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바이오기업 모더나가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이 6~11세 아동에게 유효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 같은 주장을 각국 보건당국이 인정할 경우 유치원생·초등학생 대상으로 코로나19 백신이 최초로 등장할 전망이다.
모더나는 25일(현지시간)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6~11세 어린이 대상 코로나19 임상 결과를 발표했다. 모더나가 6~11세 어린이 4753명을 대상으로 임상을 진행했더니 백신을 맞은 경우 2차 접종으로부터 한 달이 경과한 후 강력한 면역 반응을 보였다.
이 백신은 현재 국내에서 성인 대상으로 접종 중인 백신과 동일한 백신후보물질(mRNA-1273)이다. mRNA-1273 백신은 성인 대상의 임상 3상에서 94.5%의 효능과 안전성을 입증하면서 지난해 12월 미국 식품의약국(FDA) 긴급승인을 받았다. 식품의약품안전처도 지난 5월 모더나 백신 품목허가를 승인했다.
모더나는 성인에게 효과를 입증한 mRNA-1273 백신이 어린이에게도 효과가 있는지 확인하고 있다. 생후 6개월 이상 2세 미만 영아, 2세 이상 6세 미만 유아, 6세 이상 12세 미만 어린이를 대상으로 임상 2상·3상을 진행 중이다.
“6~11세 대상 백신 면역성·안전성 입증”
이들 중 6~12세 4753명을 대상으로 모더나 백신 50μg을 28일 간격으로 1인당 2회 투여했다. 그랬더니 1개월 후 성인 대비 어린이 중화항체 기하평균증가율이 기준치를 초과했다. 중화항체는 세균·바이러스 등 병원체가 몸속에 침투했을 때, 병원체에 결합해 감염성·독성 등 악영향을 중화하고 세포 감염을 방어하는 항체다. 개발한 백신 후보의 유효성을 파악할 때 고려하는 핵심 지표다. 중화항체가 기하평균증가율은 백신 접종 전 중화항체가 대비 백신 접종 후 중화항체가의 평균 농도 증가 비율이다.
같은 기간 혈청 반응률은 99.3%였다. 혈청 반응률은 백신 접종 전과 비교해 항체가 4배 이상 증가하는 시험 대상자의 비율이다. 이를 두고 모더 나측은 “6~11세 어린이에 대한 1차 면역원성 기준을 충족했다”고 설명했다.
안정성도 우수했다는 것이 모더나의 발표 내용이다. 주사부위 통증이나 피로·두통·발열 등 이상 반응이 발견됐지만, 대부분 경증·중등증 수준이었다. 모더나 측은 “청소년·성인 대상 임상 3상에서 보고된 이상 반응 결과와 어린이 이상 반응은 거의 유사하다”며 “안전성과 내약성이 우수하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모더나는 이 같은 임상 결과를 FDA와 유럽의약품청(EMA)에 제출할 계획이다. 또 생후 6개월에서 6세 미만 영·유아 대상 임상을 진행하기 위해 5700명의 임상 참가자를 모집·등록했다.
스테판 방셀 모더나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임상에서 입증한 6~11세 어린이 대상 백신 면역성·안전성 결과에 고무됐다”며 “모든 연령대의 어린이에게 백신을 접종해 코로나19 바이러스 종식을 돕겠다”고 말했다.
한편 미 FDA 산하 백신·생물의약품자문위(VRBPAC)는 오는 26일(현지시각) 5~11세 어린이에게 미국 제약사 화이자가 개발한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권고할지를 논의한다. 화이자는 지난달 5~11세 어린이 상대 백신 접종 신청 자료를 제출했다. 5~11세 접종이 승인되면 미국 정부는 전미 소아청소년과·약국 등을 통해 어린이 대상 코로나19 접종을 시작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