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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자만 억울…"보험금 58억 달라" 코브라 살인사건의 비밀

중앙일보

입력

인도에서 코브라에 물려죽은 시신을 바꿔치기해 거액의 보험금을 타내려다 덜미를 잡힌 사건이 발생했다. 픽사베이

인도에서 코브라에 물려죽은 시신을 바꿔치기해 거액의 보험금을 타내려다 덜미를 잡힌 사건이 발생했다. 픽사베이

인도의 한 50대 남성이 자신이 코브라에 물려 죽은 것으로 위장해 거액의 보험금을 타내려다 보험회사와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26일(현지시간) 현지 매체인 인디안익스프레스와 영국 인디펜던트 등에 따르면, 인도 서부 마하라슈트라 주에 거주하는 한 54세 인도 남성이 미국의 생명보험회사에 500만 달러(약 58억원)의 보험금을 청구했다가 사기와 살인 행각 등이 발각돼 체포됐다.

용의자인 프라브하카르 브히마지 와그하우레는 지난 20년동안 미국에서 살다 올 1월 인도의 아흐메드나자르 지역 라주르 마을로 이사왔다. 지난 4월 라주르 경찰서에 와그하우레에 대한 사망 신고가 접수됐고, 현장에 출동한 경찰 앞에 와그하우레의 조카 프라빈이 나타나 시신의 신원을 확인해주는 등 조사를 도왔다.

지방정부 병원에서 확인한 와그하우레의 사인은 ‘코브라에 물렸다’는 것이었다. 평범한 사망사건으로 생각한 경찰은 의료 보고서를 확인한 뒤 시신을 조카인 프라빈에게 넘기고 조사를 마무리 지었다.

사건의 전모는 장례를 마친 뒤 조카 프라빈이 와그하우레가 가입한 생명보험금을 청구하면서 밝혀지기 시작했다. 보험회사의 조사관은 과거 와그하우레가 자신의 부인이 사망했다며 보험료를 청구했다가, 부인이 살아있는 것으로 밝혀진 전력을 확인했다. 이 같은 자료를 토대로 인도 경찰서에 와그하우레 사망 사건에 대한 추가 수사를 의뢰하기에 이르렀다.

자신과 비슷한 용모의 동네 남자를 강제로 데러다 코브라에 물려 죽게하고 자신이 죽은 것으로 위장해 보험금을 타내려던 일당이 경찰에 체포됐다. 픽사베이

자신과 비슷한 용모의 동네 남자를 강제로 데러다 코브라에 물려 죽게하고 자신이 죽은 것으로 위장해 보험금을 타내려던 일당이 경찰에 체포됐다. 픽사베이

경찰이 사건 재조사에 들어가자 미심쩍은 정황이 속속 드러났다. 경찰 조사에 협조했던 조카 프라빈은 이미 오래전 코로나19에 걸려 사망한 것으로 파악됐다. 코브라에 물려 사망한 실제 인물은 와그하우레가 아니라 그와 같은 마을에 살았던 나브나트 아슈완트 아납(50)으로 확인됐다. 와그하우레의 통화 기록을 조회하자 그의 휴대전화가 최근까지 사용 중이었다.

경찰 조사를 종합하면, 와그하우레는 뱀 조련사를 통해 코브라를 구한 뒤 조력자들과 함께 아납을 강제로 외딴 곳으로 데려가 코브라에게 물려 죽게 했다. 일당은 아납의 시신을 와그하우레의 집으로 옮긴 뒤, 경찰서에 와그하우레가 죽었다고 사망 신고를 했다. 와그하우레는 이미 코로나로 죽은 자신의 조카 프라빈 행세를 하며 경찰과 의료진에게 아납을 와그하우레라고 믿게 만들었다. 그는 자신의 사망진단서를 받은 뒤, 거액의 보험금을 청구했다가 꼬리가 잡혔다.

아흐메드나자르 경찰이 용의자 와그하우레와 공범 4명을 체포했다. [인디안익스프레스 캡처]

아흐메드나자르 경찰이 용의자 와그하우레와 공범 4명을 체포했다. [인디안익스프레스 캡처]

경찰은 “와그하우레는 자신과 용모가 비슷한 아납을 범행 대상으로 골랐다. 와그하우레가 이전에 오랫동안 해외에서 생활한 탓에 마을에서 가깝게 지내는 사람이 거의 없어 주변인들마저 바꿔치기된 죽음을 알아보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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