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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전술은 홍준표" 규모 작은 洪캠프가 요즘 텅 빈 이유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홍준표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가 27일 서울 여의도 jp희망캠프에서 외교대전환 공약을 발표한뒤 밝은 표정으로 인사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홍준표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가 27일 서울 여의도 jp희망캠프에서 외교대전환 공약을 발표한뒤 밝은 표정으로 인사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오늘부터 정례회의는 없습니다. 필수 캠프 상주 인력 외에는 모두 연고 지역으로 내려가 주십시오”

지난 20일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인 홍준표 캠프 내부 카톡방에 이런 공지가 올라왔다. 그날 캠프 내 실무진은 물론 본부장급 인사들까지 서둘러 짐을 챙겨 지역으로 내려갔다고 한다. 캠프 관계자는 “다들 우스갯소리로 ‘잠시 하당(下黨)하고 오겠다’며 지역에 내려가 당원 설득에 주력하고 있다”며 “덕분에 캠프 사무실이 한산하다”고 전했다.

홍준표 캠프는 ‘매머드급’이라고 불리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 캠프와 달리 소수 정예 콘셉트를 내세우고 있다. 홍 의원과 오랜 인연을 이어온 측근 위주로 구성된 ‘미니캠프’로 출발했다. 지난 16일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캠프에 합류하는 등 외부 영입이 늘면서 덩치가 불고 있지만, 여전히 윤석열 캠프에 비하면 소규모다.

홍준표 jp희망캠프 누가 이끄나.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홍준표 jp희망캠프 누가 이끄나.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①누가 이끄나=캠프 주요 인사로는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은 5선의 조경태 의원, 공동총괄선대본부장을 맡은 3선 출신 강석호 전 의원이 꼽힌다. 최근에는 최 전 원장 측 김선동 전 의원이 선대본부장으로 합류했다. 캠프에서 직함을 가진 현역 의원은 조 의원과 비서실장인 하영제 의원 둘뿐이다. 조 의원은 앞서 홍 의원의 복당 과정에서 몇 안 되는 찬성파였고, 하 의원은 2017년 대선 당시 홍준표 캠프에서 활동하는 등 ‘친홍’ 인사로 불린다.

상층부인 공동선대위원장단은 조 의원과 이명박 정부에서 청와대 정책실장을 지낸 백용호 전 실장, 박창달 전 의원, 안상수 전 인천시장, 이언주 전 의원이 맡고 있다.

정무라인에는 전직 의원들이 포진해 있다. 안효대 전 의원이 상황실장, 정유섭 전 의원이 정무실장을 맡고 있는 데 둘 다 과거 비박계로 분류됐던 정치인이다. 정책 분야는 제성호 중앙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총괄한다. 제 교수는 2018년 홍 의원의 싱크탱크인 ‘프리덤코리아 포럼’ 설립 당시 발기인이었다. 홍 의원은 “제 교수는 오랫동안 내게 정책 자문을 해준 고마운 분”이라고 했다.

이인제 국민의힘 상임고문, 친박계 홍문종 전 의원은 캠프 고문으로 영입됐다. 이외에도 홍 의원과 27년간 친분을 이어오며 보좌한 이필형 전 여의도연구원 아젠다위원장이 조직1본부장을, 홍 의원의 사법연수원 동기(14기)인 이우승 변호사가 법률팀장을 맡고 있다.

홍준표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의 유튜브 채널 'TV홍카콜라'에 올라온 홍보물. 캠프가 아니라 지지자가 직접 만든 홍보물이다. [TV홍카콜라 캡쳐]

홍준표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의 유튜브 채널 'TV홍카콜라'에 올라온 홍보물. 캠프가 아니라 지지자가 직접 만든 홍보물이다. [TV홍카콜라 캡쳐]


②직설 화법과 젊은 감각=캠프의 강점에 대해 홍준표 캠프 측은 “우리의 전술은 홍준표 그 자체”라고 전했다. 직설 화법과 ‘독고다이’로 대변되는 정치인 홍준표의 캐릭터를 극대화하는 데 캠프가 주력하고 있다는 의미다.

이 관계자는 “홍 의원의 트레이드 마크인 직설 화법은 캠프 사람들도 피해갈 수 없다”며 지난 26일 일화를 소개했다. 당시 홍 의원은 오전 9시 외교·안보 공약을 발표할 예정이었는데, 돌연 오후 3시로 연기됐다. 초안을 받아든 홍 의원이 “내 생각과 다른 부분이 많고 내용도 안이하다. 본경선이 코 앞인데 정신을 차려야 한다”고 불호령을 내렸다고 한다. 캠프 관계자는 “홍 의원이 목소리를 높인 게 못내 마음에 걸렸는지 그날 밤 본부장급 인사들에게 ‘동지들 덕분에 내가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는 걸 안다. 특히 고생하는 실무진들을 잘 챙겨달라’는 문자를 보냈다”고 덧붙였다.

유튜브 채널인 ‘TV 홍카콜라’는 젊은 감각의 영상물이나 홍보물을 제작해 20·30세대 호응을 끌어냈다고 평가받는다. 캠프 실무진은 “젊은 지지자들이 직접 홍보물이나 영상을 제작해 캠프에 보내기도 한다”며 “신선한 내용이 많아 오히려 캠프가 깜짝 놀라며 배운다”고 말했다. 1990년생인 여명 대변인이 이끄는 공보실도 젊다.

캠프 실무진 상당수가 자유한국당 대표 시절부터 홍 의원과 동고동락해온 이들이라는 점도 강점으로 꼽힌다. 한 캠프 실무자는 “2017년 대선을 치른 유경험자가 많아 실언이나 문제 되는 행동은 다들 알아서 조심한다”고 전했다.

국민의힘 홍준표 대선 경선 후복가 21일 서울 여의도 희망캠프에서 열린 '국가대표 출신 100인 홍준표 지지선언'에서 참석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국민의힘 홍준표 대선 경선 후복가 21일 서울 여의도 희망캠프에서 열린 '국가대표 출신 100인 홍준표 지지선언'에서 참석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③당심은 숙제=당 밖에서 지지세가 오른 것과 별개로 현역 의원을 포섭하지 못한 점은 캠프의 고민거리다. 실제 윤 전 총장의 정치선언 뒤 윤한홍·장제원 의원 등 한때 홍 의원과 가깝다고 여겨진 인사들이 윤석열 캠프에 합류했고, 최근에도 당 의원들의 윤 전 총장 지지 선언이 이어지고 있다. 익명을 원한 캠프 인사는 “당원 투표는 조직력 싸움인데, 걱정되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캠프 규모가 작다 보니 윤석열 캠프보다 구설에 오르는 일이 적지만, 돌발 상황 대응력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있다. 앞서 ‘조국수홍’(조국수호+홍준표) 프레임으로 공격당할 때 캠프 차원의 대응이 실시간으로 이뤄지지 못하면서 “수습을 캠프가 아니라 홍 의원이 직접 했다”는 반응이 당 안팎에서 나왔다. 윤석열 캠프에 비해 캠프 내 ‘스피커’의 중량감이 덜해 이슈 메이킹 대결에서 밀린다는 평가도 있다. 당 관계자는 “윤 전 총장 측은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끊임없이 시선을 집중시키는 이슈를 만들어내는 데 홍 의원 쪽은 조금 부족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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