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노태우 전 대통령의 빈소가 차려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각계 인사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원로 인사 중에서는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오전 9시 40분쯤 가장 먼저 빈소를 찾았다. 고인의 장녀인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이 유족을 대표해 김 전 위원장을 맞았다.
조문을 마친 김 전 위원장은 기자들과 만나 “선진국이 될 수 있는 상당한 기반을 갖추셨던 분이고, 역대 대통령 가운데 외교에 대해서는 커다란 족적을 남겼다”며 “유족이 하도 (상황이) 복잡해서 별로 할 얘기를 못 했다”고 말했다.
김 전 위원장은 ‘6공 황태자’로 불린 박철언 전 의원, 노재봉 전 총리, 정해찬 전 비서실장, 이용민 전 재무부 장관 등과 인사하고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뒤이어 조문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노 전 대통령은 전두환 전 대통령 일가와 달리 평가될 부분이 있다. 민주화 이후 직선 대통령이었다는 차원에서 현대사에 큰 이정표를 남겼다”며 “예우가 사실상 박탈된 대통령의 상 문제는 하나의 중요한 잣대가 마련돼야 국가적 혼란이 적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전두환 전 대통령 일가와는 다르게 노태우 전 대통령 일가는 그에 대한 피해를 추징금을 납부하기 위한 노력도 지속했다”며 “비록 노 전 대통령 당신께서는 2000년대 초반부터 건강이 안 좋아 직접 의사표명할 기회가 없었지만 가족, 특히 아드님 노재헌 변호사는 광주민주화운동에 대해서도 가족을 대표해 사과하는 등 진정성 있는 노력을 경주했다”고 말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오전 빈소를 찾아 조문한 뒤 기자들과 만나 “고인께서는 파란만장한 대한민국의 현대사와 영욕을 함께했다. 특히 북방외교를 개척해 소명을 완수했다”며 “1987년 개헌 이후로 당선된 첫 번째 민선 대통령이셨고, 소련의 붕괴, 독일의 통일 등 정말 혼란스러운 국제 현장 와중에서도 냉철하게 국제 상황에 대한 분석과 대처를 정말로 현실적으로 잘 하셨다”고 말했다. 이어 “ 고인을 대신해 5·18 영령들께 무릎 꿇고 참회하신 유족께도 위로의 말씀을 드렸다”고 했다.
각계 인사 외에 가득 몰린 취재진과 개인적으로 찾아온 시민들도 겹치면서 빈소는 오전 내내 북적였다.
빈소 앞에는 조화도 줄을 이었다. 빈소 내부 좌측에는 김부겸 국무총리와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우측에는 전두환 전 대통령과 이명박 전 대통령, 고(故) 김영삼 전 대통령의 부인인 손명순 여사,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최태원 SK 회장, 김승연 한화 회장, 손경식 CJ 회장의 조화가 놓였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과 싱하이밍 주한중국대사, 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이기흥 대한체육회장, 김형오·강창희 전 국회의장,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 등도 조화를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