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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조 서울시 예산 내년 역대 최고…TBS 출연금은 감액 논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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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서울시가 44조원에 달하는 역대 최대 규모의 내년도 예산안을 마련하고 있는 가운데, 서울시의회는 “그 어느 때보다 면밀히 살펴보겠다”며 강도높은 심의를 예고했다. 예산안엔 오세훈 서울시장이 새로 추진하는 공약 사업이 대거 포함되는 데 따른 것이다. 서울시는 정치편향 논란이 있던 TBS에 대해선 출연금도 깎을 것으로 예상된다.

김인호 의장, “면밀히 살펴볼 것”

김인호 서울시의회 의장은 26일 페이스북에 올리 글을 통해 오세훈 시장에게 내년도 예산안에 '자영업자 손실보전 반영'을 주문했다. [페이스북 캡처]

김인호 서울시의회 의장은 26일 페이스북에 올리 글을 통해 오세훈 시장에게 내년도 예산안에 '자영업자 손실보전 반영'을 주문했다. [페이스북 캡처]

김인호 서울시의회 의장은 26일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벌이는 없이 빚만 늘어나 문을 걸어 잠근 자영업자가 지난 한 해에만 25만명에 달했다”며 “문재인 대통령이 어제(25일) 국회 시정연설에서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손실보상을 언급했지만, 여전히 빈틈은 존재한다. 서울시는 이를 외면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서울시의회 의장단은 전날 서울시의 내년 예산안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김 의장은 “지난번 손실보상 추경예산 규모로 전체 (자영업자) 손실을 제대로 충당할 수 있는지 우려된다”며 “44조 거대 예산 속에 이들을 위한 자리는 분명히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시의회는) 코로나 방역과 민생회복을 위한 대책들이 얼마나 촘촘하게 마련되었는지 따질 것이다. 아직 내년도 예산편성이 마무리되지 않은 시점인 만큼 반드시 사각지대에 놓인 피해 업종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상회복 지원에 ‘오세훈표 예산’ 포진

서울시 예산안.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서울시 예산안.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서울시가 이번에 편성한 44조원은 올해(40조1462억원)보다 약 9.6% 증가한 것으로 역대 최대 규모다. 올해 서울시 예산안이 전년(39조5000억원)보다 약 1.6% 증가한 것을 고려하면 증가 폭이 6배에 이른다. 서울시 관계자는 “꼭 현금성 지원이 아니더라도 어떤 식으로든 자영업자 지원 등 코로나19로부터 민생을 회복하기 위한 여러 사업 예산이 포함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서울비전 2030’을 비롯해 서울런, 서울형 헬스케어, 1인 가구 지원, 안심소득 실험 등 ‘오세훈 표 사업’도 대거 포진한 만큼 시의회는 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오 시장이 ’서울시 바로 세우기’를 내세우면서 도시재생, 주민자치 사업 등 예산삭감 가능성이 큰 사업들도 화두가 될 가능성이 있다.

이미 한 차례 '줄다리기' 벌인 시ㆍ의회 

오세훈 서울시장이 20일 서울시청에서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서울시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오세훈 서울시장이 20일 서울시청에서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서울시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이미 지난 6월말 오 시장의 공약 이행을 위한 추가경정예산을 놓고 서울시와 시의회는 한 차례 줄다리기를 벌였다. 시의회는 당시 서울런 사업 예산 48억원을 전액 삭감하려다 총 22억원만 감액하기로 타협한 바 있다. 또 서울형 헬스케어 시스템 구축 예산(47억원) 역시 논의 과정에서 전액 삭감됐다가 복원됐고, 1인가구 지원사업 예산도 28억원 중 20억8500만원이 삭감됐다 3억1400만원만 감액하기로 최종 조정됐다.

가뜩이나 코로나19 사태 이후 채무가 증가한 상황에서 서울시 재정이 악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서울재정포털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시 총 채무는 18조9287억원으로 전년 동월(15조6351억원)보다 21.1% 증가한 상태다. 서울시 관계자는 “시의회와 집행부가 대략적인 안(案)을 놓고 간담회만 한 정도여서 조정의 여지는 아직 많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다음 달 1일 내년 예산안을 공식 발표한다는 예정이다.

한편 서울시는 산하 투자·출연기관 중 그간 ‘정치적 편향성 논란’을 빚어온 TBS의 출연금도 감액하는 쪽으로 논의하고 있다. TBS는 지난해 2월 '서울시 미디어재단 TBS'라는 별도 재단을 만들어 독립했지만, 올해 기준 수입의 약 73%가 서울시 출연금으로 재정상으로는 완전히 독립하지는 못 한 상태다.

서울시의 TBS 출연금.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서울시의 TBS 출연금.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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