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26일 청와대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를 만나 후보 선출을 축하하면서 "대선 과정에서 정책을 많이 개발하고, 또 정책을 위한 선의의 경쟁을 해달라"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과 이 후보는 이날 오전 10시 57분부터 11시 47분까지 청와대 상춘재에서 차담(茶談) 회동했다. 대통령과 이 후보 외에 이철희 청와대 정무수석이 배석했다.
회담에서 문 대통령은 "당내 경선에서 민주당 대선 후보로 선출된 것을 축하드린다"며 "겪어보니까 역시 제일 중요한 것은 정책 같다. 좋은 정책을 많이 발굴해달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그 정책을 갖고 다른 후보들과 선의의 경쟁을 펼치면 그 과정 자체가 국가 발전에 큰 도움이 되고, 그렇게 완성된 정책이 다음 정부를 이끌어가는 하나의 설계도가 되는 셈"이라며 "이는 이 후보께도 부탁드리는 말씀이고, 다른 후보들에게도 똑같은 당부를 드리고 싶다"고 했다.
또 "(당내에서) 경쟁을 치르고 나면 그 경쟁 때문에 생긴 상처를 서로 아우르고 다시 하나가 되는 게 중요하다. 그런 면에서 일요일에 이낙연 전 대표님을 (만난 것이) 서로 아주 좋았다"고 평가했다.
문 대통령은 예산안 시정연설을 언급하며 "내년도 예산은 우리 정부보다 다음 정부가 쓸 몫이 훨씬 많은 예산이다. 이를 감안해 편성을 했다"며 "제가 첫해에 갑자기 중간에 예산을 인수해 추경 편성 등 어려움을 겪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 대선 당내 대선에서 저와 경쟁했고, 경쟁을 마친 후에 또 힘을 모아 정권교체를 해냈다. 이제 나는 물러나는 대통령이 되고, 이 후보가 새로운 후보가 되셔서 여러모로 감회가 새롭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대통령님을 이렇게 제가 뵙기가 쉽지 않은데 초대해주셔서 정말 감사드린다"며 "어제 대통령님의 시정연설 들어보니 제가 하고 싶은 얘기가 다 들어있어서 공감이 많이 됐다. 대통령께서 (미국의) 루스벨트를 존경하는 대통령이라고 말씀하신 것 같은데 최근에 미국 바이든 정부 정책도 거기(루스벨트 행정부)에서 시사 받은 게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새로운 전환의 시대에 산업재편을 국회의 대대적인 개입, 투자로 해야 한다는 부분이 제가 너무 공감이 많이 됐다"고 전했다.
이 후보는 또 "저는 경기도지사로 문재인 정부 성공을 위해 지금까지도 최선을 다했지만, 앞으로도 문재인 정부가 역사적인 정부로 남을 수 있게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