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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여당 대선후보 만남, 청와대 “대장동 대자도 안 나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0면

“그 짐을 제가 질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26일 문재인 대통령과의 청와대 회동에서 문 대통령이 기후위기 대응에 대한 부담을 언급하며 “이 짐은 현 정부보다 다음 정부가 지는 게 더 클 것 같다”고 말하자 이같이 답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26일 청와대에서 만나고 있다. 이 후보가 지난 10일 민주당 경선에서 대선 후보로 선출된 지 16일 만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상춘재에서 50분 동안 이 후보와 차담 형식으로 면담했다. 이철희 청와대 정무수석도 배석했다. [사진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26일 청와대에서 만나고 있다. 이 후보가 지난 10일 민주당 경선에서 대선 후보로 선출된 지 16일 만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상춘재에서 50분 동안 이 후보와 차담 형식으로 면담했다. 이철희 청와대 정무수석도 배석했다. [사진 청와대사진기자단]

이날 청와대 상춘재에서 열린 문 대통령과 이 후보의 회동에 배석한 이철희 정무수석은 50분간의 차담이 끝난 뒤 이같은 대화 내용을 전했다. 이날 만남은 지난 10일 이 후보가 민주당 후보로 확정된 지 16일 만에 이뤄졌다.

문 대통령은 차담에서 “이 후보는 지난 대선 때 저와 당내 경선에서 경쟁했고, 경쟁을 마친 후에도 다시 함께 힘을 모아서 함께 정권교체를 해냈다”며 “그동안 대통령으로서, 경기지사로서 함께 국정을 끌어왔는데 이제 나는 물러나는 대통령이 되고, 이 후보가 새로운 후보가 돼 여러모로 감회가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경쟁을 치르고 나면 그 경쟁 때문에 생긴 상처를 아우르고 다시 하나가 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일요일 이낙연 전 대표와의 회동은 아주 좋았다”고 했다.

이 후보는 그러자 “따로 뵐 기회가 있으면 이 말을 꼭 하고 싶었다”며 “지난 대선 때 좀 모질게 했던 부분에 대해서 사과한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이제 1위 후보가 되니까 그 심정을 아시겠죠”라고 화답했다.

2017년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 이 후보는 문 대통령에게 날선 비판을 했고, 이 과정에서 두 사람의 지지자들은 강하게 대립했다. 이 후보가 한동안 ‘반문’ 또는 ‘비문’으로 규정돼온 이유이기도 했다.

4년 전 일을 사과한 이 후보는 차담 내내 “대통령과 생각이 너무 일치해서 놀랄 때가 있다”는 말을 반복했다.

이 후보는 문 대통령의 전날 시정연설에 대해선 “내가 하고 싶은 얘기가 다 들어 있어서 너무 공감이 많이 갔다”고 했고, 미래 산업에 대한 국가의 대대적 투자가 필요하다는 말에 대해서도 “공감이 많이 갔다”며 확장 재정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정치권에선 이날 문 대통령이 대장동 사건을 언급할지를 놓고 논란이 일었다. 이에 대해 이철희 수석은 “대장동의 ‘대’자도 나오지 않았다. 검찰이나 수사라는 단어 자체도 나오지 않았다”며 “사전에 ‘선거운동이나 정치적으로 오해받을 수 있는 주제는 피하자’고 했고, 실제 약속을 지켰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소속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무슨 핑계를 대더라도 잘못된 만남이고, 명백한 선거 개입 행위”라고 했고, 홍준표 전 대표도 “은밀한 회동이자 대통령으로서 아주 부적절한 행동”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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