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바루기] ‘넙적한’ 손을 지녔던 친구

중앙일보

입력 2021.10.28 00:03

지면보기

경제 04면

코로나19로 인한 오랜만의 온라인 동창회. 기억 속 얼굴이 하나둘 나타났다. “넓적하고 두툼한 손이 그대로다” “넙데데했던 얼굴이 어떻게 그렇게 홀쭉해졌는지 신기하다” 등 화면으로 만나지만 시끌벅적한 분위기는 여전하다.

손이나 얼굴 등이 둥그스름하고 넓다는 것을 나타낼 때 ‘넓적하다’ ‘넙데데하다’와 같은 표현을 쓰곤 한다. ‘넙데데하다’는 ‘너부데데하다’의 준말이다. 이 ‘넙데데하다’ 때문인지 ‘넙적한 손’ ‘넙적한 이마’처럼 ‘넙적한’이라고 쓰는 사람이 종종 있다.

‘넙적한’은 ‘넓적한’이 맞는 말이다. 어간의 원형을 밝혀 적어야 하기 때문이다. ‘넓적하다’를 ‘넙적하다’로 잘못 쓰는 것과 비슷하게 헷갈리는 낱말이 또 있다. ‘널찍하다/넓직하다’ ‘널따랗다/넓다랗다’ 등도 어간의 원형을 밝혀 적어야 하는지 아리송한 경우다.

한글 맞춤법엔 어간 뒤에 자음으로 시작된 접미사가 붙어 된 말은 어간의 원형을 밝혀 적는다고 돼 있다. 그러나 겹받침의 끝소리가 드러나지 않는 경우엔 소리대로 적는다는 예외 조항이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널찍하다’ ‘널따랗다’ ‘넓적하다’는 모두 ‘넓다’에서 온 말로, 어간인 ‘넓-’이 접미사와 결합하며 어떻게 발음되는지를 잘 살펴봐야 한다. ‘널찍하다’[널찌카다]와 ‘널따랗다’[널따라타]는 어간의 겹받침 끝소리인 ‘ㅂ’이 드러나지 않으므로 소리 나는 대로 ‘널찍하다’ ‘널따랗다’로 써야 바르다. ‘넓적하다’는 [넙쩌카다]로 발음돼 겹받침의 끝소리인 ‘ㅂ’이 드러나므로 어간인 ‘넓-’의 원형을 밝혀 ‘넓적하다’로 쓰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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