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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R&D센터 둔 HP “종이도 프린터도 사라지지 않는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자비에가르시아(Xavier Garcia) HP프린팅하드웨어시스템총괄이 지난 7일 화상인터뷰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자비에가르시아(Xavier Garcia) HP프린팅하드웨어시스템총괄이 지난 7일 화상인터뷰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글로벌 프린터 시장 점유율 1위 HP는 경기도 성남시 판교테크노밸리에 연구개발(R&D) 센터 ‘HP프린팅 코리아’를 운영하고 있다. 석·박사급 연구원 포함 직원만 1000여 명. 2017년 10억 5000만 달러(1조 2268억원)를 들여 인수한 삼성전자 프린터 사업부가 모태가 됐다. HP의 글로벌 기업용 프린팅 시장 전략과 R&D를 모두 이곳에서 담당한다. 앞으로도 투자 규모를 계속 늘릴 계획이다. 내년 완공을 목표로 지상 7층, 지하 5층 규모 사옥도 짓고 있다. 코로나 19로 디지털 전환이 빨라지면서 사무실에서 종이가 사라질 것이라는  ‘페이퍼 리스(paperless)’ 전망까지 나오는 판에 HP는 왜 프린터 사업에 투자를 더 늘리겠다는 걸까.

중앙일보 팩플팀은 지난 7일 자비에 가르시아(Xavier Garcia) HP프린팅 하드웨어 시스템 총괄을 화상으로 인터뷰했다. 1993년 HP에 합류한 가르시아 총괄은 현재 HP의 프린팅 하드웨어 시스템과 제품을 모두 담당하고 있다. 인터뷰에는 HP 프린팅코리아 김광석 대표가 함께 했다. 가르시에 총괄은 “향후 수십 년 내 종이도, 프린터도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가 사무 환경을 바꾸고 있다. 재택근무·출근을 병행하는 하이브리드워크, 화상회의 활성화로 인쇄 수요가 많이 줄었겠다.
“기업용 프린팅 시장 관련 수치가 줄어든 건 사실이다. 하지만 가정용 프린팅 수요가 커졌다. 우리는 사무실·재택이 혼합된 ‘하이브리드 워크’ 시대를 대비해 서비스 기반 솔루션을 일찌감치 준비해왔다. ‘HP 워크 프롬 홈’이 대표적이다. 집에서도 회사에서처럼 프린팅 시스템을 이용할 수 있고, 외부에서도 보안을 유지하며 회사 문서를 인쇄할 수 있다. 또 소모품 담당 직원이 스마트폰 앱으로 잉크를 구매하는 등 외부에서도 번거로운 일에 신경쓰지 않고, 본업에 집중할 수 있게 돕는다.”
그래픽=정다운 디자이너

그래픽=정다운 디자이너

코로나19 전에도 ‘페이퍼 리스’ 얘기가 많았다. 기업에서 프린터 사용이 줄어드는 미래에 대해 HP는 어쩐 전략을 갖고 있나.
“우리는 종이 인쇄 수요가 유지될 것이라 본다. 관련 연구 논문 ‘스크린과 인쇄물에서의 독서와 학습’에 따르면 학습 능력은 종이로 된 문서를 통해 더 잘 키울 수 있다. HP는 모니터도 팔고 프린터도 팔지만 두 매체는 특징이 다르다. 빠르게 정보를 접하고 찾아보는 데에는 디지털 포맷이 유리하지만, 깊게 생각하고 배울 땐 종이에 인쇄하고 펜으로 줄을 그어가며 보는 게 더 도움이 된다. 이메일은 스크린으로 읽기 편하지만 20쪽 넘어가면 집중하기 어렵다. 물론 기술이 진화하겠지만, 디지털 세상과 물리적 세상을 연결해 주는 프린터의 가치는 여전할 것이다.”
사람들이 편리한 디지털 포맷 대신 왜 종이로 본다고 보나.
“실제성이 중요한 거 같다. 사랑하는 사람을 스크린에 그려보라고 한 뒤 지우도록 할 때와, 종이에 그린 후 그걸 찢어보라 했을 때를 비교하면 종이를 찢으라고 요구받은 사람들이 더 불편해했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물리적 세상과 우리 마음은 연결돼 있다는 의미다. 생산성, 창의성을 극대화하기 위해선 종이와 프린터가 필요하다. 이 때문에 페이퍼리스 시대는 근 20년 내엔 오지 않을 거 같다.”
경기도 성남시에 짓고있는 HP프린팅 코리아 R&D센터 완공 후 이미지. [사진 HPPK]

경기도 성남시에 짓고있는 HP프린팅 코리아 R&D센터 완공 후 이미지. [사진 HPPK]

기업용 프린터 R&D를 늘리고 판교에 사옥까지 짓는 것도 같은 이유인가.  
“그렇다. 10억 달러 넘게 한국에 투자한 이유는 직원들 때문이었다. 기업용 프린터 시장에 대한 지식과 기술력을 모두 갖추고 있었다. 우리는 기업용 프린터 시장에서 성장하고 싶었고 HP프린팅코리아(HPPK)가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봤다. 앞으로도 기업용 시장에서 다양한 포트폴리오 개발을 위해 투자할 것이고 차세대 기기도 개발 중이다. 기업용 프린터는 화학, 물리학, 기계공학 등 다양한 기술분야가 들어가는 첨단 기술의 복합체다. 연구개발 역할이 정말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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