.10.28 13:50

[더,오래] 배인구의 이상가족(118)  

5년 전부터 손녀와 같이 살고 있습니다. 아이 아빠는 5년 전 집을 나가 따로 살면서 내 딸에게 이혼을 요구했습니다. 딸이 그런저런 스트레스를 견디지 못하고 2년 전에 암으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손녀 또한 많이 힘들어했습니다. 나는 딸을 병간호하고 손녀를 키우면서 많이 힘들었지만 유일한 혈육인 손녀가 커나가는 것에 위안을 삼으면서 지금까지 버텨왔습니다. 딸이 죽은 이유가 사위 때문이라는 생각에 손녀가 아빠 이야기를 꺼내는 것이 좋지 않았지만, 그래도 손녀에게는 아빠라 사위에 대한 서운함을 묻고 지냈습니다.

그런데 딸에게 이혼을 요구할 때는 손녀 양육비를 두어 달에 한 번씩 보내던 사위가 딸이 사망한 것을 알고 난 후에는 나 몰라라 합니다. 들리는 소문에 재혼을 했다고도 하는데 사정이 어떻든 자기 딸의 양육비는 줘야 하는 것이 아닌가요.

배인구 변호사가 답합니다
자식을 잃은 슬픔 속에서 손녀를 양육하느라 얼마나 고생이 많은가요. 손녀의 양육비는 원칙적으로 부모가 부담해야 합니다. 법원은 “부모는 자녀를 공동으로 양육할 책임이 있고, 양육에 드는 비용도 원칙적으로 부모가 공동으로 부담하여야 한다”고 일관되게 판시하고 있습니다. 사례자 손녀의 경우 당연히 아빠가 양육비를 부담해야 하는 것이죠. 그런데 아빠가 양육비를 주지 않을 때 조부모가 어떻게 구할 것인지에 관해 의견이 분분했습니다.

손녀의 양육비는 원칙적으로 부모가 부담해야 하지만 지급하지 않는다면 양육비 지급을 청구할 수 있다. 자세한 청구 절차는 양육비이행관리원에서 상담 가능하다. [사진 pixnio]

손녀의 양육비는 원칙적으로 부모가 부담해야 하지만 지급하지 않는다면 양육비 지급을 청구할 수 있다. 자세한 청구 절차는 양육비이행관리원에서 상담 가능하다. [사진 pixnio]

대법원은 최근 부모를 대신해 미성년 자녀를 양육하도록 미성년후견인으로 선임결정을 받은 조부모가 비양육 부모를 상대로 양육비를 구한 사건에서 다음과 같이 판시하였습니다.

“친권의 일부 제한이 선고된 경우에도 부모의 자녀에 대한 그 밖의 권리와 의무는 변경되지 않는다(민법 제925조의3). 가정법원이 자녀의 복리를 위하여 부모의 친권 중 양육권만을 제한한 경우에도 부모는 여전히 미성년 자녀에 대하여 부양의무를 부담한다. 그러므로 미성년후견인이 민법 제946조에 따라 친권자를 대신하여 피후견인인 미성년 자녀를 양육하더라도 그 양육에 필요한 비용은 종국적으로 그 자녀에 대한 부양의무를 갖는 부모가 부담해야 한다.

민법 제924조의2에 따라 친권 중 양육권의 제한으로 미성년후견인이 선임된 경우 후견인이 피후견인인 미성년 자녀를 충분하게 보호·교양하기 위해서는 후견사무 수행에 필요한 비용, 즉 양육에 필요한 비용(‘양육비’)의 원활한 확보가 필수적이다. 친권 중 양육권의 제한으로 선임된 미성년후견인도 미성년 자녀의 양육권자와 마찬가지로 후견사무의 충실한 이행을 위해 양육비를 적시에 용이하게 확보할 필요성이 있다.

그럼에도 미성년후견인이 비양육부모에게 직접 양육비심판을 구할 수 없다고 해석하는 것은 합리성이 없고 사회적 정의관념에 현저히 반한다. 미성년후견인은 가정법원의 후견인 선임결정에 따라 피후견인을 양육할 임무를 맡는 사람일 뿐 피후견인에 대해 그 부모와 같은, 친자관계의 본질에서 유래하는 부양의무를 부담하는 사람은 아니므로 양육비의 적시 확보가 더욱 절실하다고 볼 수 있다. 미성년 자녀가 부모의 혼인공동생활 가운데 성장할 수 없는 경우 자녀의 안정적인 성장을 위해 양육비의 적시 확보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위와 같이 미성년 자녀가 부모의 혼인공동생활 가운데 성장할 수 없고 친권으로부터 양육권이 분리되는 상황의 유사성, 자녀의 복리를 위해 미성년후견인의 비양육친에 대한 양육비청구를 긍정하는 것이 정의관념에 부합하고, 분쟁을 합리적으로 해결하는 유효적절한 수단인 점 등을 종합하면, 민법 제924조의2에 따른 친권의 일부 제한으로 미성년 자녀에 대한 양육권한을 갖게 된 미성년후견인도 민법 제837조를 유추적용하여 비양육부모를 상대로 가사소송법 제2조 제1항 제2호 (나)목 3)에 따른 양육비심판을 청구할 수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 (대법원 2021. 5. 27.자 2019스621 결정 참조)


사례자는 가정법원으로부터 손녀의 후견인으로 선임되었는지 궁금합니다. 만약 미성년후견인으로 선임 결정을 받았다면 사위를 상대로 양육비 지급을 구하는 청구를 할 수 있습니다. 먼저 양육비이행관리원에서 상담을 받아보셔도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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