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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동 방어전 나선 '쓴소리맨'…與지지층 "조응천 재발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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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일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경기도청에서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경기도청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이 이재명 전 경기지사의 답변 시간에 대해 항의하자 조응천 감사반장이 초시계를 들어보이며 시간을 재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지난 20일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경기도청에서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경기도청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이 이재명 전 경기지사의 답변 시간에 대해 항의하자 조응천 감사반장이 초시계를 들어보이며 시간을 재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법률가 출신으로서 아무리 생각해도 이건 배임이 될 수 없는 거였다.”

조응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6일 대장동 논란에 대해 한 말이다. 조 의원은 이날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 인터뷰에서 ‘성남시가 초과이익 환수 조항을 넣지 않아 배임죄가 성립한다’는 야당의 주장에 대해 “당시 경제와 부동산 경기로 봐서는 7 대 3 정도로 성남시가 먼저 고정이익을 취득하기로 그렇게 틀을 짰던 것”이라며 “거기에 초과이익을 환수하는 특약을 넣지 않아 배임이라는 건 애당초 말이 되지 않는다”고 강하게 반박했다.

특히 조 의원은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의 배임 혐의에 대해서도 “처음부터 의구스러웠다”고 말했다. 그는 “유동규 (전 본부장) 구속영장에 배임 혐의가 포함되게 구속영장을 쳤다는데 ‘이게 뭐지? 이건 안 되는 건데’(라고 생각했다)”며 “그래서 내가 모르는 다른 배임이 있나보다 했는데, 결국은 그 배임밖에 없다는 거다. 결국은 그게 (공소장에선) 빠졌지 않으냐“라고 말했다.

거듭 특검 도입을 주장하고 있는 야당에 대해서도 조 의원은 “(차라리) 수사기관 힘 빌려서, 팔 비틀어서 정권을 달라고 하라”고 반박했다. 조 의원은 “특검 합의하고 특검팀 구성하고 사무실 구하고 하는 데 2달 걸린다. 그러면 (대선일인) 3월 9일에 수사 결과 발표하면 다행”이라며 “그러면 대선 기간 내내 뭐 수사한다, 누구 소환한다, 압수수색 했다, 누구 영장 친다, 이것으로 도배할 것”이라며 “이거 대선 치르려고 하는 거냐”고 되물었다.

조응천의 재발견?…“이번도 소신 발언일 뿐”

박근혜 정부 청와대 민정수석실에서 공직기강비서관을 지낸 조 의원은 과거 민주당 내부에서 ‘미스터 쓴소리’로 불렸다. 2018년 청와대 특별감찰관 비위 논란이 불거졌을 땐 조국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의 사퇴를 공개적으로 요구했고, 2019년 ‘패스트트랙 정국’에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법(공수처법) 일부 조항에 대한 우려도 나타냈다. 지난 4·7 재·보선 이후엔 당내 강성 지지층의 문자 폭탄을 비판했다.

지난 20일 경기도청에서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경기도 국정감사에서 조응천 감사반장이 송석준 국민의힘 간사가 질의 도중 양 가면을 쓴 개 인형을 꺼내자 여야 합의에 어긋난다며 정회를 선포한 뒤 회의장을 나서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지난 20일 경기도청에서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경기도 국정감사에서 조응천 감사반장이 송석준 국민의힘 간사가 질의 도중 양 가면을 쓴 개 인형을 꺼내자 여야 합의에 어긋난다며 정회를 선포한 뒤 회의장을 나서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그런 조 의원이 ‘대장동 논란’에 대해선 “문제없다”는 단호한 입장을 취하자, 당내 강성 당원 사이에선 “조응천의 재발견”이란 말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조 의원은 특히 지난 20일엔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경기도 국정감사를 감사반장 자격으로 진행하면서 개 인형을 들고나온 송석준 국민의힘 의원을 향해 “마이크를 떼라”, “인형 좀 제거해달라”고 수차례 요구했고, 이에 야당 의원들이 항의하자 “눈이 삐딱하니까 삐딱하게 보이는 것”이라며 강하게 반박해 화제를 모았다.

조 의원의 달라진 모습에 대해 정치권 일각에선 조 의원과 이 후보가 사법연수원 동기(18기)라는 점을 거론하기도 한다. 이에 대해 조 의원 측은 “이번에도 조 의원이 소신대로 발언한 것일 뿐”이라는 입장이다. 조 의원은 이날 인터뷰에서 “우리 정치권이 유불리를 떠나서, 제발 수사기관·사법기관의 힘을 빌려서 자기들에게 유리한 형국을 만들겠다는 생각을 좀 안 했으면 좋겠다”며 “창피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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