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명적 박테리아 사망 미스터리 풀렸다…범인은 아로마 제품

중앙일보

입력 2021.10.26 05:00

지난 몇 달간 미국에서 치명적인 박테리아에 감염된 사례가 잇따라 사망자까지 발생했지만, 그 원인이 밝혀지지 않아 미스터리였다. 그런데 놀랍게도 지난 22일(현지시간)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몇 달간의 조사 끝에 인도에서 수입한 한 스프레이형 아로마테라피 제품을 그 원인으로 지목했다. 미 소비자제품안전위원회(CPSC)는 올해 판매된 해당 제품 3900병 모두를 회수에 나섰다.

인도에서 수입돼 미국에서 판매된 아로마테라피 제품에서 유비저균이 검출되는 일이 발생했다. 사진은 유비저균 이미지와 문제의 제품.[미 CPSC 사이트, 포브스 홈페이지 캡처]

인도에서 수입돼 미국에서 판매된 아로마테라피 제품에서 유비저균이 검출되는 일이 발생했다. 사진은 유비저균 이미지와 문제의 제품.[미 CPSC 사이트, 포브스 홈페이지 캡처]

24일 NBC뉴스, CNN 등에 따르면 미국에선 지난 3월부터 7월까지 4명이 '유비저균'에 감염돼 이중 어린이를 포함한 2명이 사망했다. 유비저균은 '멜리오이도시스(melioidosis)'란 질병을 유발하는데, 기침·발열·흉통 등의 증상을 보인다. 항생제로 치료가 되기도 하지만, 혈류 감염 등으로 이어지면 심할 경우 사망에 이를 수 있다고 한다. 중증으로 발전하면 치사율이 50%에 달한다고 CDC는 설명한다.

미 방역 당국은 감염 원인 조사에 착수했으나 몇 달간 그 원인을 알기 어려웠다. 4명의 감염자가 사는 지역이 조지아·캔자스·미네소타·텍사스주로 각기 다른데다, 지금까지 이들은 해외여행을 한 번도 다녀온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유비저균은 주로 동남아시아, 중남미 등 열대 지역의 오염된 토양이나 물에서 발견된다. 때문에 미국에선 감염 사례가 드물고, 미국에서 진단 사례가 나와도 이전까진 모두 해외여행을 다녀온 이들이었다. CDC 조사관들은 감염자들의 집에서 물과 토양을 채취해 조사했지만, 어떤 문제점도 발견되지 않았다.

유비저균이 검출돼 전량 회수된 아로마테라피 스프레이 제품. [미 CPSC 사이트 캡처]

유비저균이 검출돼 전량 회수된 아로마테라피 스프레이 제품. [미 CPSC 사이트 캡처]

그런데 뜻밖에도 조사관들은 감염자들이 집에서 사용한 수입 제품에서 실마리를 찾았다. 조지아주의 감염자 집에 있던 'Better Homes & Gardens'란 이름의 아로마테라피 스프레이에서 유비저균이 검출된 것이다. 또 나머지 3명의 감염자 역시 같은 제품을 갖고 있던 것으로 밝혀졌다. CDC는 이들 제품에서도 같은 유형의 박테리아가 검출되는지 검사를 진행 중이다.

문제의 제품은 인도에서 제조됐고, 월마트가 수입해 지난 2월부터 이달까지 미 전역 월마트 매장 55곳과 월마트 웹사이트에서 4달러(약 4600원)에 판매했다고 외신은 전했다.

유비저균은 오염된 토양이나 물에 직접 노출되거나 흡입, 상처를 통한 감염 등의 방식으로 전파될 수 있다고 한다. 질 웨더헤드 미 베일러의과대 교수는 "유비저균은 흡입을 통해서도 감염될 수 있기 때문에 CDC는 이 박테리아를 생물학적 유해 물질로 분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비저균이 검출돼 전량 회수된 아로마테라피 스프레이 제품 종류 전체. [미 소비자제품안전위원회 사이트 캡처]

유비저균이 검출돼 전량 회수된 아로마테라피 스프레이 제품 종류 전체. [미 소비자제품안전위원회 사이트 캡처]

CDC의 병리학부서 책임자인 잉거 데이몬 박사는 성명을 통해 "이번 조사가 이 제품을 사용한 다른 사람들을 보호하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CDC는 해당 제품의 어떤 성분에 이 균이 묻어 있었는지 등 정확한 감염 경로를 조사 중이다.

미 CPSC는 유비저균이 검출된 해당 제품의 '라벤더·캐모마일향'을 포함해 총 5가지 종류 전체를 회수하고 있다. 방역 당국과 CPSC는 추가 피해를 우려해 해당 제품을 갖고 있는 소비자들에게 "비닐봉투 등으로 밀봉해 마트에 반품하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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