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률가 출신으로서 아무리 생각해도 이건 배임이 될 수 없는 거였다.”
조응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6일 대장동 논란에 대해 한 말이다. 조 의원은 이날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 인터뷰에서 ‘성남시가 초과이익 환수 조항을 넣지 않아 배임죄가 성립한다’는 야당의 주장에 대해 “당시 경제와 부동산 경기로 봐서는 7 대 3 정도로 성남시가 먼저 고정이익을 취득하기로 그렇게 틀을 짰던 것”이라며 “거기에 초과이익을 환수하는 특약을 넣지 않아 배임이라는 건 애당초 말이 되지 않는다”고 강하게 반박했다.
특히 조 의원은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의 배임 혐의에 대해서도 “처음부터 의구스러웠다”고 말했다. 그는 “유동규 (전 본부장) 구속영장에 배임 혐의가 포함되게 구속영장을 쳤다는데 ‘이게 뭐지? 이건 안 되는 건데’(라고 생각했다)”며 “그래서 내가 모르는 다른 배임이 있나보다 했는데, 결국은 그 배임밖에 없다는 거다. 결국은 그게 (공소장에선) 빠졌지 않으냐“라고 말했다.
거듭 특검 도입을 주장하고 있는 야당에 대해서도 조 의원은 “(차라리) 수사기관 힘 빌려서, 팔 비틀어서 정권을 달라고 하라”고 반박했다. 조 의원은 “특검 합의하고 특검팀 구성하고 사무실 구하고 하는 데 2달 걸린다. 그러면 (대선일인) 3월 9일에 수사 결과 발표하면 다행”이라며 “그러면 대선 기간 내내 뭐 수사한다, 누구 소환한다, 압수수색 했다, 누구 영장 친다, 이것으로 도배할 것”이라며 “이거 대선 치르려고 하는 거냐”고 되물었다.
조응천의 재발견?…“이번도 소신 발언일 뿐”
박근혜 정부 청와대 민정수석실에서 공직기강비서관을 지낸 조 의원은 과거 민주당 내부에서 ‘미스터 쓴소리’로 불렸다. 2018년 청와대 특별감찰관 비위 논란이 불거졌을 땐 조국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의 사퇴를 공개적으로 요구했고, 2019년 ‘패스트트랙 정국’에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법(공수처법) 일부 조항에 대한 우려도 나타냈다. 지난 4·7 재·보선 이후엔 당내 강성 지지층의 문자 폭탄을 비판했다.
그런 조 의원이 ‘대장동 논란’에 대해선 “문제없다”는 단호한 입장을 취하자, 당내 강성 당원 사이에선 “조응천의 재발견”이란 말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조 의원은 특히 지난 20일엔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경기도 국정감사를 감사반장 자격으로 진행하면서 개 인형을 들고나온 송석준 국민의힘 의원을 향해 “마이크를 떼라”, “인형 좀 제거해달라”고 수차례 요구했고, 이에 야당 의원들이 항의하자 “눈이 삐딱하니까 삐딱하게 보이는 것”이라며 강하게 반박해 화제를 모았다.
조 의원의 달라진 모습에 대해 정치권 일각에선 조 의원과 이 후보가 사법연수원 동기(18기)라는 점을 거론하기도 한다. 이에 대해 조 의원 측은 “이번에도 조 의원이 소신대로 발언한 것일 뿐”이라는 입장이다. 조 의원은 이날 인터뷰에서 “우리 정치권이 유불리를 떠나서, 제발 수사기관·사법기관의 힘을 빌려서 자기들에게 유리한 형국을 만들겠다는 생각을 좀 안 했으면 좋겠다”며 “창피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