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멍 뚫린 백신패스ㆍ느슨한 비상계획ㆍ재택치료 대비 부재…위드코로나 우려는

중앙일보

입력 2021.10.26 18:19

19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야구팬들이 2021 프로야구 키움과 LG와의 경기를 관람하고 있다.   연합뉴스

19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야구팬들이 2021 프로야구 키움과 LG와의 경기를 관람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공개한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 계획 초안을 두고 전문가 우려가 나오고 있다.

백신패스, 18세 이하와 접종 불가자도 적용

우선 일부 업종에 적용될 ‘백신패스’ 예외 적용 관련 논란이 있다. 정부는 다음달 1일부터 ▶실내체육시설 ▶노래연습장 ▶유흥업소 ▶목욕장업 ▶경륜ㆍ경정ㆍ경마 ▶카지노 등 다섯 종류의 다중이용시설에 백신패스를 도입한다. 해당 시설에선 백신패스 소지자만 입장을 허용하는 대신 인원제한 등 대부분의 방역 조치가 해제된다. 영화관과 야구장 등에서는 취식까지 허용되는 시범사업도 운영된다.

그런데 접종이 적극적으로 권고되지 않는 18세 이하와 불가피한 접종 불가자는 예외를 적용한다는 데 일부 전문가들은 우려하고 있다.

정기석 한림대 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초안대로 이행된다면 18세 이하 청소년 10명이 모여 영화관이나 야구장에 들어가 취식을 해도 된다는 것”이라며 “이들을 접종 완료자와 동일하게 취급하면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김동현 한림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아직 코로나19 확산 상황이 종료되지 않았는데 꼭 필요하지 않은 상황에서까지 예외 사항을 허용할 필요가 있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개인이 질병력을 확인해 등록해야 하고 업소에선 또 그 사실을 일일이 확인해야 하는데 그런 노력은 불필요하다고 본다”며 “실효성을 높이려면 필수 시설을 제외하고는 접종 완료자에게만 인센티브를 주는 형식으로 보완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고 덧붙였다.

백신 패스(접종증명,음성확인제) 단계별 적용 그래픽 이미지.

백신 패스(접종증명,음성확인제) 단계별 적용 그래픽 이미지.

이 정도는 감수하고 가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정부 기조는 접종 완료율이 70% 이상을 넘은 만큼 어느 정도의 확진자는 감내하겠다는 건데 국민 기본권 측면에서 이 정도 예외사항은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만 “접종을 완료했다고 해도 6개월이 넘은 고령층ㆍ고위험군에 대해서는 빨리 부스터샷을 접종해 보호막을 형성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윤 서울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도 “다중이용시설 내에서도 기본적인 방역수칙은 유지되기 때문에 이 정도는 사회가 용인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병상 80% 차면 서킷 브레이커? 미리 경고해야”

26일 오후 대전시 서구 탄방동 탄방초등학교에서 방역 당국이 학생들을 대상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전수조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26일 오후 대전시 서구 탄방동 탄방초등학교에서 방역 당국이 학생들을 대상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전수조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킷 브레이커와 재택치료 정책에도 현실적인 보완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주장한다. 서킷 브레이커는 주식 시장에서 주가 급락 시 일시적인 거래중단을 의미한다. 방역당국은 확진자가 대거 늘어 중환자실ㆍ입원 병상 가동률이 80%를 초과할 때 방역을 강화하는 비상계획을 추진할 계획이다.

하지만 정기석 교수는 “주식 시장 용어를 방역 정책에 대입하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된다”며 “갑작스러운 중단 조치를 하겠다는 건데 상황을 예의 주시하다가 1차 경고, 2차 경고를 하면서 서서히 줄였다 늘이는 정책을 이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김우주 교수도 “병상 가동률이 80%를 넘었을 때 조처를 하면 이미 늦었다. 브레이크는 일찍 밟아야 사고가 안 난다”고 덧붙였다. 전날(25일) 공청회에서도 “중환자실 가동률 80%는 100%와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60% 정도 병상이 차면 예비 경보를 발령해야 한다”(이재갑 한림대 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지적이 나왔다.

재택치료, 70세→기저질환 없는 50세 이하로 낮춰야”

25일 강남구보건소 재택치료전담팀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연합뉴스

25일 강남구보건소 재택치료전담팀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연합뉴스

재택치료에 대해선 구체적인 대비책 없이 대상자를 확대했다는 비판이 나왔다. 현재 재택치료는 고위험군을 제외한 70세 미만의 경증ㆍ무증상 확진자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는데 정부는 앞으로 전체 경증ㆍ무증상 대상자로 확대할 계획이다.

김동현 교수는 최근 재택치료를 받다가 갑자기 상태가 악화해 병원 이송 도중 사망한 60대 사례를 제시했다. 김 교수는 “비슷한 상황이 벌어질 수 있기에 임상 전문가들은 재택치료가 가능한 환자 기준을 기저질환 없는 50세 이하로 낮춰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보건소 기반으로 환자 모니터링을 하려면 충분한 인력과 지역 의료기관과의 협력 시스템 정비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기석 교수는 “지금은 마땅한 치료제가 없기 때문에 재택치료가 아니라 사실상 자택대기 상태”라며 “경증이라도 기저 질환자는 갑자기 상태가 나빠질 수 있는데 그럼에도 재택치료를 확대한다는 건 정부의 책임 회피”라고 말했다. 김윤 교수는 “방향성은 맞지만, 지금보다 보수적으로 대상자를 한정해서 운영하고 의료 시스템이 안정화되면 조금씩 기준을 넓히는 식으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런 지적에 대해 26일 류근혁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제1총괄조정관(보건복지부 2차관)은 “현재 보건소에 한시적으로 2127명의 인력을 지원하고 있고 올해는 정규 인력을 816명 정도 채용해서 운영 중이다”며 “보건소 수요에 따라 필요한 인력이 지원될 수 있도록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Innovation Lab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