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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공행진' 유가 7년만 최고치 경신…유류세 인하 무색해지나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국제유가가 7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정부가 유류세를 내리겠다고 발표한 직후다.

지난 26일 서울 시내 한 주유소에서 휘발유를 리터당 2390원, 경유를 2190원에 판매하고 있다. 뉴스1

지난 26일 서울 시내 한 주유소에서 휘발유를 리터당 2390원, 경유를 2190원에 판매하고 있다. 뉴스1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 ‘오피넷’에 따르면 2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 텍사스유는 배럴당 84.65달러에 거래됐다. 하루 전보다 0.89달러 오르며 85달러 선에 근접했다. 2014년 10월 이후 7년 만의 최고 기록이다. 이날 영국 브렌트유도 전날보다 0.41달러 상승한 86.40달러에 거래됐다. 배럴당 90달러 돌파를 눈 앞에 뒀다.

이란 핵 협상 재개 소식도 기름값 상승세를 꺾지 못했다. 석유 매장량 세계 4위인 이란을 대상으로 한 경제 제재가 풀릴 수도 있다는 기대가 커졌지만 유가 흐름을 되돌릴 수준은 못 됐다.

국제유가를 따라 국내 석유제품 가격도 가파르게 오르는 중이다. 오피넷 집계를 보면 이날 전국 주유소에서 휘발유는 L당 평균 1765.13원에 팔렸다. 하루 전과 비교해 2.47원 올랐다. 역시 7년 만에 최고 가격이다. 전국에서 기름값이 가장 비싼 서울의 휘발유 가격은 1L 당 1845.68원이었다.

최근 1개월 휘발윳값 추이.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최근 1개월 휘발윳값 추이.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앞서 26일 정부는 유류세를 20% 낮추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현 유가 상승 추세가 이어진다면 체감 효과는 크게 떨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기획재정부 모의계산 결과 유류세 인하로 휘발유는 L당 164원, 경유는 116원 내려간다. 유류세 인하는 정부 시행령 개정 절차를 거쳐 다음 달 12일 시행될 예정이다. 기존 재고를 소진한 뒤 세금 인하분이 소비자가격에 반영되는 시점은 빨라야 다음 달 하순이다. 그 사이 기름값이 100~200원 올라버리면 소비자가 유류세 인하 효과를 제대로 체감할 수 없다는 문제가 생긴다.

로이터통신은 “서부텍사스유와 브렌트유 가격은 지난달 초와 비교해 20% 가까이 올랐다”며  “세계적 공급 경색과 석유 비축량 감소로 인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주요 투자은행(IB)은 국제유가 예측치를 속속 올려잡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연말 국제유가가 배럴당 90달러선을 넘길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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