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이어 분리막 전쟁 불붙었다…LG화학,도레이와 1조 투자

중앙일보

입력 2021.10.27 17:29

업데이트 2021.10.27 18:31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오른쪽)과 닛카쿠 아키히로 도레이 사장(왼쪽)이 27일 화상회의를 통해 합작법인 설립 계약을 체결하고 있다. [사진 LG화학]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오른쪽)과 닛카쿠 아키히로 도레이 사장(왼쪽)이 27일 화상회의를 통해 합작법인 설립 계약을 체결하고 있다. [사진 LG화학]

전기자동차 배터리의 핵심 소재인 분리막 시장을 잡기위한 글로벌 기업들의 경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LG화학은 27일 일본 도레이와 함께 유럽 헝가리에 ‘LG 도레이 헝가리 배터리 분리막 합작법인’을 설립한다고 밝혔다. 신학철 LG화학 부회장과 닛카쿠 아키히로 도레이 사장 등 양사의 주요 경영진이 화상으로 열린 체결식에 참석했다.

양사는 초기 출자금을 포함해 1조원 이상을 단계적으로 투자한다. 합작법인은 50대 50 지분으로 설립되고, 30개월 이후 LG화학이 도레이의 지분 20%를 추가로 인수해 경영권을 확보할 예정이다.

공장은 헝가리 북서부 뉠게주우이팔루에 위치한 기존 도레이 관계사의 공장 부지에 설립된다. 총면적은 42만m²로 축구장 60개가 들어갈 수 있는 규모다. 헝가리는 유럽 내 물류와 교통 편의성이 뛰어나고, 글로벌 자동차 메이커를 비롯해 LG화학의 주요 고객사들이 인접해 있어 유리한 지리적 요건을 갖추고 있다.

양사는 2028년까지 연간 8억m² 이상의 생산 능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양산된 분리막은 폴란드 보로츠와프에 있는 LG에너지솔루션 폴란드 공장 등 유럽 배터리 기업들에 공급된다.

글로벌 분리막 시장 점유율.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글로벌 분리막 시장 점유율.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양사가 합작법인을 설립하게 된 것은 유럽 내 안정적인 공급처를 확보하기 위한 도레이와 글로벌 전기차 생산 거점인 유럽 시장에 빠르게 진출하기 위한 LG화학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다. 이번 합작으로 도레이는 유럽 시장에서 확실한 수요처를 확보하게 됐고, LG화학은 자체 보유한 코팅 기술에 도레이의 원단 기술력을 추가할 수 있게 됐다.

도레이는 내열 특성이 우수하고, 안전성이 높은 ‘3겹 분리막’에 대한 원천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LG화학은 지난 7월 배터리 소재 회사로 도약하기 위해 LG전자의 분리막 코팅 사업 부문을 인수했다.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은 “도레이와 합작법인 설립은 단순한 협력을 넘어 LG화학의 코팅 기술과 도레이의 원단 역량 등 세계 최고 기술력을 결합해 시너지를 창출하는 혁신적인 변화”라며 “업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분리막 사업을 적극적으로 육성해 세계 1위 종합 전지 소재 회사로 도약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양사는 이번 합작을 통해 급성장하는 유럽 전기차 시장을 본격적으로 공략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게 됐다. 유럽 전기차 시장은 미국·중국과 함께 세계 3대 전기차 시장으로 손꼽히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인 IHS마킷에 따르면 유럽 전기차 배터리 시장은 올해 82GWh에서 2026년 410GWh로 연평균 38% 성장이 예상된다.

배터리 시장의 폭발적 성장으로 핵심 소재인 분리막 수요도 크게 늘고 있다. [중앙포토]

배터리 시장의 폭발적 성장으로 핵심 소재인 분리막 수요도 크게 늘고 있다. [중앙포토]

분리막 시장은 배터리 시장과 함께 폭발적으로 성장하면서 최근 들어 글로벌 업체 간 합종연횡이 이뤄지고 있다. 그동안 일본 아사히카세이와 도레이, 그리고 한국의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가 독보적인 기술을 앞세워 3강 구도를 이루고 있었다.

그런데 아사히카세이가 지난달 생산력 측면에선 우수한 중국 회사(SEMCORP)와 ‘장시엔포 신소재’라는 합작회사를 세우기로 하면서 지각 변동이 일어났다. 내년 상반기 중 중국에 1억㎡ 규모의 분리막 생산라인 착공에 들어간다. 국내 청주·증평과 중국 창저우에 생산 시설이 있는 SKIET는 최근 폴란드 실롱스크 공장을 본격적으로 가동한 가운데 당분간 독자 노선을 걸을 것으로 보인다.

이상영 울산과학기술원(UNIST) 교수는 “분리막 업계 3강 중 하나인 도레이가 LG화학과 합작을 통해 LG에너지솔루션이란 안정적인 공급처를 확보했다”며 “분리막 생산 업체들이 시장 선점을 위해 너도나도 합작 공장 설립에 나서는 모양새”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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