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상추 한통 9600원, 햄버거에서 양상추가 사라졌다

중앙일보

입력 2021.10.28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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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가을 냉해로 양상추·시금치·미나리·배추 등 채소 가격이 치솟고 있다. 27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선 양상추 한 통이 9600원에 팔렸다. 이날 마트를 찾은 주부 정모(65)씨는 “양상추·애호박 가격이 또 올랐다”며 “채소 가격이 계속 오른다고 하니 김장이 벌써 걱정된다”고 말했다.

햄버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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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파로 양상추의 수급이 불안정해지면서 프랜차이즈 햄버거·샌드위치 가게로 불똥이 튀고 있다. 맥도날드에선 일주일째 양상추 없는 햄버거를 팔고 있다. 맥도날드는 지난 21일 매장에 ‘양상추의 수급 불안정에 따른 쿠폰 제공 안내문’을 게시했다. “갑작스러운 한파로 양상추의 수급이 불안정해 양상추가 평소보다 적게 혹은 제공이 어려울 수 있다”며 “양상추가 포함된 제품을 구매하는 경우 매장에서 사용 가능한 무료 음료 쿠폰을 제공한다”고 안내했다.

일부 고객은 양상추 없이 고기 패티와 양파 등만 있는 햄버거를 찍은 ‘인증샷’을 인터넷 게시판 등에 올리며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샌드위치 전문점 서브웨이도 최근 매장에 ‘샐러드 판매를 일시 중단한다’고 안내했다. 샌드위치에 나가는 양상추도 정량 제공만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잦은 비로 인해 무름병이 발생한 강원도 횡성군 양상추밭의 지난 14일 모습. [연합뉴스]

잦은 비로 인해 무름병이 발생한 강원도 횡성군 양상추밭의 지난 14일 모습. [연합뉴스]

맥도날드 관계자는 “다방면으로 정상화를 위해 노력 중”이라며 “현재로선 정상화 시점을 말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했다. 식품 안전·품질에 대한 내부 기준이 있어 양상추 공급업체를 갑작스럽게 변경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롯데리아·버거킹은 양상추가 제공되고 있다. 버거킹 측은 “냉해 때문에 양상추 수급에 어려움은 있지만 현재까지는 양상추 공급이 이뤄지고 있다”며 “공급망 확보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유통 업계에 따르면 양상추는 올해 늦장마로 병해 피해가 큰 상황에서 10월 한파까지 겹치며 물량이 급감했다. 현재 산지 물량이 전년 대비 70% 가까이 줄어들었다. 서울 가락시장 도매가격 기준으로 27일 양상추 상등급(10㎏)은 4만836원이다. 전날 가격(3만6931원)보다 10% 올랐다. 지난해 같은 기간(1만4279원)보다 286% 비싸다. 매일 가격이 치솟고 있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햄버거·샌드위치 가게를 운영하는 자영업자는 발을 동동 구른다. 한 샌드위치 가게 사장은 “어제 시장에서 4500원에 샀는데 오늘은 6300원”이라며 “몇백원씩 오르는 게 아니라 몇천원씩 오른다”고 한숨을 쉬었다.

양상추(일반 10kg) 가격 동향.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양상추(일반 10kg) 가격 동향.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양상추뿐 아니라 배추·시금치·상추·브로콜리 등 엽채류 값도 계속 오르고 있다. 가락시장 10월 3주차 가격동향에 따르면 상추(적치마 4㎏ 상자)는 5만원대로 지난해(1만원대)보다 다섯 배가량 가격이 올랐다. 얼갈이배추(4㎏ 상자)도 9700원대로 지난해 동기(3300원대) 대비 세 배 비싸졌다. 시금치 한 단(500g)은 전주보다 가격이 내려 2200원대다. 그래도 지난해(1200원대)보다 1000원 이상 비싸다.

유통 업계는 채소 가격 고공행진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대형마트에선 일부 채소의 경우 가격이 인상될 것으로 보인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지난달까지 고온이 지속돼 엽채소의 병해로 가격 상승세가 이어지다 10월 들어 갑자기 한파가 오면서 악재가 겹쳤다”며 “최대한 가격 인상 폭을 줄이고 물량 확보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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