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윤석열 공방된 靑국감…靑“특검, 국회 논의하면 결단”

중앙일보

입력 2021.10.26 18:28

업데이트 2021.10.26 23:34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인 이재명(왼쪽) 전 경기지사와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 중앙포토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인 이재명(왼쪽) 전 경기지사와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 중앙포토

청와대에 대한 국정감사가 진행된 21일 국회 운영위원회는 청와대 현안보다 여야 대선 주자에 대한 공방전이 더 치열하게 벌어졌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인 이재명 전 경기지사의 대장동 사건 연루 가능성을 집중 공격했고,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이른바 ‘전두환 공과’ 발언을 문제삼았다.

야당인 국민의힘은 먼저 이날 오전 있었던 문재인 대통령과 이재명 전 지사의 청와대 면담이 “부적절하다”고 비판했다. 성일종 의원은 “문재인 대통령은 대장동 사건에 대해서 ‘철저한 수사를 하라’고 했는데, 대장동의 설계자이고 총감독한 사람이고 피의자가 될 수도 있고 범죄인이 될 수도 있는 사람을 대통령이 만나는 게 옳으냐”고 유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에게 따져 물었다. 이에 대해 유 실장은 “여당의 대선 후보로서 관례에 따라서 만난 것”이라며 “앞으로 야당도 후보가 뽑히고 요청이 오면 (대통령 면담을)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野 “이재명 만난 文, 수사 가이드라인 준 것…선거 개입”

전주혜 의원은 “(이재명 전 지사를 만난 건) 문 대통령이 수사 대상에 있는 대선 후보를 대충 수사하라고 가이드라인 준 것”이라며 “선거에 사실상 개입한 것과 마찬가지”라고 주장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신속하고 철저하게 수사하라고 했는데 검·경의 수사가 이렇게 지지부진한 것은 레임덕이 온 것”이라고도 했다.

유 실장은 또한 “대통령이 실체를 알고 나서 찾으라고 하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대통령도 실체는 모르는 것이다. 국민들이 의문을 가지니 조속히 해소하라는 뜻”이라고 했다.

이영 의원은 “대통령 취임사에서 ‘특권과 반칙 없는 세상, 상식대로 해야 이득을 보는 세상을 만들겠다’고 했다”며 “대장동 게이트를 특권과 반칙도 없고 상식적으로 이득을 획득한 상황으로 보느냐”고 물었다. 유 실장은 “청와대도 이것(대장동 사건)을 굉장히 비상식적으로 봤기 때문에 처음에 엄중하게 보고 있고, 지켜보고 있다고 말씀드린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고는 “부동산이 우리 정부에서 가장 아픈 곳이기도 하고, 끝까지 굉장히 최선을 다해야 될 부분이기 때문에 이런 부분에 국민들의 분노가 당연히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이 26일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원회의 청와대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를 받고 있는 모습. 뉴스1

유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이 26일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원회의 청와대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를 받고 있는 모습. 뉴스1

유 실장은 대장동 사건에 대한 특별검사(특검) 도입의 필요성을 주장하는 유상범 의원의 질문에 대해선 “청와대가 지금 (대장동 사건 관련) 수사 내용을 보고받는다든지 내용을 챙긴다든지 일체 없다”며 “특검의 필요성은 국회에서 논의를 해야 안 되겠느냐. 나중에라도 국회에서 논의를 해달라”고 말했다. 뒤이어 임이자 의원이 특검 필요성을 거듭 강조하자 유 실장은 “국회에서 논의해 준 결과에 따라서 결단을 내리겠다”고 답변하기도 했다.

여당인 민주당은 최근 “전두환 전 대통령이 군사 쿠데타와 5·18만 빼면 정치는 잘했다고 말하는 분들이 많다”고 발언한 윤석열 전 총장을 집중 비판했다.

이수진(비례대표) 의원은 윤 전 총장의 발언을 인용하며 “전두환 폭압정치에 희생된 국민들에 대한 폭력”이라고 말한 뒤 유 실장의 의견을 물었다. 이에 대해 유 실장은 “대선 후보의 발언에 대해 비서실장이 말하기 그렇다”면서도 “5·18이 호남만의 문제일까. 군사정권 시절에 우리가 겪었던 삼청교육대, 형제복지원 등 민주화를 거슬렀던 굉장히 큰 부분에 대해서는 조심스러운 부분이 아닌가 싶다”는 의견을 밝혔다.

유 실장은 임오경 의원이 거듭 윤 전 총장 발언에 대한 입장을 물었을 때는 “후보의 발언은 결국 국민들이 판단할 문제”라며 “청와대는 대선 정국에서 이런 문제는 엄중하게 중립을 지켜야 한다고 이야기한 적이 있다”고 강조했다.

신중한 답변 태도를 보이던 유 실장은 임이자 의원이 전날 시정연설 때 문 대통령이 현 정부의 성과에 대해 설명한 부분을 비판하자 “대통령을 너무 좀 그래 안 해주셨으면 좋겠다. 그래도 대통령이 40% 지지율을 가지고 있는 분”이라며 “지나치게 좀 폄훼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반박하기도 했다.

서훈 “정치 이벤트로 남북 정상회담 추진하지 않겠다”

서훈 국가안보실장은 이날 국민의힘 김기현 원내대표가 “내년 대선을 앞두고 ‘가짜 평화쇼’ 남북 정상회담을 추진하는 게 아니냐”고 묻자 “안보실장으로 명확히 말하면 정치 이벤트성으로 결코 정상회담을 추진하지 않겠다”며 “그 부분은 우리 국민이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달 말 예정된 문 대통령과 프란치스코 교황의 면담에서 교황의 방북을 요청할지에 대해선 “(방북은) 교황께서 늘 먼저 말씀하신다”며 “교황께서 (방북 관련 문제를) 말씀하시면 대통령은 들을 것”이라고 했다.

감사위원 제청 관련 인사수석 항의 전화 여부 놓고도 공방

최근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감사원장 시절인 지난해 8월 당시 김오수(현 검찰총장) 법무부 차관을 감사위원에 제청해 달라는 청와대 요청을 거부하자 (김외숙 청와대 인사)수석이 수차례 항의성 전화를 했다”고 밝힌 데 대한 공방도 벌어졌다.

김기현 원내대표가 “항의성 전화를 한 적 있느냐”고 여러 차례 물었지만 김외숙 수석이 “인사에 관한 사안은 공개적으로 답변을 드리기가 곤란하다”며 계속 답변을 거부한 것이다. 김 원내대표는 “위증으로 처벌받을까봐 겁나서 그런 거냐”, “인사수석의 직권남용을 고발하려 생각하고 있다”, “목소리가 떨린다”며 거듭 압박했지만 김 수석은 “그렇게 말해도 가타부타 말할 수 없다”고 맞섰다.

이날 청와대 국정감사는 오전 10시에 개의하자마자 파행되기도 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판교 대장동 게이트 특검 수용하라’ 문구가 적힌 마스크를 쓰고, 근조 리본을 가슴에 단 채 회의장에 나오자 민주당 의원들이 항의하며 감사가 중지된 것이다. 회의는 오후 3시가 돼야 속개돼 자정이 넘게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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