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뛰는데 대출 빗장, 무주택 서민 내집 마련 힘들어지나

중앙일보

입력 2021.10.28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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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32차 부동산시장 점검 관계장관회의에서 “지금은 부동산 시장 안정의 중대한 기로”라고 말했다. [뉴스1]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32차 부동산시장 점검 관계장관회의에서 “지금은 부동산 시장 안정의 중대한 기로”라고 말했다. [뉴스1]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7일 부동산 시장 점검 관계장관회의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홍 부총리는 “지금은 부동산 시장 안정의 중대한 기로”라고 말했다. 지난 26일 정부가 발표한 고강도 대출규제를 의식한 발언이다. 익명을 원한 부동산 전문가는 “대출규제는 현 정부가 쓸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부동산 정책”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지난 8월 말부터 금융회사 가계대출에 대한 총량 관리에 들어갔다. 이후 주택시장에선 거래가 위축하고 가격 상승세가 둔화하는 모습이 나타났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8월 23일 기준으로 서울의 주간 아파트값 상승률은 0.22%로 최고점을 기록했다. 이후 7주 연속으로 아파트값 상승 폭이 정체하거나 둔화했다.

주택시장에서 집을 사려는 심리는 위축했다. 부동산원이 지난 18일 조사한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101.6이었다. 지난 4월 19일(101.1) 이후 약 6개월 만에 가장 낮았다. 이 지수가 높을수록 집을 사려는 수요가 팔려는 수요보다 많다는 의미다. 부동산 정보업체 직방의 함영진 빅데이터랩장은 “(대출규제로) 다주택자의 주택 추가 구입 수요가 감소하고 ‘똘똘한 한 채’를 선호하는 현상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에서 15억원 넘는 고가 아파트의 거래 비중은 높아지고 있다. 15억원은 주택담보대출의 기준선이다. 집값 15억원 넘는 아파트는 주택담보대출을 전혀 받을 수 없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 1일부터 지난 24일까지 서울 아파트 시장에서 집값 15억원 넘는 거래는 630건이었다. 이 기간 전체 아파트 거래의 19.7%를 차지했다. 지난해 9월부터 지난 8월까지 15억원 넘는 거래 비중이 15%였던 것을 고려하면 4.7%포인트 높아졌다.

부동산 정보업체인 부동산R114의임병철 리서치팀장은 “최근 서울 강남 지역을 중심으로 신고가 거래가 이어지고 있다. (주택) 공급의 확대 없이는 집값이 하락세로 전환할 것으로 예측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수도권 아파트 입주 물량은 2023년까지 계속 줄어들 전망이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올해 수도권 아파트 입주 물량을 16만4032가구로 집계했다. 지난해(18만9980가구)와 비교하면 13.6% 줄어든 수준이다. 내년에는 16만100가구, 2023년에는 15만 가구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부동산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집값을 정부가 올려놓고 인제 와서 대출을 막아버렸다”, “무주택자는 평생 무주택자로 살라는 거냐” 같은 불만의 목소리가 나온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이번 규제가 대출을 끼고 집을 장만하려던 서민·중산층을 불편하게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두성규 건설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대출규제 등으로 매매 수요 일부가 임대차 시장으로 옮겨가면 전세시장 불안을 가중할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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