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여야 합의였다""거짓말"…文 노마스크 국회연설 논란

중앙일보

입력 2021.10.27 16:50

업데이트 2021.10.28 11:16

지난 25일 국회 본회의장에시 2022년도 예산안 시정 연설을 한 문재인 대통령이 마스크를 벗고 연설한 데 대해 국회의장실 측과 야당의 입장이 엇갈려 논란을 부르고 있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10월28일 시정 연설에 이어 올해 시정 연설에서도 마스크를 벗고 연설했다. 국회는 지난해부터 코로나 방역을 이유로 본회의장에서 모든 의원이 마스크를 쓰도록 하고있다. 이 때문에 야당에선 "의원은 물론 국회의장까지도 마스크를 쓰는데 대통령만 마스크를 벗고 연설하는 이유가 무엇이냐"는 지적이 나왔다. 이에 대해 국회의장실 측은 27일 "지난해 문 대통령 시정 연설 당시 대통령은 연설중에는 마스크를 벗고, 국회의장도 마스크를 벗기로 여야가 합의했다"며"올해도 그 합의를 준용한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지난해 10월 문 대통령 시정 연설 당시 국민의힘 원내대표를 지낸 주호영 의원은 27일 "그런 합의를 한 적 없다. (의장실 측이) 거짓말을 한 것"이라고 반박해 입장이 엇갈렸다.
주 의원은 "지난해 문 대통령이 시정연설을 시작하면서 돌연 마스크를 벗어, 내가 '왜 대통령만 벗나'고 이의를 제기했다. 이어 '대통령이 마스크를 벗고 연설하니, 나도 교섭단체 대표 연설할 때 마스크를 벗겠다'고 국회 측에 요구했으나 거부당했다"고 했다.

대통령, 2년째 마스크 벗고 국회 연설
의장실 "지난해 여야 합의 준용한 것뿐"
"야당에 문의하니 선선히 수용해줬다"
야당 "합의 없었다. 대통령 일방적 행동"
주호영"내가 연설할 땐 탈마스크 불허"
문 대통령, 야당 특검 요구에 '끄덕' 눈길
오후5시 '강찬호 투머치토커'상세 보도

 주 의원은 "마스크를 벗고 연설하는 것이 더 전달력이 있으니 대통령도 (벗고) 했는데, 야당 원내대표는 왜 벗고 하면 안되나. 내가 연설하는 위치(연단)도 문 대통령 연설 위치와 똑같고, 방역용 유리막도 설치돼있다. 그런데도 국회 측은 '방역 규칙상 안된다'며 불허했다"고 했다.
 그는 문 대통령 연설 당시 박병석 국회의장도 마스크를 쓰지 않은 것과 관련, "대통령에게 마스크를 쓰라고 할 수 없으니 '삼권분립 원칙상 국회의장도 마스크를 벗었다'는 논리를 펴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당시 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로 대여 협상 실무를 맡았던 김성원 의원도 "대통령 마스크 벗는 문제를 (국회·여당과) 논의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복기왕 국회의장 비서실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복 실장은 "지난해 대통령 시정연설 직전 김성원 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를 찾아가 '대통령 연설 때 마스크를 어떻게 해야 하겠나'고 물었다"며 "그러자 김 수석부대표는 '대통령이 1년에 한번 국회 와 연설하는 것이니 마스크 벗고 하게 하라'고 선선히 대답했다"고 말했다.
 복 실장은 "이어 내가 '대통령이 연설하는 동안 국회의장도 마스크를 벗어야하지 않겠느냐'고 묻자 이에 대해서도 김 수석은 '그렇게 하라. 그렇게 하면 국민이 충분히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대답해 아무 문제 없이 협상이 끝났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데도 주 의원이 '국회의장실 측이 거짓말했다'고 한 것은 유감"이라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마스크를 벗고 2022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뒤에 앉은 박병석 국회의장도 마스크를 벗은 모습이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마스크를 벗고 2022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뒤에 앉은 박병석 국회의장도 마스크를 벗은 모습이다. [청와대사진기자단]

한편 문 대통령은 시정연설에 앞서 국회의장단·여야 지도부와 환담했다.

문 대통령은 대장동 게이트 의혹 특검을 요구한 야당 지도부의 요구에 고개를 끄덕였으나, 즉답을 피하고 다른 주제로 넘어갔다고 야당 지도부가 전했다.

국민의힘 김기현 원내대표는 "문 대통령에게 '대장동 수사가 제대로 안되니 조치를 해야한다'고 이준석 대표와 함께 촉구했다. 그러자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와 윤호중 원내대표가 '(검찰이) 수사 잘하고 있는데 (야당이) 방해하는 것 아니냐. 곽상도 전 의원이 화천대유의 돈을 받은 게 문제'라며 참견하더라. 그러자 문 대통령은 코로나 방역 등 다른 얘기만 하다가 자리가 파했다. 문 대통령은 대장동의 '대'자나 부동산의 '부' 자도 거론하지 않았다"고 했다.

정진석 국회부의장은 "문 대통령은 야당 지도부의 특검 촉구에 고개를 연신 끄덕끄덕하더라. 반면 민주당 지도부가 반론을 제기하자 가만히 듣고만 있더라. 야당의 당위론적인 특검 요구에 공감을 표시하려는 뜻 아니었나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강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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