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투명하게 한다더니…가덕신공항 보고 비공개, 함구령도

중앙일보

입력 2021.10.27 16:35

업데이트 2021.10.27 16:39

가덕도 신공항 조감도. [자료 부산시]

가덕도 신공항 조감도. [자료 부산시]

 국토교통부가 28일 오전으로 예정인 '가덕도신공항 사전타당성조사(사타) 중간보고회'를 비공개로 진행키로 했다. 관련 연구진에는 함구령까지 내린 것으로 확인됐다. 당초 투명하고 객관적인 절차 이행을 공언했던 것에 역행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상일 국토부 가덕도신공항추진TF단장은 27일 "수요나 사업비 등이 아직 연구 과정이라서 나중에 바뀔 수도 있기 때문에 (중간보고 수치가) 마치 확정된 것처럼 나가면 곤란하다"며 "조사 방법론을 놓고 중점토론할 예정이라 외부에 공개는 어렵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중간보고회에는 국토부가 위촉한 자문위원들과 부산 등 관련 지자체 관계자만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단장은 "지자체도 자신들의 안을 갖고 있기 때문에 (중간보고 내용과 비교해서) 토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5월부터 항공대 컨소시엄이 진행하고 있는 가덕도신공항 사타 용역은 내년 3월 완료예정이다. ▶가덕도신공항 건설 관련 각종 여건 분석 및 전망 ▶수요예측 ▶시설 규모 산정 ▶시설입지 및 배치 ▶총사업비 등 추정 ▶ 대안별 세부평가 및 최적 대안에 대한 타당성 평가 등을 하고 있다.

 사타는 특정 사업을 하려는 정부 기관이나 지자체 등에서 자체적으로 발주하는 용역으로 사업 규모와 사업비 등 밑그림을 그리는 작업이다. 이후 한국개발연구원(KDI)의 예비타당성조사(예타)를 통해 정밀한 검증을 받게 된다. 이 때문에 사타 자체는 일반적으로 그리 주목을 받지 않는다.

 [자료 기획재정부, 국토교통부, 부산시]

[자료 기획재정부, 국토교통부, 부산시]

 하지만 가덕도신공항 사타는 상황이 다르다. 이렇다 할 밑그림 없이 특별법으로 공항 건설이 확정된 데다 부산·울산·경남(부울경)지역에서 주장하는 예상수요·사업비 규모가 앞서 진행된 정부의 김해신공항 예타와 기본계획안과 차이가 너무 크기 때문이다.

 우선 부울경에서는 영남권 관문공항을 만드는데 7조 5000억원이면 된다는 입장이다. 활주로는 한 개만 건설한다는 전제에서다. 반면 국토부는 특별법 논의 과정에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법안소위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건설 규모에 따른 3가지 시나리오별로 12조8000억~28조6000억원이 든다고 추정했다.

 심지어 활주로 한개짜리 공항을 짓더라도 예상 사업비는 12조8000억원으로 부산시 추산보다 5조2000억원이 더 필요하다고 봤다. 활주로 2개로 국내선과 국제선을 모두 수용하는 시나리오는 15조8000억원이었다.

예상수요에서도 차이가 크다. 부산시는 2056년 기준으로 가덕도신공항의 국제선여객을 연간 4600만명으로 추정한다. 그러나 정부의 김해신공항예타와 기본계획안의 예상치는 절반에 못 미치는 1940만명과 2006만명이다. 화물 전망치도 부산이 최대 57배나 높게 추정했다.

국토부는 가덕도신공항 사타 중간보고를 비공개키로 했다. [출처 국토교통부]

국토부는 가덕도신공항 사타 중간보고를 비공개키로 했다. [출처 국토교통부]

 이 때문에 사타를 통해 나오게 될 예상수요와 사업비 규모가 향후 사업의 타당성을 재평가하고, 예타면제 여부를 결정하는데 가장 중요한 기준점이 될 거란 전망이 많았다. 국토부가 사타 등 신공항건설 추진과정을 투명하고 객관적으로 하겠다고 공언한 것도 이러한 무게감에서다.

 전문가들은 국토부 방침에 대해 의아하다는 반응이다. 김시곤 서울과학기술대 교수는 "예상 수요와 사업비 추정액 등을 빼면 중간보고 할 게 뭐가 있는지 모르겠다"며 "방법론도 예타지침이나 기존 연구기법 등이 있기 때문에 특별히 바뀔 게 없다"고 지적했다.

 정진혁 연세대 교수도 "일반적으로 중간보고에 수요예측이나 경제성 분석은 거의 결과를 갖고 한다"며 "용역 기간의 절반이 지난 지금 방법론을 두고 토론하겠다는 것도 이례적"이라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다른 전문가는 "중간보고를 비공개로 하면 애초 어떤 수치가 나왔는지 알 수 없기 때문에 나중에 최종 결과가 나와도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파악할 수 없다"며 "자칫 국토부가 쓸데없는 오해를 살 수도 있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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